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프레와 함께한 순간들"

Coffee Friends Letter #04

2024.12.15 | 조회 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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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커프레

커프레에서 운영하는 매거진, 월간 커프레입니다.

"커프레와 함께한 순간들"

12월호의 주제는 '커프레와 함께한 순간들'입니다. 6명의 에디터들이 해당 주제로 이야기를 담아주셨습니다. 어느덧 연말이 다가왔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4년을 돌아보면 참 많은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커프레 안에서 있었던 일들만 그려봐도 다양합니다. 로댕공원에서 맞이한 24년의 시작. 1회 HBrC, 아지트의 등장, 피플라이크어스까지. 다양한 곳에서 커프레는 많은 분들과 함께 지내왔습니다.

올해가 끝나는 12월에 지난 24년의 커프레를 돌아보며 에디터들이 글을 적었습니다. 에디터들이 뒤돌아보는 커프레와 함게하는 순간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재미난 이야기들을 즐겁게 읽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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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 1. 커피를 애정한다 - 릴리
  • 2. 작은 점은 파장으로 - 녕
  • 3. 우리가 만났던 순간들 - 소연
  • 4.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하며 - 병규
  • 5. 2024년이라는 순간 - 류장현
  • 6. 지켜내는 것 - 혜니

 

 

 

 


1.

 

커피를 애정한다

릴리

 

유난히 무덥고 청량했던 여름이 지나고, 온 세상을 새하얀 동화 마을로 만들었던 눈이 내렸다. 각각의 색깔로 채워진 하루들이 지나, 알록달록한 한 폭의 그림이 곧 완성될 2024년의 마지막 12월이 되었다.

필자에게 2024년은 끝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같았다. 호주 멜버른에서 잊지 못할 워킹홀리데이를 마무리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원래의 일상에 적응하며 또다시 도전했던 하루하루였다. 수 많은 변화와 도전을 경험하면서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커피를 하며 살아가는 하루하루는 여전히 즐거웠다. 그곳이 멜버른이든 한국이든, 커피와 커피를 애정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언제나 내가 이 일을 사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호주 멜버른은 커피러버들의 도시답게 다양한 커피 이벤트가 많았다. 캐주얼한 대회부터 커핑 이벤트까지, 새로운 커피를 접할 수 있는 즐거운 기회가 많았다. 아쉽지만, 한국은 아직 멜버른에 비해 그런 문화가 많지 않은 편이다. 어떠한 커피가 이렇고 저렇고, 생두가 어느 회사의 제품이고 가공 방식이 어떻고... 물론 디테일하게 알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저 맛있는 커피를 맛보며 옆 사람들과 “오, 이거 맛있는데요? 어떠신가요?”라며 취향을 공유하는 것이 커핑의 큰 매력이 아닌가? 멜버른이든 한국이든 어디서든 커피를 애정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나는 이러한 커핑의 매력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도 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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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열망을 가득 안고 한국으로 돌아올 때쯤, 호주 커피를 캐리어에 가득 담아 ‘커프레’ 에서 커핑을 열게 되었다. 아직 호주 커피를 경험하지 못한 분들께 새로운 경험을 드리고 싶었다. 호주에서 커핑을 즐겼던 것처럼,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며 취향을 공유하기를 바라는 마음 하나로 설레며 준비했었다. 커피를 업으로 삼는 사람들, 커피가 직업은 아니지만 홈카페, 카페 투어 등 커피에 관심이 많은 다양한 사람들이 “커피를 애정한다”라는 공통점을 갖고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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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인딩한 향긋한 커피 향을 맡고, 물을 붓고 잠시 기다렸다가 걷어내고, 한 스푼 떠서 맛본다. 그리곤 자유롭게 자기의 느낀 점을 공유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나의 취향을 찾게 된다. 커피를 애정하는 사람들과 나의 커피 취향을 공유함으로써, 나는 내 취향을 명확히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된다.

