[03] 앱코 AR87 CNC 풀 알루미늄

기계식 키보드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위치는 체리 적축일 것 같았는데, ChatGPT 에게 물어봤더니 역시나 그렇다고 하네요. 적축의 매력은 무엇일까요?

저소음적축(저적)으로 입문하긴 했지만 적축의 타건감은 확실히 저적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습니다.

처음 적축을 접한건 ‘체리 MX Board 3.0 S’ 라는 제품으로 기억하는데요. 원조답게 적축 본연의 맛을 지대로 느낄 수가 있습니다. 눌렀을때 아주 시원하게 바닥을 치는 그 느낌은 타이핑을 해본 사람만이 공감을 할 수가 있지요. 자갈이 굴러가는 정갈한 소리는 덤이랍니다. 풀배열에 유선이라 방출하기는 했지만 적축의 매력을 알려준 고마운 친구입니다.

적축이라면 ‘앱코의 AR87’ 을 반드시 써봐야 된다고 생각하는데요!

풀알루미늄 하우징의 2.9kg 이 주는 돌덩이 같은 단단함으로 인해 바닥을 치는 타격감이 배가 되어 짜릿한 손맛을 느끼게 해줍니다. 순정도 만족스러웠지만 공방 손을 거쳐서 튜닝된(윤활된) 제품이 확실히 더 뛰어난 키감을 자랑했고, 지금은 방출 상태라 자꾸만 생각이 나네요. 특히 SA 계열의 높이가 있는 키캡을 물리게 되면 타이핑 소리의 증폭과 함께 스페이스바를 누를때는 마치 목탁을 치는 것처럼 '탁탁탁' 하면서 계속계속 치고 싶게 만드는 마력에 빠졌었더랬지요.. 방출당시 사무실에서의 소음을 인식해서 현실과 타협을 하였고, 저적을 재구매해서 공방 작업(공방작) 후 아직도 소장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단종이 되었는데, 조만간 무선이 나오지 않을까 싶고, 출시되면 무조건 적축 구매 들어갈겁니다!

그동안 알루미늄 키보드 몇개를 써보고 지금은 유무선 리니어(특주) 제품 2종류를 번갈아 사용중인데도 AR87 이 눈에 아른거립니다. 아쉬운대로 부드러운 키감이 생각날때면 AR87 저적 제품을 종종 꺼내보곤 합니다.

AR87 이 좋아서 흑축도 구매해보고, 게이트론저소음갈축(게저갈)도 구매해봤지만 결론은 적축! 적축이 좋은데 저적에서 대만족을 주었던 바밀로는 어떨까 싶어 바밀로의 적축을 구매했더니 역시나 기대만큼 좋음! 먹먹함의 상징 바밀로라 적축에서도 저소음 feel 이 나기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적축과 저적의 중간지점을 원한다면 바밀로가 정답일 것 같습니다. V1 과 V2 제품 모두 들고 있다가 현재는 V2 만 가지고 있지요.

플라스틱(플라)의 기준은 바밀로, 알루미늄(알루)의 기준은 AR87 이 되어버렸고, 두 제품 덕분에(?) 눈높이가 올라가버려서 다른 제품에서의 비교우위를 찾는 것이 조금은 어렵게 되었답니다.

알루 제품들

*유(유선)/무(무선)/블(블루투스)/핫(핫스왑)

알루의 단점은 장점이기도 한 무게이며, 무엇보다 알루를 사용하다 플라를 타건하게 되었을때의 역체감을 들 수 있습니다. 중형 세단을 타다가 소형차를 타는 느낌일 것 같은데요. 안정감과 단단함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손가락의 허전함 또는 타건시 키보드의 미세한 진동까지 느껴지는 어색함에 당황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알루 제품은 커스텀키보드 세계로의 입문이 되기도 하는데요, 기키갤(기계식키보드갤러리)에 종종 가보면 다양한 제품들의 디자인과 색상에 혹하기도 하지만, 아직은 DIY KIT 위주가 많아서인지 다행히도(?) 귀차니즘이 지름신을 물리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