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늦게 보내는 뉴스레터입니다.ㅎㅎ 다들 잘 지내셨죠? 독감이 기승을 부리는 11월이죠. 모두 평안하신가요. 언제나 그렇듯 정신없이 2주가 지나갔고 뉴스레터 쓸 시간이 다가왔네요. 정말 시간이 빠릅니다. 봄엔 새 계획을 세우느라 바빴고, 여름엔 그걸 버티느라 애썼고, 가을엔 어느새 ‘잠깐만 쉬자’며 마음을 달래고 있네요. 올해의 끝자락은 늘 이렇게 다급하고, 조금은 아쉽습니다.

하지만 책숲의 시간은 늘 같습니다. 계절이 바뀌어도, 매주 책 이야기를 나누고, 모임에서 웃음이 오가는 사람들이 함께하지요. 이번 뉴스레터는 그런 ‘조용한 일상’을 담아보았습니다. 독감기운이 스며드는 날에도, 책 한 권과 따뜻한 차 한 잔이 여러분의 하루를 조금은 덜 외롭게 만들어주길 바라겠습니다.
📖 다가오는 모임들

[11월]
⛓️ 11/15(토) 『쇳밥일지』 천현우 작가와의 만남 👨 -마감
🎞️ 11/21(금) 술술 상영회 V.2 [라라랜드] 🎹
📚 11/29(토) 정모 ⚔️ 『손자병법』
[12월]
참여하실 분들은 링크를 타고 가셔서 참석 의사를 표시하는 댓글 달아주세요 😀
📖 지난 모임 이야기: 술술음감회
지난 10월 말에는 술술음감회가 열렸는데요. 주제는 '나를 위로하는 음악'이었습니다. 퇴근 후 하나둘 모여 앉은 사람들, 손에는 잔, 테이블에는 맛있는 먹거리가 가득했지요. '나를 위로하는 음악'이라는 콘셉트로, 우리는 한 곡의 멜로디와 곡을 선택한 이유 등을 함께 나눠보았습니다. 서로 웃으며,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이던 그 밤, 어쩐지 모두의 표정이 조용한 노랫말 같았어요. 다음에는 또 다른 주제로 찾아올 예정이예요. 그때까지 좋은 노래를 마음속으로 선곡해주시길 부탁드려요.
🧱 벽돌책 챌린지 : 『사피엔스』
그동안 미뤄왔던 두꺼운 책을 함께 읽는 벽돌책 챌린지도 『코스모스 』에 이어 『사피엔스』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 중, 효진 님의 챌린지 글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 땅늘보라니... 뭔가 귀여운데요?

🎤 회원 인터뷰 : 영화인 윤형 님의 책 이야기
이번 주의 주인공은 윤형 님이에요. 매일의 업무로 하루를 보내지만, 퇴근 후엔 책과 영화 속 세계를 넘나드는 분이죠. 책숲 오픈채팅방에서는 유쾌한 모습으로 익히 알려져 있지만 ‘자칭 타칭 책숲의 영화인’으로도 유명합니다.
1. 책숲에선 늘 유쾌한 에너지를 전해주시는데, 최근 윤형님의 일상은 어떤가요?
최근 저는 회사,집,회사,집의 챗바퀴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도 간간이 모임은 나가고 있는데 곧 있을 이사 준비까지 하고 있는 터라 시간이 너무 빨리 가는 것 같습니다. 하루가 한 30시간 정도만 돼도 좋을 것 같네요.
2. ‘책숲의 영화인’이라는 별명답게, 최근 가장 인상 깊었던 영화 한 편을 꼽는다면요? 그리고 그 이유는 뭘까요?