 

뜻대로 되지 않는 매섭고 복잡한 요즘 사회에서, 나의 취향 하나를 명확히 말하는 것은 때론 큰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커피를 애정한다”는 하나의 큰 공통점으로 커프레에 모여, 나의 취향을 찾고 공유하며 우리는 말할 수 있다.

 

“밀크티처럼 단맛이 풍부한 커피가 좋아요!”

“딸기처럼 베리류의 상큼한 커피가 좋아요!”

“아몬드와 캐슈넛 같은 견과류의 풍미가 긍정적이에요!”

 

여러분의 커피 취향은 어떤가요?

2024년 동안 어떤 커피 취향을 찾으셨나요?

아직 찾는 중이라면, 2025년 커프레에서 우리 함께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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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작은 점은 파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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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커프레와 함께하는 순간’들이 연결되어 촘촘한 선이 되길 기대한건 아니었다. 지방러는 어쩌다 한번, 손꼽아 기대한 날 하루쯤이야 자리에 함께 앉을 수 있으니까. 그저 그런 날들을 모아 점을 찍었다, 그게 바로 내가 커프레와 함께한 순간과 카페. 선이 되지 못하고 점만 콕콕 찍어낸 줄 알았는데, 함께한 순간들을 돌이켜보니 파장처럼 내게 와닿은 순간들이지 않았나. 커프레와 함께한 점은 파장이 되어 -

 

 

 


3.

 

우리가 만났던 순간들

소연

 

자음은 우리말로 닿소리라고 합니다. 닿아야 나는 소리라는 뜻이죠. ㄱ-ㅎ까지 14가지로 모아본 커프레의 순간들. 2024년 프렌즈들은 어떤 시간을 통해 서로에게 닿고 연결되었을까요? 내년에도 만들어질 커프레의 다양한 활동들을 기대하며 올해의 기억들을 돌아봅니다.

사진: 프렌즈 @카페뿌셔
사진: 프렌즈 @카페뿌셔

ㄱ 국내/해외커핑

국내 로스터리의 원두를 소개하는 커핑과, 여행이나 워홀을 다녀온 프렌즈들의 해외 로스터리 커핑. 계절을 맞이하며 진행된 여름 블렌딩 커핑과 커피 공부를 위한 산지, 가공법에 따른 커핑까지. 올해도 커프레에서는 다채로운 주제로 커핑이 열렸습니다. 모든 커핑의 한편에는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알아가 보고 싶은 프렌즈들의 마음이 담겨있는 것 같아요. 내년에는 또 어떤 원두로 마음을 나눌지 기대됩니다.

 

냉커피경진대회

너무나 더웠던 이번 여름에는 가장 맛있는 아이스 커피를 가려내는 <냉커피경진대회>가 열렸습니다. 총 14명의 선수가 참가하여 예선과 결선의 과정을 거쳐 챔피언이 결정되었는데요. 냉커피 챔피언의 레시피는 월간 커프레 1편 ‘커프레와 프렌즈’에서도 찾아보실 수 있답니다. 추운 겨울이지만, 시원한 커피 한 잔이 생각날 때 한 번쯤 도전해보시는 것 어떠신가요?

 

달리기

8월의 끝 무렵 커프레 내에서 러닝크루 C.R.C(Caffeine Running Crew)가 결성되었습니다. 총 15명의 멤버가 모여 각자의 자리에서 뛰고, 응원하며 3개월 동안 총 230회가 넘는 달리기를 했답니다. 함께 달린 후 야외에서 커피 타임을 가지기도 했어요. 달리는 시간으로 몸과 마음을 챙기다 보면 좋아하는 일들도 더 오래오래 재미있게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요?

 

ㄹ 로스터어셈블

커프레의 로스터들이 모여 <로스터어셈블>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분기별 모임을 통해 업체의 원두와 직접 로스팅한 원두 비교, 로스터 취향의 개별 원두 등을 준비하여 블라인드커핑을 통해 이야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커피를 본업으로 가지고 있는 프렌즈들도 많은 만큼 현실적인 고민을 나누고 서로에게 자유로운 피드백을 나눌 수 있는 모임들도 종종 만들어진답니다.

