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애남매?🤮 그런데 눈물샘이 자극된..다?!

안녕하세요, 에디터 달미입니다.🧸

매주 목요일 콘텐츠와 관련된 마케팅 이야기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재작년 여름, 전국민을 과몰입하게 만든 작품이 있죠. ‘전 연인과 한 집에‘라는 파격적인 포맷을 통해 신드롬급 인기를 끈 ‘환승연애2’의 열풍을 모두 기억하실 거예요. 이진주 PD는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리즈를 통해 전국민을 도파민 폭발 연애 프로그램(이하 연프)에 열광하게 만든 바 있죠. 그는 JTBC로 이직해 최근 새로운 연애 프로그램을 론칭했는데요, 그것은 바로 ‘연애남매’! 👩‍❤️‍👨

JTBC X 웨이브(Wavve) ’연애남매‘는 네 남매가 한 집 살이를 하며 서로의 연인을 찾아가는 포맷의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에요.🏠 웨이브에 따르면 지난 1일 첫 방송 이후, ‘연애남매’는 매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3주 연속 신규유료가입견인 순위 1위에 올랐어요. 또한 화제성 역시 최정상으로 우뚝 솟으며 남다른 저력을 보이고 있죠.

혈육의 연애를 눈앞에서 지켜본다는것이 어떻게보면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연애남매’는 확실한 화제성을 입증하며 대세 연프로 등극했다는 사실!

연애 프로그램 전성시대, ‘연애남매’는 어떠한 차별점으로 과몰입을 유발할 수 있었는지 그 서사 전략에 초점을 맞추어 성공 요인을 분석해볼게요.🔎

연애남매’s 콘로필 (Contents Profile)

과몰입 시작! 연프의 역사🔎

연애 프로그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이 무엇인가요? 하트시그널, 나는솔로, 환승연애, 솔로지옥… 저마다 좋아하는 최애 연프가 하나씩은 있으실 텐데요. 이처럼 근 몇년간 방송가에는 연프가 쉬지 않고 방영되고 있어요.📺

어느정도 감정의 틀이 짜맞춰진 기존의 예능과는 달리 연프는 비연예인을 중심으로 해 진실된 감정을 소재로 하여 몰입도를 증폭하죠. 이러한 연프가 사실은 굉장히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초창기: 47쌍을 결혼시킨 프로그램?

연프의 첫 시작은 MBC에서 1994년부터 2001년까지 방영한 ‘사랑의 스튜디오’라고 볼 수 있어요. 결혼이 목적인 8명의 남녀가 한 스튜디오에 모여 자신의 취미와 직업, 이상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연인이 되고 싶은 한 사람을 지목하는 형식인데요. 비연예인 출연자를 중심으로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은 배우 이보영, 박성웅 등의 스타를 낳았죠.👀

실제 해당 프로그램에는 1432쌍이 출연해 이중 47쌍이 결혼으로 맺어졌어요! 종영 후 10년 후인 2011년, ‘사랑의 스튜디오’는 설 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잠시 부활하게 되었는데요. 이 당시 SG워너비 이석훈이 출연해 일반인 출연자로 나온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에 골인했다는 사실!

짧은 녹화 시간 동안 한 장소에서 모든 출연자가 함께하며 마음에 드는 이성에게 구애하다는 점에서 이는 ‘커플 성사’에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볼 수 있어요. 마치 90년대, 빵집에서 다대다로 맞선을 하던 것을 배경만 스튜디오로 옮겼다고 생각하면 되겠죠.📸

이처럼 초창기 연프는 맞선 형식으로 진행되었어요. 그러나 시청자들은 스튜디오에서 맞선을 한다는 동일한 포맷에 점차 지루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승승장구하던 ‘사랑의 스튜디오’ 역시 시청률 하락을 겪을 수밖에 없었죠. 결국 2001년 MBC 가을 개편으로 해당 프로그램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어요.

전성기: 맞선형 프로그램에 게임을 더하면?

