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책숲 여러분!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주를 맞이했어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면서 본격적인 가을이 깊어지고 있네요.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는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책 읽기 딱 좋은 계절이죠. 여러분은 요즘 어떤 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계신가요?

이번 주 책숲에서는 다양한 소식들이 가득합니다. 먼저, 많은 분들이 기다려주셨던 11월 독서 모임 주제도서가 드디어 확정되었답니다. 날씨가 추워지는 만큼 마음은 더욱 따뜻해지는 독서의 시간, 책숲이 함께하겠습니다. 그럼 이번 주 소식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 다가오는 모임들

-11월 1일 벽돌책 모임
-11월 1일 창원 북페스타
-11월 15일 글쓰기 모임
-11월 15일 천현우 작가와의 만남 (마감)
-11월 29일 글쓰기 모임
-11월 29일 벽돌책 모임
참여하실 분들은 링크를 타고 가셔서 참석 의사를 표시하는 댓글 달아주세요 😀
📖 지난 모임 이야기: 10월 25일 정기독서모임 『혼모노』

지난 25일에 열렸던 정기독서모임 『혼모노』에서도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 서로 덕질을 해본 대상이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모임원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 수 있어 흥미로웠고 각 단편선마다 은유하고 있는 바가 무엇인지 서로 고민해보는 시간도 유익했어요. 특히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에서 '호랑이 만지기'가 은유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로웠는데요. 우리가 생각하는 무서운 호랑이가 아닌 이빨이 모두 뽑힌 채 만짐을 당하는 가짜 호랑이라는 유리 님의 의견이 저는 색다르게 다가왔습니다. 「구의 집: 갈월동 98번지」이야기를 나누다가 특별히 좋아하는 건축물이 있냐는 질문에서는 진솔 님께서 이집트 피라미드와 인도 타지마할,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좋아하고 가보고 싶지만, 캄보디아는 최근 이슈로 인해 못 갈 것 같아 아쉽다는 말씀을 해주셨고요.(캄보디아라고 말하자마자 모두들 탄식하더라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쉽게 읽히지만 어렵게 다가온 소설이었는데, 읽고 나서 이야기할 것들이 풍부해서 좋았던 모임이었습니다. 다가올 11월 정기독서모임은 『손자병법』이니, 이번에도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 벽돌책 챌린지 : 유발 하라리『사피엔스』

그동안 미뤄왔던 두꺼운 책을 함께 읽는 벽돌책 챌린지도 계속되고 있어요. 다음 달부터는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가 시작된다고 하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
🖋11월부터 진행될 글쓰기 챌린지

다음 달부터 진행될 글쓰기 모임도 소개 드려요. 빙고판 형식으로 독특하게 진행될 예정이고 주제에 맞춰서 매일 최소 5문장 이상의 글을 작성하면 됩니다. 가볍지만 진중하게 글을 쓰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챌린지에서 모인 글들을 모아 서로의 글을 합평하는 시간도 가질 거예요. 많은 기대 바랍니다.
🎤 회원 인터뷰 : 과학을 읽고, 세상을 여행하는 독자 주영 님
이번 주 인터뷰 주인공은 주영 님이에요. 지난 번 재복 님이 인터뷰이로 지목해주셨죠.책숲에서 과학에 누구보다 밝은 독서가이기도 한 주영 님! 다양한 여행지를 다니며 과학과 인문학을 두루 읽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1. 책숲에 오신 계기부터 여쭤보고 싶어요. 언제, 어떤 마음으로 책숲에 함께하게 되셨나요? 처음 참여하셨을 때의 기억이 궁금해요.
재밌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면 누군가한테 그 얘기를 하면서 추천해주고 싶고, 관련된 얘기를 자주 하고 싶잖아요. 책도 역시 재밌게 읽고 나면 관련된 이야기도 자주 나누고 싶고, 많은 생각을 듣고 싶었는데, 주변에는 아무래도 책을 취미로 읽는 사람들이 적다 보니 독서모임 같은 것을 찾아보다가 이곳에 오게 되었어요.
책숲에 처음 오고 든 생각은 참여하시는 분들 각각의 이야기를 서로가 정말 잘 듣고 공감해주는 구나 싶었습니다. 특히나 모임장이신 은혜 님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이끄는 일을 해보셔서 그런지 잘 들어주시고 이야기에 자주 못 끼게 되는 인원이 있다면 챙겨주시거나 회원 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받아적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어요.
저는 또 특이한 이야기나 남들이 왜 굳이 거기에 관심갖지 하는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이야기든 귀담아 들으시는 책숲 회원님들 덕분에 그것이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2. 책을 다양하게 읽으시던데, 최근에 가장 인상 깊었던 책이 있을까요? 과학책이든 소설이든 상관없어요. 읽고 나서 오래 여운이 남았던 책이 궁금합니다.