 

ㅁ 매거진

월간커프레<Coffee Friends Letter> 9월부터 발행하기 시작한 커프레의 온라인 매거진입니다. 커프레에서 진행되는 활동들과 프렌즈들의 커피 생활이 에디터들의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되었답니다.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월간 커프레의 이야기들에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북터디

센서리나 브루잉을 공부하는 모임도 열렸습니다. 모임을 통해 함께 책을 읽는 북터디를 하기도 하는데요. 올해에는 ‘커핑노하우’와 ‘커피브루잉’이라는 책으로 북터디가 진행되어 함께 책을 읽고 온라인 모임을 통해 궁금한 점을 나누는 스터디 시간을 가졌답니다. 커프레는 올해 프렌즈십이라는 멤버십 서비스를 오픈했어요. 위와 같은 모임을 비롯해 창업 스터디, 필사, 라떼아트 등의 프렌즈십이 열린 한해였는데요. 앞으로 또 어떤 재미난 모임이 열릴지 궁금합니다.

 

센서리

커프레에서는 커핑도 자주 열리지만, 레퍼런스 키트 등을 활용한 센서리 워크숍이 진행될 때도 있습니다. 올해는 다양한 스파이스 레퍼런스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경험하며 이야기 나누어본 스파이스 워크숍과 센서리 용액을 경험하는 칼리브레이션 워크숍 등이 열렸습니다.

 

아지트

6월 커프레의 아지트 <아짙트>를 오픈했습니다. 8월까지 운영한 아짙트에서는 각종 모임과 프렌즈십이 열렸고, 프렌즈들이 자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쉬어갈 수 있는 말 그대로 아지트의 공간으로 운영되었는데요. 공식적인 아지트 외에도 운영진이나 프렌즈가 팝업으로 운영했던 로댕공원, 경우의수, 피플라이크어스 등이 또 다른 아지트가 되기도 했던 한 해였습니다. 커프레 활동에 하나의 동력이 되어주는 아지트. 또 좋은 공간과의 인연을 기다려봅니다.

 

제작

프렌즈들은 다양한 커피 장비나 도구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는데요. 커피와 도구에 대한 탐구와 상상력으로 시작한 <커피 용품 제작 공모전>이 있었습니다. 당선작을 선정하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샘플 테스트를 해보는 과정까지 진행되었는데요. 내가 내리는 커피의 도구를 직접 만들어보는 상상. 커피에 대한 프렌즈들의 애정과 탐구 정신이 새삼 더 느껴지는 프로젝트였습니다.

사진: 프렌즈 @케이
사진: 프렌즈 @케이

처음 만난 프렌즈들

올해에도 새로운 프렌즈들을 맞이한 커프레는 100명이 넘는 멤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반상회를 통해 환영의 시간도 가지고, 각자의 관심에 따른 모임에서 만나며 서로를 알아가고 있습니다. 처음은 조금 어색하고 낯설 수 있지만, 커피로 연결되고 또 커피에서 확장된 소소한 취향과 일상을 공유하며 모든 프렌즈들의 커피 생활이 커프레를 통해 더욱 풍성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커피코스대작전

커피코스로 유명한 노리밋커피바와 함께한 커피코스 대작전. 프렌즈들이 팀을 이루어 컨셉부터 메뉴구상,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순간까지 전 과정을 기획했어요. 프렌즈들 각각의 색깔과 취향을 담고, 자신이 원하는 음료를 실제로 구현해보는 것을 넘어 함께하는 프렌즈와 의견을 조율하며 협업을 해보는 경험이기도 했답니다.

 

투어

서울 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 심지어는 해외에도 거주하는 프렌즈들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서울 곳곳의 카페투어, 수원투어, 부산투어 등 자신이 익숙하고 좋아하는 지역의 공간들을 소개하는 투어 모임들이 주기적으로 열렸습니다. 여러 지역에 흩어져있다 보니 온라인 수다방, 랜선 커핑, 회고 모임 등 온라인으로 만나 교류할 수 있는 모임들도 열리고 있답니다.

