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을 합니다.
어쩌면 이건 기적 같은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지요.
다른 것이 아니라,
제가 살아가는 매일이 어쩌면
정말 기적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살면서 2번 이상 간 카페가 얼마나 되나요?
처음 방문한 이후로 다시 방문한 식당은 얼마나 되나요?
어느 순간의 기억이 좋아서 다시 찾아갔던 장소는 몇 개나 있나요?
정말 많을 것 같은데,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많지도 않다는 사실을 발견합니다.
단골이라거나, 그 브랜드의 팬이라고 이야기하더라도
한 달에 한 번 갈까 말까 할 때도 있고,
장소에 따라서는 한 번밖에 가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마음의 크기와 상관없이,
어느 장소를 두 번 이상 방문한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상황과 환경, 마음이 다 맞아야만 가능한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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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많지는 않지만
저희 카페를 일주일에 적게는 1번,
많게는 4-5번씩 찾아주시는 손님이 계십니다.
때때로 어떤 손님께서는
직장 동료들을 데리고 오시기도 하시고,
그렇게 직장 동료들과 일주일에 2번, 3번 오시기도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 장사꾼이 되지 못한 사람이라,
그분들의 객단가가 어떻고, 수익률이 어떻고 하는 건
잘 계산하지 못합니다.
다만, 제가 알고 있는 것이 있다면
이건 정말 기적 같은 일임에 틀림없다는 것입니다.
을지로에는 카페들이 널렸습니다.
과장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습니다.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저희 카페보다 커피를 훨씬 잘하는 곳도 있고
저희 카페보다 공간이 좋은 곳도 있습니다.
게다가 저희 카페는 지하 1층에 있어서
채광도 좋지 못합니다.
여러모로 부족하고,
부족한 점을 나열하자면 정말 많은 곳이지만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혹은 감내하고
저희 카페를 찾아주시는 모든 손님들은
기적이라는 말 외에 어떤 다른 말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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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일들을 기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때도 있습니다.
사업 초기에는 이런 것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하루의 모든 것을 숫자로만 판단했던 때가 있습니다.
숫자의 크기에 따라 하루의 기분과 모든 것이 좌지우지되었던 때가 있습니다.
물론 사업을 함에 있어 숫자는 필수적이며 기본적임에 틀림없으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제는 조금 이해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마주하게 되는 매일은
제가 기존에 알고 있던 하루와 아주 다릅니다.
저는 단순히 장사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
매일 기적을 체험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순히 음료를 만들어 파는 사람이 아니라
음료라는 매개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저라는 사람의 정체성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아주 작은 관점의 변화로 말미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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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살아가다 보면,
일이 원하는 대로 풀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원하는 대로 풀릴 때보다
풀리지 않을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원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고,
그 일을 반복해야 하는 때도 있습니다.
그것은 참 괴롭고 힘든 일이지요.
하지만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때때로 무엇을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을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할 때가 있고,
그보다 왜 하느냐가
더더욱 중요할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은 아주 내밀한 것이어서,
비교에서 차별적 가치로,
차별적 가치에서 유일한 것으로
전환되는 문제이지 않은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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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의 삶의 기적이
언제나 대단하고 혁신적인 무엇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삶에 그런 기적이 일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언제나 그런 식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기적은 어쩌면 아주 작은 무엇일 수도 있고,
기적은 어쩌면 아주 평범한 무엇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무엇이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엇이냐는 것보다, 그것을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그리고 그것의 본질적 의미가 내게 어떻게 다가오는가 하는
물음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아주 반복적이고, 정해진 삶을 살아갑니다.
제 선택이긴 합니다만, 지금 당장의 모습이
제가 꿈꾸던 모습이 아닌 것은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저는 매일 기적을 경험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여전히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수정하며
때때로 방황하고 목표를 상실해 권태감에 빠지기도 하지만
저는 기적 같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것은 갑자기 장사가 엄청 잘 되기 때문도 아니고
인기가 많아져서도 아닙니다.
그저 삶을 올바로 바라보게 되었기 때문에,
아주 작은 관점의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다시 일주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다시 반복된 시간들이 우리를 괴롭게 하고,
이 모든 것을 견디는 것이 막막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저도 그럴 때가 너무나 많습니다.
하지만, 늘 그럴 수는 없지만.
우리가 기적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는 아닙니다.
누군가에게 감사해야만 하기 때문도 아닙니다.
그저 내 삶을 올바르게 바라보았을 때,
내 삶의 가치가 내 눈에 더 귀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기적 같은 하루를 맞이하게 되신 걸 축하합니다.
함께, 이 기적 같은 하루를 즐겁게 살아갔으면 합니다.
기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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