2000년대에 들어서며 게임을 결합한 방송 프로그램이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또한 유명 연예인 출연자가 등장한 쇼 형식의 프로그램이 유행했죠.

특히 사회적으로는 스킨십에 어느정도 보수적이었지만, 방송에서는 제재가 그리 심하지 않던 틈을 타 신체접촉을 유도하는 포맷이 대세로 떠올랐어요.

남녀가 양쪽에서 빼빼로를 물고 가까이 밀착하여 빼빼로를 짧게 만드는 포맷의 ‘빼빼로 게임’이라던지, 남녀가 껴안고 풍선을 터뜨리는 ‘풍선 터뜨리기’ 게임이 대표적이죠.👀

해당 시대의 대표 연프는 2002년부터 2003년까지 방송한 KBS의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이에요.

남자 연예인과 일반인 여대생이 산장에서 미팅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해당 프로그램은 게임과 장기자랑을 통해 서로의 매력을 자랑하는 포맷이었죠. 탈락 제도를 투입하며 오락 요소 역시 더욱 강화했다는 사실!

최근 연프의 중간 투입자를 흔히 메기라고 부르는데요. (메기처럼 분위기를 활발하게 고조시키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죠.👀)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은 일찍이 출연자를 추가 투입하여 긴장감을 형성했어요. 또한 시청자 투표를 받아 탈락자를 추가 투입시키기도 했죠. 

참고로 이 당시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현재 tvN 산하 제작사 ‘에그이즈커밍’의 이명한 대표였어요. 조연출로는 나영석, 신원호 PD가 참여하고, KBS로 자리를 옮긴 이우정 작가가 합류하여 맡은 첫 작품이었죠.

이른바 ‘이명한 사단’이 뭉치게 된 역사의 시작을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살펴보아도 좋겠어요!

암흑기: 연프 암흑 시대, ‘짝’의 유일한 성공

2010년대 초반에는 연프가 큰 인기를 얻지 못했어요.

2000년대 연프는 앞서 말했듯 연예인들이 중심이 되었는데요. 이러한 사랑 이야기가 작위적인 연출 등으로 비판을 받으며 점차 인기를 잃어갔죠.💦

그러나 2011년부터 2014년까지 SBS에서 방영된 ‘짝’이 그 예외라고 볼 수 있어요! ‘짝’은 애정촌이라는 펜션 안에서 독신 남녀가 일정한 기간 동안 남자 1호, 여자 2호와 같은 호칭으로 생활하며 서로와 어울리는 짝을 찾는 포맷을 중심으로 하고 있죠.🏠

’짝‘은 현재 ENA에서 방영 중인 ‘나는 SOLO‘의 연출을 맡은 남규홍 PD의 첫 연애 프로그램이에요. 같은 공간에서 몇박 며칠 생활하며 가명으로 활동한다는 기본적인 포맷은 같아요. 현재의 ‘나는 SOLO’가 그랬듯 ’짝‘ 역시 다큐멘터리 형식을 표방하여 방영 당시 큰 인기를 얻었지만 출연자의 사망 사고로 인해 갑작스럽게 종영하였죠.

이후 타 방송사에서 파일럿 형식으로 연애 프로그램이 종종 방영되긴 했지만, 2010년대는 기타 리얼리티쇼와 코미디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으며 연프는 큰 흥행을 거두지 못한 채 종영되었어요.

부흥기: 연프, 프로 과몰입러를 만들다

2018년, 러브라인 추리게임을 표방한 채널A의 ‘하트시그널2‘가 큰 인기를 얻으며 연애 프로그램 시장의 판도를 바꾸었어요.🌀 해당 프로그램은 2017년 시작되어 현재 시즌4까지 방영된 슈퍼 IP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하트시그널’은 출연자들의 러브라인을 패널들이 추리하며 함께 보는 포맷으로 높은 몰입감을 자랑하는데요.👀 패널이 등장하여 리액션을 하고 감정을 추리하는 관찰 예능 형식의 연애 프로그램을 지향하는 것 역시 ‘요즘 연프’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겠어요!