 

팝업

다재다능한 프렌즈들이 개인적으로나 커프레 내에서 팝업을 열곤 합니다. 올해에도 여러 팝업이 있었고 특히 커프레에서 10월 한 달간 운영한 피플라이크어스에서는 주말마다 프렌즈들의 팝업이 열렸는데요. 로스팅을 하는 프렌즈, 제철 재료로 음료를 개발하는 프렌즈, 연초에 커프레 내부에서 진행된 홈브루잉 수업 <커커스> 팀이 한 주씩 맡아 팝업을 진행했습니다. 피플라이크어스 운영, 팝업을 진행한 프렌즈의 인터뷰는 월간 커프레 3편 ‘흑과 백’에서도 읽어보실 수 있답니다!

 

홈바리스타브루어스컵(HBrC)

얼마전 파주에서 브루어스 컵이 열렸지요. 2024년이 막 시작한 1월 커프레안에서도 브루어스 컵을 열었습니다. 참여 선수들이 추출한 커피를 현장의 프렌즈들의 취향으로 평가하여 홈커피 챔피언을 선정하는 대회<홈바리스타브루어스컵>이었어요. 대회를 앞두고 더 좋은 추출을 할 수 있도록 알려주는 홈브루잉 수업 <커커스>가 열리기도하며, 누구든 프렌즈라면 자유롭게 참여하고 즐겼던 우리만의 브루어스 컵이었답니다.

 

 

 


 

4.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하며

병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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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의 끝에서 떠올린 추억들

시간이 참 빠르다. 어느새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문득 올 한 해 내가 커프레와 함께한 순간들을 돌아보고 싶어서 커프레 인스타그램에 태그된 사진들을 하나씩 살펴보았다. 스토리 속의 내 모습과 함께 떠오른 따뜻한 추억들 덕분에 미소가 절로 지어졌다. 그래서 오늘은 이 사진들을 바탕으로, 나의 지난 1년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한다.

 

커피에 더 깊게 빠져든 한 해

올해는 작년에 비해 카페 투어나 커피 문화 모임에 참석한 날보다, 커피 자체에 집중한 기획과 모임에 더 많이 참여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커핑 관련 사진이 가장 많이 남았다. 다양한 로스터리의 커피를 시음하고 의견을 나누는 그 순간들은 여전히 생생하다.

 

🤝 다양한 사람들과의 교류

커프레에는 정말 다채로운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바리스타, 로스터, 생두를 다루는 사람들, 심지어 커피 콘텐츠를 기획하는 사람들까지. 커피를 중심으로 각자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과 교류하면서, 내가 궁금했던 것들을 묻고,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이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시간들은 내 커피에 대한 시야를 더 넓게, 깊게 만들어 주었다.

 

📈 성장의 발판이 된 커핑 모임

특히 올 한 해 동안 커핑 모임에 꾸준히 참석하며 커피를 선택하는 기준과 선택폭이 넓고 뚜렷해졌다는 점이 가장 뿌듯하다. 단순히 맛있다고 느끼는 데서 끝나는 게 아니라, 이 커피가 어디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어떤 공정을 거쳤는지, 시장에서 어떤 흐름을 타고 있는지까지 관심이 생겼다. 이런 배경 지식을 알게 되니, 커피 한 잔의 깊이가 완전히 달라졌다.

 

📚 커피를 넘어선 배움과 변화

커프레 모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커피 시장의 흐름이나 트렌드에도 눈을 뜨게 되었다. 새로운 품종, 새로운 가공법, 국내외 로스터리의 움직임까지 파악하게 되면서, 내가 커피를 대하는 태도도 더 전문적으로 변했다. 나 자신을 돌아보면, 이 모임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니라 나를 성장시키는 자기계발의 장이 되었던 것 같다.

 

💡 더 좋은 커피

이렇게 많은 커피를 접하다 보니, 내가 좋아하는 커피에 대한 기준도 점점 구체화되고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단순히 "맛있다"라고 느꼈던 커피들도 이제는 그 맛의 배경을 고민하게 되었고, 커피 콘텐츠를 만드는 데 필요한 역량도 크게 늘었다.