엄청나게 많이 본 영화이기도 하고 최근 사회적인 관심사 중 하나인 AI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를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터미네이터 1, 2>입니다. 아직 어리신 분들은 이 대단한 영화를 접해보지 못하신 분들도 많을 것 같기에 가장 먼저 추천드리고 싶네요.
영화 속 인공지능인 스카이넷이 어느 순간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인간을 제거 대상으로 판단하게 됐을 때를 그려낸 영화인데 요즘 급속도로 발전하는 AI를 보고 있으면 편리함의 이면에 두려움이 생기기도 합니다.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더욱 이 영화가 와닿을 거라 생각하네요.
참고로 2편 이후에 더 많은 작품들이 나오긴 했지만 굳이 추천드리고 싶진 않습니다. 1, 2편만 보시면 됩니다.
3. 책과 영화 중 하나만 택해야 한다면? 어렵겠지만, 윤형 님이라면 어떤 이유로 하나를 고르실까요?
책숲이라서 책을 골라야 할 것 같지만 인터뷰는 솔직해야 하기에 영화를 선택하겠습니다. 저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엄청 좋아하지만, 누워서 자기 전에 불 끄고 보는 영화도 너무 좋아하거든요. 불 끄고 누워서 밀리의 서재를 본 적도 있긴 하지만, 저에게는 영상 쪽이 더욱 호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책도 친해지려고 노력 중이니 더욱 모임에서 자주들 봬요.
4. 책을 읽을 때, 영화처럼 장면이 그려지는 순간이 있나요? 최근 그런 경험을 준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최근은 아니고 어릴 때부터 항상 영화화되기를 바란 소설은 있습니다. 그건 바로 『셜록 홈즈』 「푸른 홍옥」 편인데, 19세기 말의 런던 배경인 것도 너무 흥미롭고 거기에 크리스마스 배경이라 더욱 영상으로 보고 싶은 에피소드입니다. 어떤 한 장면으로만 국한되지 않고 이야기 전체의 모습이 어두침침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지는데, 스포가 될 것 같아서 많은 얘기를 못 하는 게 아쉽습니다. 고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아마 좋은 소설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5. 책숲 모임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요? 혹은 “이래서 책숲이 좋다” 싶은 찰나가 있었을까요?

책숲의 모든 순간이 다 기억에 남고 좋았지만 최근에 야외 소풍 모임이 제일 기억에 남네요. 가장 최근이라서가 아니라 그냥 다른 모임분들과 함께 해서 신기하면서도 조금의 다른 결을 가진 분들도 뵌 거 같아서 기분도 좋았습니다.
방장님과 운영진분들이 회원분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애정을 가지고 모임을 이끌어가시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서점이 눈에 보이면 자연스럽게 들어가보고 싶은 마음도 생겨서 깜놀했습니다. 원래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저조차도 흥미를 갖게 만들어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기 함께하시는 분들 모두 친절하고 따뜻하신 분들이라 매번 모임에 갈 때마다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활동할 수 있다는 게 정말 감사하고, 그래서 이 모임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6. 일과 취미의 균형은 어떻게 잡으시는 편인가요?
바쁜 시즌 때에는 시간을 떠나서 마음의 여유가 없다보니 진짜 자기 전 약간의 취미 활동만 하는 편이고 시즌이 끝나면 그동안 못했던 취미활동을 몰아서 하는 편입니다. 근데 생각해보니 어릴 때도 숙제는 몰아서 하곤 했는데 뭔가 운명이랄까요. 허허.
7. 만약 윤형 님 인생이 한 편의 영화라면, 지금은 어떤 장면일까요?
뭔가 인생의 반을 산 것 같은데 앞으로도 특별한 사건 없이 평온하게 이어지길 바라는 인생입니다. 그래도 만약 제 인생이 영화라면 해피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영화의 중반부였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큰 굴곡 없이 살아온 것 같은데 그 여정이 그대로 이어졌으면 합니다. 영화로 만들면 별로 재미는 없어서 흥행은 안 되겠네요. 아쉽습니다.
8. 책숲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가을의 영화’ 혹은 ‘가을의 책’이 있을까요? 잔잔하게 마음에 남는 작품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가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저는 공원의 벤치입니다. 왜 그런지는 저도 모르겠지만 왠지 딱 맑고 화창한 공원 벤치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저는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라는 영화가 생각이 나는데 사실 이 영화는 가을과는 거리가 멀지만 영화 속에 "위커 파크"라는 공원이 자주 등장해서인지 저에게는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작품입니다.
조금 독특하게 로맨스와 스릴러가 결합된 장르인데 특히 여자주인공에게 많은 몰입을 할 수 있고 재미 또한 잔잔하게 다가와서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9.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를 이어받을 분을 지목해 주세요! 함께 인터뷰로 만나보고 싶은 책숲 회원님 한 분과 그 이유도 궁금합니다.
홍수진 님은 모임에 나오실 때마다 자료도 방대하게 준비해오시고 말씀하시는 것도 고상함과 세련된 느낌이 있어서 그런 모습을 배우고 싶습니다. 모임에서 두 번 밖에 못 뵀지만 인상 깊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음 인터뷰로 수진 님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받아주실 거죠? 감사합니다.
요즘 유독 “시간이 너무 빨라요”라는 말을 자주 하게 되죠. 그건 우리가 여전히 무언가를 꿈꾸고 있기 때문 아닐까요. 아직 다 못 읽은 책이 있고, 써야 할 문장이 있고, 만나야 할 사람이 있으니까요. 지금 이 계절, 조용히 숨을 고르며 한 페이지씩 넘기는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길 바랍니다.
다음 모임에서 뵐게요.
책숲 운영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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