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란 참 이상하고 고요하며 역동적인 곳이다. 서로 어우러지기 어려운 단어들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한 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다. 이상하다. 고요하다. 그런데 역동적이다. 머나먼 청새치 은하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받아 쓰는 것 같지만 어느 순간 깨닫는다. 어쩌면 모두 내가 만들어 낸 인물과 세계가 아닐까.
그렇다면 여기서 이야기는 또 둘로 갈라진다.
1) 내가 만든 허구의 인물과 세계를 나만 보는가?
2) 아니면 정말 내가 만든 무언가가 세계 어딘가에서 살아 숨 쉬고 있나?
전자의 경우라면 뭐 조금 김 새기는 해도 문제될 건 없다. 후자라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이건 거의 아기 낳는 수준으로 복잡해진다. 내가 인간 아닌 생명체들을 만들고 있다? 그들이 미완성인 상태로 어딘가에서 살아간다? 자신이 왜 그런 모습인지, 왜 그러한 삶을 살고 있는지, 시작도 끝도 없는지, 알 수 없는 게 왜 이렇게 많은지 의문을 가득 끌어안은 채로...
그렇게 사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기에 가만 두고 볼 수 없다. 모른 체하기가 어렵다. 모래를 따라다니던 여자, 투명의 목소리를 무시하지 못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으레 이 시간에 하던 일을 미룬 채 한 시간 넘게 방 안에 앉아 있는 것 역시 같은 이유 때문이었다.
어느새 버스에 앉아 있다. 모래가 탄 버스에 투명한 여자와, 나. 이렇게 세 사람이 멀찍이 떨어져 앉아 있다. 모래는 기사의 바로 뒷자리가 마음에 든 듯하다. 나는 습관처럼 내리기 좋은 뒷문 가까이에 앉았고 여자는 남자와 같은 줄에 두 자리를 띄우고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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