 

새로운 한 해를 기대하며

커프레와 함께한 시간들은 나에게 커피를 넘어 자기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가 되어 주었다. 단순히 커피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더 잘 이해하고, 더 잘 표현하려는 노력의 연속이었다. 커프레와 함께한 이 모든 순간들이 내 커피 여정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다.

새로운 한 해가 기대된다. 아마도 내년에도 커프레와 함께라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겠지. 그때는 어떤 커피를 만나고, 어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게 될까? 그 순간들을 상상하며,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이 글을 마무리한다.

 

 

 


5.

 

2024년이라는 순간

류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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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개인적인 이유로 잠시 커프레를 떠나 계신 준원 님께서 얼마 전 제가 일하고 있는 카페에 놀러 오셨습니다. 일터에 프렌즈가 놀러 온 건 토마스 님 다음으로 두 번째여서, 무척 반가움과 동시에 잠시나마 조금은 어색하고 부끄럽기도 했는데요. 다행히도 크게 바쁘지 않았던 토요일이라서 짧게나마 담소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것을 잘 추스르시고 하루빨리 커프레에서 준원 님을 다시 뵙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제가 커프레에서 처음으로 참석한 모임에서 만난 프렌즈 중 한 분이니까요.

처음이라는 경험은 언제나 특별한 기억으로 남는다고 믿습니다. 제 첫 모임이었던 <관악구 카페 투어>는 짧은 시간에 카페를 세 군데나 돌며 카페인을 과다 섭취했습니다. 게다가 처음 갔던 카페를 제외한 나머지 두 카페는 별로이기도 했죠. 그러나 처음 만난 프렌즈들끼리 전혀 어색함 없이 실컷 떠들었는데, 그래서인지 갔던 카페가 별로였음에도 이 모임에서의 순간들은 1년이 넘은 지금도 제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의 커프레 첫 오프라인 모임을 기억하시나요?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각자의 첫 모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네요.

2023 카페쇼에서도 프렌즈들과의 만남이 있긴 했지만, 작년에는 한 번의 모임 참석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올해는 1월에 있었던 <로스터 어셈블>부터 거의 매달 커프레 모임에 참여했습니다. 게다가 오프라인 모임뿐만이 아닌 토마스 님께서 진행하시는 <헬로! 센서리!>와 기연 님께서 진행하시는 <문장을 필사해 볼까욥!>과 같은 프렌즈십 모임들과 레이첼 님께서 진행하시는 <커프레 윗미: 커피와 함께하는 월간 회고>처럼 온라인 모임에도 꾸준히 참여를 하기도 했죠.

관능 평가를 등한시하던 바리스타가 센서리에 눈을 뜨게 되고, 반년 동안 꾸준히 해 온 필사는 일상의 루틴이 되기도 했으며, 한 달을 돌이켜 보는 회고 시간 덕분에 시작한 금연은 어느새 두 달이 되어갑니다. 떼어 놓고 보면 작디작은 일들이, 모아놓고 보니 제법 큰 일이 되어 제 일상을 새롭게 바꾸고, 풍요롭게 가꾸고 있습니다.

12월호의 주제인 '커프레와 함께한 순간들'에 대한 제 대답은 2024년입니다. 그만큼 올 한 해 제 삶엔 커프레가 많이 깃들어 있습니다. 먼 훗날 과거의 달력을 보다가 2024년을 보게 된다면 저는 커프레를 떠올리게 될 것 같습니다. 그날, 2025년을 보아도 커프레를 떠올릴 수 있도록 내년에도 커프레가 제 삶에 깃들기를 소망합니다.

어떤가요, 프렌즈. 함께해주시겠어요?

 

 

 


6.

 

지켜내는 것

혜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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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 손에서 탄생하는 것들에 애정을 두는 편이다형체가 있거나없거나 그 형태와는 상관없이 만드는 동안에 사랑을 담고 완성된 후에도 고이고이 간직하며 오랫동안 아끼며 보살핀다.