이전의 ’짝‘이 다큐멘터리를 표방한 연애 프로그램이었다면, ’하트시그널‘은 드라마를 보는 듯한 스토리텔링 구성으로 진화했다고 볼 수 있어요.

특히 시즌2의 경우 ‘오영주’, ‘김현우’, ‘임현주‘ 세 인물의 삼각관계가 뚜렷하게 드러나며 특정 커플을 지지하는 열혈 시청자가 생겨나기도!

즉 요즘 시대 연프는 출연자들의 감정선을 따라 진행되고 그 안에서 자극적인 서사를 강조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죠.💬

이후 약간의 변주를 준 연애 프로그램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전 연인과 동시 출연하는 포맷의 ’환승연애’, 해변을 배경으로 하여 커플이 되어야만 무인도를 탈출할 수 있다는 컨셉의 ’솔로지옥‘ 등 리얼리즘을 중심으로 설정의 변주를 준 작품들이 생겨나고 있어요.

오늘 함께 이야기를 나눠볼 ‘연애남매’ 역시 기존의 연애 프로그램과 큰 틀은 같아요. 또한 이진주 PD의 전작인 ‘환승연애’의 포맷과 어느정도 유사한 부분이 있죠. 아는 사이의 두 사람을 짝지어 투입해 감정선을 증폭시키는 것도, 각각 ‘X 소개서’와 ‘남매소개서’ 라는 구성을 통해 타인의 입장에서 나를 서술하는 것도요.

환승연애는 헤어진 연인과 함께 출연하는 컨셉으로 출연진들의 감정을 극대화시켰는데요, ’연애남매‘는 출연자들이 남매로 구성되어 남매간의 우애를 드러내고 결국 ’가족‘의 이야기로 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어요.

그러면 이제 본격적으로 ‘연애남매’의 서사 전략에 대해 알아볼게요!

연애남매, 신선한 도파민의 비결

1️⃣ 싫은데 좋은, 공간 속 혈육의 존재

연애 프로그램 초반, 출연자들이 처음 만났을 즈음의 분위기는 어색하기 마련이죠. 서로의 직업이나 나이를 밝히지 못한 채 한정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는 그들의 대화 속에는 정적이 생기기도 하고요.😅

핫한 연프를 빠짐없이 챙겨보는 저의 이모(4n세, 나는솔로 애청자)는 프로그램의 1화는 건너뛴다고 해요. 처음 만난 남녀들의 어색한 정적, 어김없이 이어지는 mbti 대화, 출연자가 한 명씩 등장할 때마다 이어지는 자기소개 등 뻔한 레퍼토리가 지겹다는 것이죠.

그러나 ‘연애남매‘의 출연자들은 조금은 달라요. 혈육이 있기에 낯선 공간에서 위안을 느끼는 것인지 대화가 쉴 새 없이 이어지죠.💬 알게 모르게 자신의 혈육을 챙기고 대화 속으로 이끄는 훈훈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해요.

명절에 사촌들끼리 노는 느낌이 든다고 말한 한 출연자의 말처럼, 출연자 모두가 혈육의 존재로 어느정도 편안함을 느끼고 있다보니 공간에 순식간에 적응하고 자신의 성격과 매력을 빠르게 드러내죠!

그래서인지 출연자 개개인의 성격이 1화만 보고도 모두 파악된다는 사실! 이는 시청자를 빠르게 작품에 몰입시키에 다음 회차로 시청자의 시선을 이끄는 효과를 낳죠.👀

2️⃣ 혈육임이 드러나는 순간의 재미

‘연애남매’의 가장 중요한 규칙은 바로 남들에게 내가 누군가의 혈육이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에요.🤫 출연자들 역시 성과 고향을 숨기고, 혈육에게 처음보는 사이인 척 연기를 하며 해당 규칙을 잘 수행해나가지만 어쩔 수 없이 행동에서 남매임이 티나는 순간이 있어요.

