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초반의 이야기다.
현업 디자이너, PM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1. 제안을 받다.
PM이자 친한 형이 웹사이트를 만들어달라는 부탁을 했다.
의뢰라고 하면 너무 거창하고, 제안 또는 부탁이란 단어가 딱 적절하다.
대학 창업 동아리에서 나를 소개할 기회가 있었고, 개발 외주 경험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때 인연이 닿아서, 이번 건을 포함한 여러 스토리들이 생기게 된다.
나중에 차차 얘기해보도록 하고..
클라이언트에게 요청이 와서, 사이트 하나를 퍼블리싱 해달라는 것이었다.
2. 하나에 몰입한다.
단 하나의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사이트를 완성시키는 것.
여기서 엄청난 도파민이 나오더라.
목표는 정해졌고, 그 목표를 어떻게 하면 이루는지도 알고 있고, 하는 만큼 사이트가 완성되면서 목표에 가까워지니까.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재미있었고.
또다시 대부분의 시간을 개발에 쓰기 시작했다.
지하철에서, 여가시간에, 심지어 걸어다닐때도.
내 모든 의식은 이것에 몰입하고 있었다.
힘들기도 했지만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내는 것이 그저 좋았다.
3. 그러나 결과는 완벽해야 한다.
1차적인 개발을 끝내고 나서, “이 정도면 됐다!”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이슈들이 생기더라.
우선은 하나의 개발 환경만을 고려했다.
내 핸드폰, 컴퓨터에서 잘 작동해서 다른 환경에서도 잘 될거라고 생각했다. 안일했다.
모니터의 비율, 핸드폰의 크기, 웹사이트의 확대/축소에 따라서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때도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당연한건데도, 그때는 꽤나 당황스러웠다.
디자인 변경과 수정 요청은 빈번했다.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에 따라서 디자인이 수정되고, 나는 그걸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했다.
코드를 한번만 짜면 될거라 생각했기에, 일회성의 코드를 구현했었다.
원래는 재사용 가능한 소스코드로 개발하는 게 정석인데 말이다.
결국 수정 요청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노가다 작업이 시작되었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힘들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금방 끝날 거 같던 작업은 내 하루를 계속 잡아먹는 귀찮은 것이 되어버렸다.
이때, 일을 지혜롭게 해야한다는 걸, 한번 할때 제대로 해야한다는 걸 깨달았다.
4. 돈 받으면 책임을 져야한다.
이거 내 취미생활도 아니었고, 엄연히 돈 받고 하는 일이었다.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당연히 그래서도 안되기에 내가 책임을 져야 했다.
모르는 건 차분하게 찾아보면서 해결해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오랜시간이 걸려도 진득하게 책상에 앉아서 고민했다.
어려워 보여도, 막상 해보면 풀리지 않는 문제는 거의 없다.
중요한 건..
이걸 내가 어떻게든 해결해 보겠다는 의지였다.
나는 이 마음가짐을 ‘문제해결능력’이라고 부른다.
5. 문제해결능력이 전부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능력 하나만 얘기해보라고 한다면, 나는 단연코 문제해결능력을 말하겠다.
정말로 이게 전부인 것 같다.
반드시 풀어내겠다는 의지. 포기하고 싶어도 한번 더 도전해보는 그 마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
이것들이 모여서 사람을 성장하게 만드는 것 같다.
다른 분야에도 다 적용된다.
나는 20살 초반에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문제해결능력의 중요성을 온몸으로 느꼈다.
그리고 지금은 문제를 해결하는 걸 좋아한다.
그 문제가 어떤 것이든지.
이런 게 웹 개발이구나 알게 되었던, 9편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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