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일주일을 보냈습니다.
일도 적당히 바쁘고, 적당히 건강한 것을 먹고, 적당히 잠을 자는 그런 무난함이요.
아! 어제 친구들이랑 먹었던 평양냉면은 너-무 맛있었어요. 이건 무난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갔던 냉면집은 간판만 봐도 맛집 분위기가 가득하고, 입구에 블루리본스티커가 열두 개쯤 다다닥 붙어있는 곳이었어요. 왠지 어르신들이 많이 찾으실 것 같은 노포 분위기였는데, 사이사이 어색하게 섞여있는 요즘의 쇠테리어 아이템들과 잔잔하게 흘러나오던 클래식 음악이 묘한 곳이었습니다.
새콤한 맛 없이 슴슴한 육수에 메밀면이 특히 맛있었어요. 뚝뚝 끊길정도로 뻑뻑하진 않은데 면을 집어올릴 때마다 메밀향이 퍼지더라고요. 같이 곁들인 녹두전도 궁합이 잘 맞고요.
아, 또 침이 나오네요.
평생 먹어 본 냉면 중에 최고는 진주에서 먹었던 진주냉면이었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그 맛을 내는 곳이 잘 없는 것 같아 아쉬워요. 해물육수가 베이스여서 평냉처럼 슴슴하지만 또 다른 감칠맛이 있거든요. 위에 고명으로 올라간 육전도 맛있고! 딱 한번 먹어봤는데 그 맛이 계속 기억에 남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슴슴한 맛에 빠져드는 것 같아요. 매콤하고 중독성 강한 맛들을 즐겨오다가 이제는 맑은 육수의 전골, 국밥을 더 즐기게 됐어요. 오래, 자주 먹어도 질리지않고 속이 더부룩하지도 않고요. 어제 먹은 평양냉면이 오늘 또 생각나는 것처럼..!
무난한 일주일-이라는 단어를 쓰다가 이 단어가 슴슴한 평냉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슴슴하다’의 사전적 의미는 심심하고, 싱겁다는 뜻이지만 그렇게는 대체하기 아쉬운 ‘슴슴’만의 느낌이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주도 슴슴하게 보낸 것 같아요. 어딘가 심심하고 잔잔하게 보냈지만 그대로도 괜찮은 정도요.
다들 이번 주도 잘 마무리했길 바라요.
그리고 또 적당하고 슴슴히 무탈한 다음 일주일을 보내길.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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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여행 중 한식이 너무도 끌리던 중에 받은 편지에요! 평냉.. 지금 제가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등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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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평냉.. 4월말에 같이 먹기예요..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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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평냉이 너무너무 먹고 싶어졌어요.. 침샘에서 침 올라오는게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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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냉면기에서 느껴지는 쇠테리어 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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