  귀엽고 좋아하는 소품들로 꾸린 내 자취방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장면을 남긴 사진어설프게 촬영하고 엉성하게 편집한 영상한땀 한땀 직접 짠 코스터원두를 갈고 물을 끓이고 고루 적셔서 내리는 커피한자 한자 자판을 두드려 써 내려가고 있는 지금 이 글그리고 우리의 '커피 프렌즈 레이블또한 내 손으로 이름 붙인 것이니 당당히 말해도 되겠지?

  이렇게 자부심 넘치게 말하고 있지만사실 혼자 이 커프레를 만든 건 아니다물론 1 7월째 운영되고 있는 것도 나 혼자만의 힘이 아니다지금 여기에 소속된 106명의 모든 프렌즈들 덕분이기도 하다그저 이 사람들에게 '커피 프렌즈 레이블'이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만으로 나는 이 사람들을 아끼고이해하고돕고소중히 대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스스로에게 부여한 것뿐이다그래서 커프레와 프렌즈 들에게 애정을 쏟는 게 나에겐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한 달두 달반년일년... 시간이 흐르면서 책임감은 부담감으로 변해 나를 불안하게 만들었고스스로를 세차게 몰아 붙일 때도 있었다단단하지 못한 나를 자책하기도 했고내가 덜컥 욕심을 부린 건 아닌지 겁날 때도 있었다때때로 본업과 운영의 중심을 찾지 못해 버겁기도 했고커프레를 위해 더 욕심 내고 싶은 마음과 즐겁기만 하고 싶은 마음이 부딪혀 괴로운 시기도 찾아 왔었다.

 그럴 때마다 나에게그리고 커프레에게 다정한 마음과 응원을 전해주는 사람들은 항상 프렌즈들이었다꼭 내가 무너지려 할 때앞으로의 방향을 고민해 주는 이들이 나서주고자처해서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해 주는 이들이 나타나고아무런 대가 없이 시간과 체력을 할애해서 도와주는 이들이 생겨났다늘 타이밍 좋게 나를 붙잡아 주는 것도 신기한데이렇게 열렬히 쏟는 마음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매번 놀라웠다.

 나의 애정은 당연하지만이들의 애정은 당연한 것이 아니기에알게 모르게 하나씩 받아 놓은 감사한 마음은 나를 일으켜 세울 지지대가 되어 무너지지 않게 해주었고나는 그걸 버팀목 삼아 계속 꼿꼿이 설 수 있었다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커프레를 이어 올 수 있었던 동력은 지지대가 되어 준 프렌즈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4 12월을 맞이하면서 되돌아본 일 년 간의 커프레는...

로댕공원의 마무리와 여름의 아지트부터

가을 속 피플라이크어스,

HBrC와 냉커피 경진 대회 첫 개최,

새로운 만남과 여러 작별.

굴곡이 많은 여정이었고 언제나 무탈하진 못했지만애정과 애정이 소복이 쌓여 우리가 단단해져 가고 있음을 느낀다.

 

 애정만으로 살 수 없다지만애정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있듯이. 25년 커프레에서 나의 목표는 '우리의 애정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으로 세웠다그러기 위해서 좀 더 현실적인 고민과 깊은 생각을 가지며 새로운 것들을 꾸준히 시도가 필요하겠지만올해 보다 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또 나아가야지프렌즈들과 함께새해에는 조금 더 켜켜이 두터워지는 커프레가 될 수 있길 기대해보자.

 

 

 

 

 

 

 

 

 

 

에디터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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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커프레는 매월 15에 발행됩니다.

*위 주제에 관심이 있는 '객원 에디터'를 언제나 기다립니다.

 해당 주제에 맞는 에세이, 정보, 사진 등 자유롭게 참여하고 싶으신 분이 계시면 로댕에게 연락주세요

 *월간 커프레는 3개월간 테스트 버전으로 운영됩니다. 저희 에디터팀은 피드백과 아이디어를 언제나 기다리고 있습니다.

 *에디터에 대한 응원의 말, 궁금한 내용 모두 자유롭게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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