가령 짐을 들어주냐는 남동생의 제안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네, 하며 짐을 맡기고 가버리는 장면이라던지, 여동생을 보자마자 일명 동태눈이 되어버리는 장면이라던지 보통의 연프에서는 볼 수 없던, 가족임을 증명하는 장면들이 군데군데 드러나거든요. 이것이 또 패널들의 리액션과 결합하여 재미를 유발해요!

패널로 등장하는 조나단X파트리샤 남매의 티키타카 역시 재미를 유발하는 요소 중 하나예요. 파트리샤가 한 출연자가 멋있다며 감탄하자 조나단은 황당하게 그녀를 바라보다 “주제 넘는 리액션”이라는 발언과 함께 타 패널들을 빵 터뜨리죠.

침착하라는 조나단의 말에 굴하지 않고 파트리샤 역시 “그래서 (오빠랑) 같이 못 나간다”는 동반 출연 거부로 응수하며 재미를 유발하는데요. 찐남매 관계에서만 나올 수 있는 독보적인 텐션이 관전 욕구를 자극하고 있어요!

3️⃣ 내 혈육은 큐피드일까? 빌런일까?

‘연애남매’의 또다른 재미 요소는 내가 혈육의 큐피드를 자처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혈육의 데이트 상대를 고를 수 있는 기회가 있거든요.

1화에서는 혈육의 데이트 상대를 상담해주며 혈육과 잘 어울릴 것 같은 이성을 함께 골라주는 모습이 방영되었어요. 자신의 혈육에게 관심가는 이성이 누구인지 듣고, 자신이 생각했을 때 혈육과 어울릴 것 같은 이성을 추천해주며 혈육의 취향까지 고려해 데이트 상대를 결정하죠.🤝

방영 초반인 현재는 혈육이 오직 큐피드로서만 존재해요. 혈육의 데이트와 연애를 응원해주며 서로의 앞날에 지지를 보내죠. 혈육이 마음가는 사람과 잘 되기를 바라고 있고요. 그러나 극 중반부로 갈수록 출연자들의 고뇌 역시 깊어질 것으로 보여요.🤔

실제 2화에서는 두 남매의 크로스 데이트가 성사됐는데요. 현재는 누가 누구의 혈육인지 그 남매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예요. 그러나 관계가 밝혀진 후에는 출연자들의 마음 역시 흔들리겠죠.

4️⃣ 내 호적 메이트는 까도 내가 깐다!

”까도 내가 까지, 남이 내 혈육 까는 건 용납 못 해!“

형제자매가 있으신 분들은 이 말에 모두 공감하실 거예요. 하루 종일 먹고, 싸고, 자고! 이러다 내 혈육 평생 혼자 늙어죽는 거 아니냐며 걱정하다가도 누군가 내 혈육을 욕한다면 괜찮은 사람이라며 치켜세우곤 하죠. ‘연애남매’에서도 그러한 장면이 나와요.

‘세승’은 첫인상 호감 투표에서 0표를 받은 오빠 ‘재형’을 위해 이 악 깨물고 혈육을 칭찬해요.😬

출연진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쌩얼이 훨씬 더 낫다’, ‘살짝 공유를 닮았다’, ‘진짜 민호다‘ 등 혈육을 띄어줄 수 있는 말들을 내뱉죠.

다른 출연진들이 자신의 혈육을 칭찬하자 약간은 비웃는 표정을 짓다가도 이내 이를 깨물고 혈육을 칭찬하는 세승의 모습은 ’동생의 희생정신’이라는 이름의 짤로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이 과정에서 남매들의 관계성이 드러나요!

앞서 언급한 재형과 세승은 오빠-여동생 남매인데요, 서로를 ‘야’라고 부르며 티격태격하는 찐남매 바이브를 자랑하죠.

세승은 자신의 오빠가 0표를 받았다는 사실을 신경쓰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신이 표를 받음에 만족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일반적인 느낌의 이 남매는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 듯해요!