서머싯 몸의 『면도날』을 처음 읽어봤는데 인상적이었습니다. 친구가 면도날 책을 추천해주면서 여기 나오는 래리라는 주인공이 하는 행동이나 사는 게 저랑 똑같다면서 추천해줬거든요.
저는 래리처럼 전쟁의 공포 속에서 죽을 위기를 넘긴 정도의 계기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래리가 신이라든지 우주의 원리에 대해 궁금해하거나, 일반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여러가지 지식을 쌓으려고 여러 주제의 책을 읽는 것이나, 여행으로 다양한 삶에 직접 뛰어드는 것 등등 주인공 삶의 가치관이나 행동이 확실히 제가 추구하는 삶과 많이 닮았다고 느꼈습니다.
3. 과학 분야에 관심이 많으신 걸로 알고 있어요. 주영 님에게 과학은 어떤 의미인가요? 단순한 지식 이상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제가 알고 있는 많은 편견이나 직관에 의지한 지식이 자연의 진리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직관에 반대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걸 느낄 때마다, 과학이 단순 지식 이상의 매력이 있다고 느껴요.
예전에는 ‘모든 것이 과학이다’라고 얘기하고 다니는 궤도나 다른 과학자들이 하는 말이 그저 그랬거든요. 근데 그 분들에 비하면 아주 미미하지만 조금씩 관련된 책을 접하고 느낄 때마다 정말 그 말이 맞구나 라는 걸 최근엔 공감하는 정도까진 온 것 같아요.
과학이라는 것은 특별한 게 아니라 어두운 밤하늘을 찾아 떠나 쏟아질 듯한 은하수를 경험하는 것이나, 울창한 숲에서 나무 향기를 맡는 것이나, 사랑하는 반려견이나 사람과 있을 때마다 느끼는 감정 같은 것들을 다 포함할 수 있을 정도로 포용력이 높거든요.
그러면서 점점 타인에 대한 겸손의 태도를 너머, 자연에 대한 겸허, 경외를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4. 여행도 좋아하신다고 들었어요. 다녀오신 여행지 중 ‘책 속 한 장면 같았다’고 느낀 곳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이탈리아의 피렌체에 가게 되면 갈 수 있는 근교 여행지 중에 ‘친퀘 테레’라는 곳이 있거든요. 사실 도시 하나라기 보다는 그 지방에서 정말 아름다운 다섯 개의 마을을 일컫는 말인데, 그 다섯 마을을 하루 동안 혼자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떠돌던 기억이 나요.
마지막 마을이 리오마지오레 라는 곳이었는데, 작은 골목 같은 곳에서 엄마, 누나랑 같이 공놀이를 하던 꼬마 소년이 기억이 나요. 그리고 피렌체로 돌아가는 기차역에서 기차를 기다리는데, 보랏 빛과 파란 빛 그 사이 어딘가와 같은 노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때 문득 그 날 하루 짧은 영화들을 다섯 마을들에서 각각 감상하고 돌아오는 것 같았어요.
5. 여행과 독서, 두 가지를 함께 즐기시는 주영님만의 방식이 있을까요? 여행지에서 꼭 챙겨 읽는 책이나, 떠날 때 듣는 음악 같은 루틴이 있나요?

