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시절을 회상했다.
우리 때 학교는 거의 감옥이었어, 폭력도 심했고.
밤 10시까지 학급당 거의 60명이 넘는 애들이 자율학습을 했잖아. 월요일 아침 조회 때 교련복 입고 제식훈련 한다고 열 맞춰 열 맞춰 걷다가 발이 어긋나면 시범 케이스로 엎드려 뻗쳐 방망이로 맞기도 하고…
야, 그건 약과다, 윤리는 내가 교과서 말고 다른 철학서적 읽었다고 따귀 세례를 얼마나 날렸는데.
맞아, 영화 <말죽거리다 잔혹사> 그거 딱 우리 얘기잖아.
난무하던 고교시절 폭력에 대한 기억이 술자리 추억담이다.
세운상가 3층에 테이프 사러 갔거든, 베타가 있고 일반이 있었어. 뭐 베타? 어 베타. 와, 그건 진짜 비쌌는데. 부르조아.
그래 좀 살았다 살았어. 소니 베타. 야, 그 때 빨간 잡지 사다가 팔던 놈도 있었어. 맞아 맞아.
오십 중반이 넘은 중년 남자들의 술자리 수다는 수위를 넘나 들며 유쾌하게 진행된다.
근데 그 친구는 왜? 어쩌다 그렇게? 넌 사는 거 어때? 흠… 마음 고생이 심했네.
그 때 그 녀석이 날 위로해준다고 먼 길 마다않고 찾아와서 술을 사줬어.
슬펐던 순간 아팠던 날들도 순식간에 지난다.
머리 숱이 많은 게 행복이야. 아냐, 자녀가 잘 되었으니 너가 젤 행복하다. 돈 많이 벌고 그러면 됐지. 아냐.
몸 건강한 게 최고야! 넌 술 끊어라, 너 그러다 죽어!
다 순수하던 중고등학교 시절 동네 친구들이라 이 놈 저 놈 해도 세상 누구보다 진심이다.
누구나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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