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펑펑 내리는 날의 입학식
3월의 눈이 펑펑 내리는 날,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어요. 처음 학교로 향하는 길, 양옆에서 아빠엄마와 함께 걷던 든든한 느낌 만큼은 오래도록 기억해주었으면 좋겠어요.
학교에 들어설 땐 긴장한 내색없이 담담히 걸어가던 아이의 모습, 차분하게 실내화를 갈아신는 모습이 참 대견했어요. 교실에 들어가서야 낯선 듯 작은 책상에 앉아 연신 뒤돌아 보며 아빠엄마를 찾던 아이. 씨익 웃으며 안도하는 모습이 가슴 벅차도록 사랑스러웠어요. 이 장면은 제가 평생 추억할 순간이 될 것 같아요. 알림장에 적힌 ‘교실은 작은 성공과 안전한 실패를 경험하는 곳’ 이라는 문장을 보고서야 마음이 놓였어요. 학교 생활을 단순 의무 교육이 아니라 무엇으로 정의해야 하나, 내겐 학교가 어떤 의미였나 곰곰히 생각해도 와닿지가 않았는데 이 한마디가 모든 답이 되어 주는 것 같았고 앞으로 이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지지해주어야 겠다 생각했어요.
마음껏 나를 실험해보며 단단하게 성장해 나가기를. 입학을 축하해, 우리 아들!
언제 회사를 다녔었나 싶을 정도로 지금의 생활에 완벽히 적응했어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현재의 시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행복이에요. 평일 대낮,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아이와 자전거를 마음껏 타는 시간. 당연하지 않았던 일상을 지내고 있는 소중함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어요.
다만, 마음와 체력의 여유가 생기니 아이러니하게도 쓰고 싶은 글감이 쉽게 떠오르지 않더라구요. 오히려 마음이 바쁘고 일상이 정신없이 휘몰아칠 때, 부들부들하며 감정을 극적으로 써내려 가지는 것 같아요. 현재의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기록하려 노력해볼게요.
3월에는 집을 왕창 비울 거에요. 그리고 초록 화분과 책으로 채우고 싶어요. 집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비우고 싶어지고, 반대로 집을 떠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 다시 채우게 되더라구요. 그동안 집을 잘 돌보지 못한 것 같아 살림 재고들을 파악하고, 정리하고 아이들의 방은 성장기에 맞는 배치로 바꿔주며 더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려해요.
친구들의 펜팔에 담겨있던 3월의 다짐들, 해내고자 하는 일들 모두 응원할게요.
싱그러운 봄을 기다리며, 미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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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집에 머무르는 시간에 따라 비우고 싶어지고, 채우고 싶어지는 마음이라는 표현 너무 와닿아요. 3월 살림 재고 파악 저도 함께 할래요!
면
동히님 여행의 전리품들 벌써 기대중이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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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면님의 글에서 잊고 있었던 교실 풍경도 다시 떠오르고, 아이의 모습과 표정이 자연스럽게 그려져서 웃음이 지어졌어요. 그리고, 저도 2년 전까지는 서울역 근처에서 근무를 했었어서 첨부해주신 남산 타워 사진이 괜히 더 반갑네요 ㅎㅎ
면
오와 그러셨군요~ 이젠 귀여워보이는 남산타워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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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교실은 작은 성공과 안전한 실패를 경험하는 곳”이란 문장을 보고 뭉클했어요. 안전한 실패라는 말이 너무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입학 축하해요!!
면
고마오요 저희도 안전한 실패를 겪고 어른이 되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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