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과 두려움을 늘 달고 사는 제게
이것은 어쩌면 피부 같은 것은 아닐까
이제는 생각하게 됩니다.
태생이 게으르고 천성이 느린 사람이라
빠르게 성과를 내 본 적이 없어
늘 빠른 성과에 대한 갈망이나 갈증 같은 것이
제게는 있어왔던 것 같은데,
애석하게도 갈망과 갈증은
매일 보이지만
손에는 닿지 않는 별과 같아서
한숨을 자주 내쉬곤 합니다.
욕심이 참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을
종종하곤 합니다.
하고 싶은 일과 이루고 싶은 일이
다양하게 많다는 사실을
불현듯 발견하게 됩니다.
모두가 그런 줄 알았는데,
모두가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그것이 제가 가진 특성이나
취향 같은 것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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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마음이 복잡한 사람”
제가 스승으로 모시고 있는
대표님께서 제게 해주신 말입니다.
정말 많은 사업가들을 만나고,
사업 지망생들을 만나는 그에게
저는 “가장 마음이 복잡한 사람”이었습니다.
철학과 문학, 예술과 정세.
이것들이 한데 뒤섞여
모호한 맛과 향을 내는 사람.
다행히도 스승님은 그것이
제가 가진 큰 장점이라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특성이 저를
반드시 성취로 이끌 것이라 말했습니다.
가는 길이 어렵고,
남들보다 굳이 더 어려운 길을 택하지만
결국은 그 끝에 다다르게 될 것이라고,
복잡함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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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셀이 고장한 사람”
제가 상사로 모시고 있던
어느 분께서 제게 해주신 말입니다.
액셀이 고장 난 자동차처럼
자꾸 멈춰 서서 답답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냥 하면 되지 왜 자꾸 의심하고
멈춰 서서 생각하냐는 의미로 한 이야기를
동료를 통해 전해 들었습니다.
‘의심’과 ‘재구성’
생각해 보면 어릴 때부터
이것들을 늘 달고 살았습니다.
모두가 그렇다고 하는 것들을 ‘의심’하고
다시 ‘재구성’해보는 일.
그런 일은 때때로 비효율적이고
답답해 보인다는 사실을
저는 그때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걸 고쳐야 하는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씬에서 자주 말하는
애자일한 방법론,
즉 빠르고 잦은 시도로 개선해나가는 방식은
어쩐지 제게 도무지 맞지가 않았습니다.
이러한 방식에 대한 사례와 근거는 너무나 많습니다.
정말 많은 미국 스타트업들이 이런 방식으로 성공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기업들이 대부분 이런 식으로 성공했죠.
하지만 제게 이러한 방식은
도무지 맞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럴 때마다 의심이 피어오릅니다.
내가 길을 잘못 선택했나?
어쩌면 메타인지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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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성공하는 법”
유튜브나 인스타에서
한때 불티나게 팔렸던 이야기입니다.
아주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저 역시 이런 이야기에
홀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들은 모두 그럴듯합니다.
사례도 있는 것 같고,
방법이 비교적 간단해
따라 하기도 쉬울 것 같습니다.
새벽 몇 시에 일어나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하루에 책은 몇 분을 읽고
등등…
그리고 그들이 강조했던 건
이것만 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들이 말한 것 대부분을
저는 이미 하고 있었습니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이 말한 것들 대부분을 저는 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말합니다.
1달만 해도 달라진다.
3달만 해도 달라진다.
1년만 하면 달라진다.
2년만 하면 달라진다.
그들의 말이 맞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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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기준”
문제는 이것입니다.
무조건 성공하는 법인데,
성공의 기준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죠.
대부분 성공학에 관한 이야기는
‘돈’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니
‘돈’을 성공의 척도로 하면 살펴보면
무언가 일치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렇지도 않습니다.
돈이 얼마나 있으면 성공일까요?
100억을 벌면 성공일까요?
300억을 번 면 성공일까요?
500억, 1천억을 벌면 성공일까요?
이것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벌어보기 전까지는 모른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더 큰 문제가 있는데,
성공학을 판매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성공학을 파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가 읽는 책을 조금 더 빨리 읽었을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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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부자들”
제가 아는 한 대표님은 새벽 3시에 잡니다.
그리고 10시에 일어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더 일찍, 더 늦게 일어나기도 합니다.
달리기 같은 건 하지 않습니다.
찬물로 샤워를 하지도 않지요.
스트레스는 게임으로 푸는 편입니다.
피파를 하기도 하고
레이싱 게임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아는 다른 대표님 한 분은
자신의 사업장에 나가보지 않습니다.
최선을 다해 세일즈를 한다거나
판매 작업을 하지도 않습니다.
이 분은 책을 읽으십니다.
하지만 이 분 역시 수면 시간이 규칙적이지 않고
운동을 하거나 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는 돈을 잘 버는 대표님들 중에,
성공학을 파는 사람들이 말하는 대로 사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들의 기준에서 이분들은 게으른 사람들이죠.
각자 나름의 기준과 나름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의 속도와 각자의 정도에 따라
각자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과 힘을 쏟습니다.
그리고 각자가 원하는 이상과 꿈을 위해
자신에게 주어진 최선의 시간을 보내고
여전히 실패하고 여전히 두려워하고
여전히 고민하지만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습니다.
그들은 얻은 것으로 즐거워하지 않았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괴롭고 힘들다는 걸 인정하고
그 속에서 아주 작은 나름의 즐거움과 행복을,
발견하며 살아가는 것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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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없다.”
누군가 치킨집을 차려서 성공했다면,
똑같은 치킨집을 차린다고 성공할 수 있을까요?
똑같이 베껴서 따라 한다고
모두가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삶은 애석하게도 수학적이지 않은 면이 있습니다.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은
그 어느 것도 똑같지 않다는 것이며,
그 다양성이 상호보완성을 띠며
상생하게 한다는 점일 것입니다.
나무 잎사귀 하나도 똑같은 게 없고,
개미 한 마리도 같은 개미가 없습니다.
인간 역시 그렇지요,
특질과 특성, 취향의 차이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큰
결과의 다양성을 가져오기 마련입니다.
비슷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같을 수는 없습니다.
근접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정답은 없습니다.
저의 같은 특성을 두고
누군가는 답답하다 했고
누군가는 가장 큰 장점이라 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누구의 말이 맞는지는 모릅니다.
살아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이
인생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는 같은 것을 다르게 바라본다는 것이며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내가 살아가는 세상이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상대성만 존재합니다.
우린 그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을 뿐입니다.
어쩌면 정답 자체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즐거움을 누리며.
그 과정의 기쁨을 만끽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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