웬만하면 실물책과 필통을 항상 챙겨가는 편인 거 같아요. 여행지에 가서도 책을 읽는 등 오히려 그곳에서도 일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루틴들을 하려는 것 같습니다. 읽는 주제의 책들도 여행지라고 따로 정해놓고 하는 건 아니고, 그때그때 읽고 싶은 책을 챙겨 갑니다. 최근에 치앙마이에서는 로베르 주르뎅이란 작가의 ‘음악은 왜 우리를 사로잡는가’ 라는 책이었습니다.
듣는 음악 같은 경우 여행지에서 우연히 알게 된 노래가 있는데, 태연의 ‘꿈’이라는 노래가 있어요. 이 노래를 이집트 다합에서부터 듣기 시작해서 그때 있던 형, 누나들한테도 추천해줬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노래의 원곡이 조용필의 ‘꿈’이라고 하더라구요. 개인적으론 조용필의 원곡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가사나 멜로디가 홀연히 떠나온 낯선 여행지에서 듣기 좋은 노래인 것 같아요.
6. 책숲의 여러 모임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을까요? 인상 깊었던 대화나, 함께한 사람들, 혹은 문득 따뜻했다 싶은 시간이 있었을 것 같아요.

『스토너』 모임이 가장 인상깊었던 것 같아요. 저는 제가 읽고 싶은 책이 비교적 확실하다 보니 자유 독서 모임에 자주 가곤 하거든요. 그때마다 여러 책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긴 하지만, 단일한 책을 정해놓고 동일한 주제들에 대한 여러 의견들을 듣는 것도 재밌더라구요. 자기 인생에 있어서는 그 누구나 영웅이나 다름없다는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7. 과학책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많은데, 입문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을까요? ‘이 책으로 시작하면 과학이 훨씬 친근하게 느껴진다’ 싶은 책이 궁금해요.
카를로 로벨리의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김상욱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 두 권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두 책 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과학 분야에 대한 한계를 넘어 철학, 종교, 삶과 죽음 등등 과감한 질문들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에서는 시간을 비롯한 우리 주변에 있는 ‘모든 것’에 대한 과학의 이야기를 물리학의 역사와 함께 반추하면서 결국은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다소 충격적인 결과까지 도달하게 되는 책입니다.

『하늘과 바람과 별과 인간』은 우리가 학교에서 각각 따로 배웠던 물리, 화학, 생명 등을 통합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시야를 가지게 해줬던 것 같아요.
8. 앞으로의 계획이나,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독서, 여행, 혹은 완전히 다른 무언가라도 좋아요.
순례 여행에는 항상 관심이 많아서 흔히들 가시는 산티아고 순례길이라던가, 혹은 제가 아는 분이 추천해준 불교 성지 순례도 관심이 있어요. 주로 인도나 네팔 같은 나라를 돌더라구요.
독서는 여러 분야를 넘나들면서 통섭적인 아이디어를 주는 책을 여전히 볼 것 같아요. 특히 책숲에서는 여러 챌린지나 모임이 많아서 자연스레 여러 책을 접하게 되는 것 같은데, 그런 기회를 통해서라도 평소에는 안 읽을 법한 책들을 많이 보고 싶네요. 코스모스 챌린지가 끝난 후 사피엔스 챌린지를 할텐데, 예전에 읽은 책이지만 지금 보면 또 완전히 새로울 것 같아서 기대됩니다.
9.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 주자를 지목해주세요. 이분의 책 이야기를 꼭 듣고 싶다, 하는 책숲 회원 한 분을 추천해 주시면 다음 뉴스레터 인터뷰로 이어질 예정이에요.
윤형 님 이야기가 듣고 싶어요. 많이 뵙지는 않았지만 항상 자리에 앉으실 때마다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어주는 것이나 하시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던 거 같아요. 저번에도 『불편한 편의점』 책 이야기를 하시면서 편의점에 대한 애착과 책 제목을 왜 그렇게 지었는지에 대한 윤형 님만의 추리를 들었는데 재밌었습니다. ㅎㅎ
어느덧 10월의 마지막 주를 보내고 있네요. 올 가을, 여러분은 어떤 책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셨나요?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활자를 눈으로 좇는 행위가 아니에요. 누군가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함께 나누며 우리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가는 일이죠. 그리고 책숲은 그런 독서의 기쁨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곳에서 좋은 책과 함께 포근한 시간 보내세요.
다음 모임에서 뵐게요.
책숲 운영진 드림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