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아카이브 17. 가족이라는 이름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그리는 가족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을 많이 만듭니다. 원래는 TV 다큐멘터리 연출가로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이후 영화감독으로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유수의 국제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어느 가족>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명실상부 일본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칸 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자랑하는 감독이자 칸이 사랑하는 감독으로도 유명해요. <디스턴스>,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어느 가족>까지 경쟁 부문에만 5번 초대되었고, <아무도 모른다>를 통해 야기라 유야가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심사위원상을, <어느 가족>은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어 그의 작품 중 <디스턴스>를 제외하고 모든 작품이 개봉했어요.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을 많이 만들었기 때문에 가족영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되는 감독이지만 히로카즈 감독이 가족을 주제로 영화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걸어도 걸어도> 이후부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별거나 이혼으로 갈라진 가족의 이야기(<태풍이 지나가고>), 죽은 가족의 이야기(<걸어도 걸어도>), 버린 가족의 이야기(<아무도 모른다>), 뒤바뀐 가족의 이야기(<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배다른 가족의 이야기 (<바닷마을 다이어리>) 등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결의 세계를 다루는데요. 사회에서 소외된 계층의 가족, 빈곤이나 아동 학대 등 자국의 사회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그러나 영화의 주제가 지닌 무거움과 달리 관객에게 감정적 동요를 강요하지 않기 때문에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가 더 현실적으로 와 닿도록 하는 연출 방식이 특징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부분의 작품이 실제 사건에 기반하고 있는 다큐멘터리 적인 시선에서 소재를 차용하여 극화하며, 작품마다 다양한 표현 방식을 빌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또렷하게 그려냅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Like Father, Like Son), 고레에다 히로카즈, 2013년 개봉

자신을 똑 닮은 아들과 사랑스러운 아내와 함께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는 성공한 비지니스맨 료타는 어느 날 병원으로부터 한 통이 전화를 받게 됩니다. 6년간 키운 아들이 친자가 아니고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것이었죠. 료타는 삶의 방식이 완전히 다른 친아들의 가족들을 만나고 자신과 아들의 관계를 돌아보면서 고민과 갈등에 빠지게 되는데요. 병원의 실수로 한 순간에 뒤죽박죽 되어 버린 두 가족의 삶은 어떻게 될까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히로카즈 감독이 아버지가 된 후 딸을 보며 느낀 감정과 고민을 담아 영화로 만든 작품입니다. 직업 특성상 바빠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데 딸이 자신을 낯선 사람처럼 대하는 것을 보고 부모와 자식을 이어주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었다고 해요. 감독은 집을 나서는 자신에게 딸이 손님에게 하듯 “또 놀러 오세요”라고 하는 말을 듣는 순간😲 “핏줄이 연결돼 있다는 것만으론 아버지가 될 수 없구나”라는 것을 느꼈고 “핏줄과 시간 중 어떤 것이 부모와 자식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것인가 생각하게 됐다”라고 밝히며, 아버지이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지 않는 아버지와 자기 모습이 다를 것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을 때 아버지의 이야기를 직접 그려 보기로 결심했다고 합니다.

아들이 병원에서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된 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아버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으로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영화제들을 휩쓴 2013년 최고의 화제작이었는데요. 국내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 상영 당시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에 그의 역량을 다시 한번 각인시킨 작품이기도 합니다. (저도 해당 작품을 통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에 입문하게 되었어요.) 영화는 어느 정도 사실에 기인하고 있습니다. 베이비붐이 일었던 1960년대 일본에서는 실제로 아이가 바뀌는 사건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감독은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뒤바뀐 사건의 재판 자료라든지 소설을 기반으로 당사자와 가족의 마음, 심리, 그리고 본인이 느낀 감정을 담아 시나리오를 썼는데요. 현실에서는 대부분 가족이 혈연을 선택했지만, 소설에서는 아이를 바꾸지 않기로 결정하는 것을 보고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혈연을 외면 하기란 쉽지 않지만, 혈연에 연연하지 않는 색다른 해결 방안을 영화를 통해 제안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해요.

영화 속에는 상반된 두 아버지가 등장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들과 시간을 보내지 않는 주인공 ‘료타’와 바뀐 친아들을 키운 아버지 ‘유다이’인데요. 유다이는 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는 아버지로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며 “아버지의 역할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고 여깁니다. 반대로 료타는 완벽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며 자신의 가치관을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엄격한 아버지로 그려집니다. 유다이는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은 욕망이 없기 때문에 료타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인생이 료타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반면에 료타는 항상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모든 것에 성패의 잣대를 대죠. 그렇기에 료타에게 유다이는 아들에게 부족한 아버지처럼 여겨지지만 때로는 유다이가 자신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혼란스러워합니다.