5️⃣ 연프를 빙자해 다양한 가족상을 그리다

누나-남동생 남매인 ’윤하‘와 ’정섭‘은 동생이 누나를 너무나도 애틋하게 생각하는 ‘누나 바라기’ 관계예요.🌻

자신은 이미 2표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누나가 0표를 받자 급속도로 표정이 굳어지며 누나의 눈치를 살피고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죠.💦

홀로 외국으로 음악 유학을 가 자신에게는 우상과 같았던 누나가 0표를 받았다는 사실에 대리 분노하는 정섭의 모습은 훈훈함을 자아냈어요.

앞서 언급한 두 남매 외에 짙은 관계성을 자랑하는 ’용우‘와 ‘주연‘ 남매 역시 주목할 만해요!

부모님 사이에 있던 불화로 용우는 힘들었지만 자신보다 8살 어린 여동생에게만은 힘든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어요. 또한 동생이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지 않게 해주기 위해 아빠의 역할을 자처해주었다는 감동적인 과거를 이야기하기도 했죠.😭

이처럼 ‘연애남매’는 남매간의 우애를 드러내고 결국 ’가족‘의 이야기로 도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어요!

특히 이 의미를 더욱 깊게하는 것은 결국 남매, 가족의 서사일 텐데요.🏠이 과정에서 출연자 본인, 부모님 인터뷰를 통해 남매의 성장 과정과 가족 전체에 대한 분위기를 보여주는 구성을 그려냈어요.

그중 가장 짙은 관계성을 자랑하는 건 바로 누나-남동생 관계의 ’초아‘와 ’철현‘ 남매예요.

가정불화가 있었고 어머니가 20대 초반에 암으로 돌아가신 아픔을 지닌 두 남매는, 엄마가 돌아가실 때까지 두 남매가 7년 넘게 수발을 하며 살아왔어요. 엄마를 위해 서울로 가려던 대학도 교환학생도 포기한 초아를 바라보던 동생 철현은 끝내 엄마가 떠나고 나자 누나를 데리고 서울로 상경했죠.

‘연애남매’는 연애라는 개인화된 관계를 가족이라는 관계로 확대했어요. 이 담대한 도전은 결국 다양한 가족상을 그리는 데까지 성공했죠.🤝

사실 해당 프로그램의 제목과 포맷을 들었을 땐 혈육의 연애를 지켜보며 인상을 찌푸리는 장면이 반복될 것이라는 약간의 거부감이 일기도 했지만, 그것 역시 하나의 선입견임을 말해주고 있죠.

가족은 나의 연애에 있어, 아니 나의 삶에 있어 가장 큰 든든한 조력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하며 ‘연애남매’는 사랑의 설렘에 따뜻한 온기를 더하고 있어요.

6️⃣ 감정을 이끌어내는 이진주PD의 감각

이진주 PD의 가장 큰 장점은 그 무엇보다도 원석이 될 수 있는 인물들의 감정을 잘 이끌어내 그것을 다듬어 스토리텔링한다는 점일 거예요.

감정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여러 장치를 배치해둔다는 것 역시 PD의 감각이 돋보이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가령 ‘환승연애2’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장면 중 하나죠. 해은과 규민의 데이트 마무리 장면이 대표적인 예시라고 볼 수 있겠어요.🔎

환승연애2를 보지 않은 구독자 분들을 위해 설명해드릴게요.

해은과 규민은 6년간 사귀다 헤어진 커플인데요, 오직 해은만 전 연인에게 미련을 가지고 있었어요. 이들은 마지막 데이트에서 사귈 때 가보지 못한 오마카세에 가려고 했지만 그 순간 제작진은 데이트 종료를 알리며 이들의 데이트를 마무리짓게 되죠.

해은은 눈물을 흘리는데, 그간 해은에게 과하게 선을 긋던 규민 역시 눈물을 터뜨리고 말아요.💦 오마카세를 사주려고 했다는 규민의 말에 해은이 울며 "언제 사줄건데"라고 하니, 규민은 마치 사줄 수 없음을, 이날의 데이트가 진정 끝임을 깨달았는지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고 말죠.

