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었던 루틴을 쌓아가는 중입니다.
평소와 다른 1분기(일하지 않고 펑펑 놀러다님)를 보낸 뒤, 사소하지만 일상을 지탱했던 루틴을 몽땅 잃었습니다. 어쩐지 하루가 허무하고 밤마다 잘 살고있나 고민이 들기 시작한다면 다시 루틴을 점검해봐야겠죠?
제가 주로 노력하는 반복적 행동은 영양제 먹기, 일기 쓰기, 듀오링고 불꽃 유지하기, 원서 읽기, 뉴스레터 쓰기(!), 독서 모임하기, 운동하기 정도입니다. 여기에 직접 요리해먹기, 일요일마다 스파데이 보내기가 추가되는 정도에요.
이 중에 1분기동안 지속된 건 정말이지 하나도 없어요. 신나게 사 둔 여러 일기장은 한 뭉터기 빈 페이지만 생겼고, 듀오링고는 열심히 저를 설득하다가 더 이상의 알람을 보내지 않기로 선언했고요. 매일 아침 카카오톡으로 날아오는 원서 읽기는 읽지 않음 메세지로 관리되며, 그나마 발행해왔던 뉴스레터도. . . 면님과 하는 일요 독서모임도 언제가 마지막인지 기억이 안나요. 운동도 달리기 찔끔, PT 찔끔했네요. 요리는 커녕 배달 빈도가 늘었고 피부는 거칠어진지 오래입니다.
저처럼 미루기가 습관이신 분들은 공감할지도 모르겠어요. "정각부터 해야지", "다음달 1일부터 해야지"처럼 의미있는 숫자, 날짜부터 시작하겠다고 다짐하는거 말이에요. 항상 그러던 제가 이번 주 월요일 당장 시작한 일이 있으니 그 것은 바로 일기쓰기 입니다. 17개월째 회원으로 활동하는 기록 모임에서 매 달 미션을 내주는데 정해진 2주간 매일매일 기록한 한 장을 공유하는 거에요. 어떤 기록이든 상관없어서 포스트잇에 끄적인 한 줄도 미션 성공으로 인정해줘요. 이번달은 장미의 5월이니, 하루 달성할 때 마다 1개의 장미 이모티콘🌹을 상으로 받고 10개의 장미 이모티콘을 모으면 장미 꽃다발이 되어 스타벅스 기프티콘을 받게되는 아주 간단하고 귀여운 미션이에요. 미션이 시작되자마자 오늘부터 위클리 다이어리를 쓰자고 결심했고, 그로부터 오늘은 11일차! 훌륭하게 장미를 모아가고 있습니다.
기록을 시작하니 해빗트래커를 작성하고, 그러다보니 이루고자 했던 루틴들을 하나씩 지켜나가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듀오링고에 체스가 생겨서 체스를 배우고, 출근길 혹은 퇴근길에는 꼭 원서 읽기를 듣고있어요. 배달 시킬까 하다가도 동그라미 하나를 채우고 싶어 집 밥을 해먹는 요즘입니다. 그랬더니 오늘 뉴스레터를 쓰려고 각 잡고 앉는 것도 평소보다 쉬웠어요. 이런 선순환!
언제든 다시 풀어질 수 있는 마음이지만 이렇게 시작하면 된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지내보려구요. 펜팔 친구들도 5월의 끝자락, 상상하고 바라는 하루대로 보낼 수 있길 바랄게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