영화의 두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료타와 유다이는 성격도 삶의 가치관도 정반대이기에 두 가정의 경제적 대비 역시 뚜렷하게 묘사되는데요. 사회적 성공과 부를 갖춘 아버지와 가난하지만 인간적인 아버지를 대비시켜 보여주면서 두 사람에 대한 심리 묘사를 한층 더 돋보이도록 합니다.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가족과 살게 된 두 명의 아이도 상반되는 성격으로 묘사되는데요. 엄격한 료타의 아들로 살았던 ‘케이타’는 조용하고 침착한 성격의 아이로 자랐지만, 자유분방한 유다이의 아들 ‘류세이’는 장난기도 많고, 한순간에 부모님이 바뀌어 버린 상황에 대해 불만을 털어놓는 솔직한 성격의 아이로 그려집니다. 핏줄은 다르지만, 함께한 시간만큼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성장한 셈이죠. 그리고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관객들은 “과연 가족을 잇는 것은 핏줄일까, 함께 한 시간일까?” 고민하게 됩니다. 영화는 우리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핏줄을 떠올리지만 사실은 시간의 축적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고 이야기하며 그런 의미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케이타의 입학식에 동행한 유다이가 케이타를 보며 주인공 료타에게 한 대사입니다. 아이들이 바뀌어서 자라는 동안 케이타와 료타가 이미 친 부자지간처럼 닮았다고 말하는 것 같아 가장 기억에 남았어요. 가족이란 결국 함께한 시간을 통해 완성되는 거라는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는 막장처럼 보일 수도 있는 ‘뒤바뀐 아이’라는 소재를 사려 깊게 다뤘기 때문에 관객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 되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들이 겪는 혼란과 갈등을 진지한 성찰과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으며 아이가 바뀐 것을 알게 된 이후에 집중해 ‘과연 가족이라는 것이 무엇이고, 또 새로 데리고 온 아이 사이에서 부모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런 성찰이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의 메시지에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겠죠.

어느 가족 (Shoplifters), 고레에다 히로카즈, 2018년 개봉

할머니의 연금과 물건을 훔쳐서 생활하는 가난하지만 웃음이 끊이지 않는 어느 가족은 우연히 길 위에서 떨고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하고 집으로 데려와 가족처럼 함께 살게 됩니다. 그런데 뜻밖의 사건으로 인해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고 각자 품고 있던 비밀과 간절한 바람이 드러나게 되는데요. 조금 특별한 어느 가족의 이야기는 어떤 끝을 맺게 될까요?

<어느 가족>은 2018년 칸 경쟁 부문 진출작이자 황금종려상 수상작으로 감독이 노부부가 사망하자 그 자녀와 자손들이 사망 처리를 하지 않고 연금을 받아 생활하다 체포된 가족의 뉴스를 보고 영화를 구상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을 통해 “가족의 의미에 대해 지난 10년 동안 생각해 온 모든 것을 담은 영화”라고 전했는데요. 감독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가족’을 중심에 두고, 얼핏 평범해 보이지만 사실은 가짜 가족이었던 이들의 모습을 통해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영화에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페르소나로 불리는 키키 키린이 연금 수령자인 할머니 시바타 하츠에로, 릴리 프랭키가 시바타 오사무로 출연해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는데요.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에서 인자한 할머니와 어머니 연기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키키 키린은 <어느 가족>을 마지막으로 별세하며, 해당 영화가 그녀의 유작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안도 사쿠라에 대한 평단의 극찬이 두드러졌는데요. 안도 사쿠라는 무심한 듯하지만 속 깊은 엄마 시바타 노부요 역을 맡았어요. 특히 극 후반부 취조실 장면에서는 보는 이들을 압도하는 뛰어난 연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신을 본 케이트 블란쳇은 “앞으로 우리가 찍는 영화에 우는 장면이 있다면, 그것은 안도 사쿠라를 흉내 낸 장면일 것이다”라는 말로 그녀의 연기를 극찬했다고 해요.

<어느 가족>은 얼핏 보면 할머니와 부부, 처제 그리고 아들과 소녀까지 3대가 함께 사는 평범한 가족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모두 우연한 계기로 함께 살게 되었을 뿐 누구도 진짜 혈연관계로 맺어져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면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았다고 가족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진짜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혈연을 넘어선 형태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으며, 영화를 촬영하는 동안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면서 영화를 보고 난 후 관객들도 같은 고민을 하기를 바랐다”라고 밝혔는데요. 이 같은 고민과 함께 영화를 보면 영화의 마지막, 소녀가 친모의 곁으로 돌아가게 된 이후의 모습을 비춰주는 장면이 더욱 무겁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영화는 혈연을 넘어선 가족의 형태뿐만 아니라 사회 제도 밖에 놓인 사람들의 빈곤 문제에 대한 이야기도 담고 있는데요. 각 구성원은 특정 사회 문제를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할머니 하츠에는 노년층의 고독 문제, 노부요와 오사무 부부는 실업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복지 문제, 그리고 아들 쇼타와 소녀 유리는 아동 방임 및 학대 문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이 일부러 의도한 것은 아니었더라도 세상과 단절된 구성원들이 모여 이루어진 가족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자연스레 캐릭터와 사회문제를 연결해서 보게 될 수밖에 없어요.