이어 해은과 헤어지고 나서 혼자 차 안에서 과거 7년간 함께했던 사진들을 보면서 계속 흐느끼고, 이를 보던 패널들까지 오열을 하게 되어요.

이별을 실감한 두 사람의 오열 장면은 ‘환승연애2‘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혀요.

두 사람의 감정이 증폭될 수 있었던 것은 데이트 종료를 마무리짓는 문자겠죠. 댓글에서도 언급하듯, 규민이 숨기고 있던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이끈 장치는 바로 이 문자라고 볼 수 있어요.📱

이진주 PD는 장치의 적절한 개입으로 출연자의 몰입도를 이끌어내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도록 이끌고, 이를 통해 시청자의 몰입을 강화하는 능력을 갖춘 PD죠.

이러한 이진주 PD의 감각은 이번 ’연애남매‘에서도 돋보였답니다!

위에서 언급한 초아와 철현 남매는 서로를 유일한 가족이라 여기며 살고 있어요.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은 가족애를 다룬 작품인 만큼 부모님을 활용한 요소들이 활용이 자주 활용돼요. 부모님이 만들어준 반찬으로 다같이 식사를 한다던지,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부모님께 안부 인사 전화가 오는 형식이죠.

부모님이 해주신 반찬으로 식사 중, 세승이 아버지와 살갑게 안부 인사를 나누는 모습을 바라보는 초아와 철현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어요.😭 초아는 덤덤한 표정으로 세승을 바라보기도 하고, 눈이 마주친 초아와 철현은 옅은 미소를 짓다가 이내 시선을 거두기도 하거든요.

이후 인터뷰를 통해 철현은 그 순간 세승이 부러웠다고 말하다가도 이를 지켜보는 게 대리만족도 된다며 “슬프기보다는 따뜻함을 느꼈다“고 말해요. ‘부모님이 해주신 반찬‘, ’부모님의 안부인사‘라는 장치를 투입하여 두 사람이 긴 시간 잊고 지나왔을 감정을 자극한 장면이라고 볼 수 있겠죠. 

시청자 역시 초아와 철현 남매가 이 공간 안에서 공동체라는 따스한 온기의 힘을 느끼길, 애써 외면해왔던 과거의 아픔에 맞서 직면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게 되어요. 커플 매칭이 이루어지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는 데 그치지 않고, 출연자의 삶 자체를 응원하게 만드는 것이죠.

출연진의 앞날과 내일을 응원하도록 이끄는 것. 이를 가능케 하는 이진주PD의 놀라운 연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랍니다.

연애남매, 따스한 온기의 힘을 통해

최근들어 많은 연애 프로그램은 지나치게 자극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어요. 가령 ‘나는 SOLO’의 경우 출연진의 모습을 과감하게 담아내며 리얼리티 특유의 재미를 살려내며 팬층을 구성했지만, 동시에 싸우는 장면 위주로 장면을 구성하는 등 자극적인 연출로 인해 논란을 낳기도 했죠.

이는 콘텐츠 경쟁이 심화되며 방송사와 제작사 역시 생존을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여요.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도파민이 치솟는 요소를 넣는 것일 테니까요. 그러나 피로감과 허무감이 커진다는 시청자들의 의견 또한 늘 존재해왔죠.

이러한 상황 속 ’연애남매‘의 흥행은 여전히 보편적인 가치가 우리 시대에 유효함을 시사하는 듯해요. 동시에 미디어는 시청자에게 재미를 주는 것을 넘어 우리가 잊고 있던 삶의 다양한 가치를 조명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죠!

오락과 취향의 콘텐츠가 유튜브와 같은 뉴미디어를 통해 산발적으로 양산되고 있는 지금 이 시대,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레거시 미디어의 역할을 ‘연애남매‘를 통해 곱씹어볼 수 있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