취조실에서 사체 유기는 죄가 무거운데 왜 버렸냐는 형사의 질문에 노부요는 ‘버린 것이 아니라 주웠다’라고 답합니다. 시바타 가의 구성원들은 사회에서 제대로 된 자리를 찾지 못하고 버려진 것과 다름없었다는 걸 생각해 보면 그녀의 말이 터무니없는 억지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사실 가족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사람이 노부요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버린 것을 주웠다는 그녀의 말이 더욱 가슴 아프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좋은 가족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보다 여러 형태의 가족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다”며, “가족들은 범죄를 일으키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되지만 혈연이 아닌 형태로 공동체를 구성해서 가족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었다”고 밝혔는데요. 혈연관계가 아닌 이들을 가족으로 묶어준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면, 표면적으로는 ‘돈’ 때문으로 보입니다. 오사무와 아키의 대화나 할머니가 죽은 후에도 연금을 받기 위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고 집에 숨겨둔 돈을 발견하고 좋아하는 부부의 모습에서 여실히 드러나요. 하지만 이들의 유대감이 반드시 금전적인 이유가 전부라고 말하긴 힘듭니다. 그 이면에는 분명히 연대 의식과 사랑이 있다고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구성원 모두 서로의 진짜 가족에게서는 사랑과 유대감을 나누지 못했던 것처럼 보입니다. 하츠에 할머니는 자식이 있어도 연락하지 않고, 남편은 바람을 피워 다른 가족을 꾸렸었죠. 아키의 가족들은 그녀가 어디에서 무얼 하며 사는지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쇼타와 유리는 친부모로부터 방치된 걸 보고 노부요가 데려왔고요.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그들의 존재가 드러나고 외부에서는 돈 때문에 얽힌 관계로만 봤을지 몰라도 어쩌면 그들 스스로는 유대감을 나누는 진짜 가족이라 생각했을 거예요. 모두가 함께했던 바닷가 여행에서 하츠에 할머니가 읊조린 ‘고마웠다’는 말은 자신의 마지막 순간을 사랑으로 함께해 준 그들에게 건네는 진심 어린 인사로 느껴졌거든요. 이는 감독이 편집 과정에서 알게 된 키키 키린의 애드립이었다고 합니다.

Epilogue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영화들은 사회에서 정의 내린 일반적인 가족과는 다른 형태를 가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그걸 보는 관객의 입장에서 거부감이 느껴진다거나 그건 가족이 아니란 말을 할 수 없게 만들어요.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구성원들을 연결하는 건 결국 서로를 향한 관심과 사랑 그리고 이해가 뒷받침될 때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함께보면 좋은 추천 콘텐츠: <걸어도 걸어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족 영화 시작점이기도 한 <걸어도 걸어도>는 소통의 부재로 인한 현대사회의 가족 문제를 담담하게 그렸는데요. 2008년 토론토 영화제를 시작으로 세계 유수영화제에 초청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감독은 어머니를 떠나보내게 된 것을 계기로 오래전에 써 두었던 가족 이야기에 관한 플롯에 자화상을 더해 영화를 완성했다고 밝혔는데요. 어머니가 입원한 병원을 자주 방문하게 되면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 것을 계기로 복기하게 된 옛날이야기와 추억 속 어머니의 모습을 영상의 형태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영화를 만들게 되었다고 해요. 어머니에 대한 회상과 그리움으로 만든 영화이기에, 감독의 어머니 성격과 말투를 토대로 주인공 어머니 역을 만들었고, 대사에는 실제 어머니가 자신에게 하던 말들이 담겨 있으며,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요리가 그대로 영화 속에 차용되었습니다. <걸어도 걸어도>는 평소 자연스러운 현장 연기를 뽑아내는 방식과 달리 촬영에 들어가기 전, 철저한 리딩 연습으로 배우들이 자신의 역할에 대해 완벽하게 이해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상황에 대한 감정 몰입을 최대한 끌어낸 배우들은 캐릭터에 충실한 연기로 완벽한 앙상블을 이뤄내며 진짜 가족 같은 모습을 구현해 냈어요.

영화는 료타의 의붓아들인 아츠시의 시선을 따라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요코야마 가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는 아츠시의 시선을 통해 주관적인 주제인 ‘가족’에 대해 적절한 객관성을 유지합니다. 이런 객관적인 시선을 통해 준페이의 죽음이라는 사건 이전과 이후만을 덤덤하게 그리며 오로지 ‘현재’에만 집중하도록 하는데요. 이는 뒤늦은 후회와 미련으로 슬픔에 갇혀 있기보다는 아들의 기일이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의 ‘현재’에 집중해 좋았던 기억과 추억으로 함께 웃을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전하기 위함이기도 합니다. 영화는 가족뿐만 아니라 죽음과 삶에 관해서도 이야기하며 ‘삶’에 초점을 맞춰 구성원은 바뀌었어도 죽은 이의 기일을 기념하고 산소를 찾는 가족들을 담은 시퀀스를 반복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생은 계속된다’는 메시지도 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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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ference (씨네아카이브 참고 자료 출처 표기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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