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때 많이 힘들지”
싱글맘이 된지 벌써 한달이 지났어요. 워킹맘이 된지는 한달 하고도 열흘이 지났고요. 그러니까 첫 출근을 하고 일주일만에 남편이 떠났어요. 그가 무려 11주간의 출장을 가버린 것인데요. 누구든 만나면 “요즘 어때 많이 힘들지”로 대화가 시작되는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누구의 도움 없이 아이를 키우면서 일을 할 수 있겠는가부터 시작해서 등/하원 중 하나는 남편이 도와줘도 어려운 워킹맘 생활을 혼자서 하긴 너무 힘들겠다 등등 다양한 걱정 인형들의 우려 속에 저의 대답은 “이제 홀로 설 준비가 되었어요”입니다. 10000% 농담이지만 마침 일도 시작했겠다, 그의 반복되는 출장에 싱글맘 라이프에도 완벽 적응을 했거든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루틴
물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지금 회사의 근무 조건이 매우 훌륭해서 인데요. 여러 이유로 몇몇 부서가 임시 사무실을 쓰고 있고 저희 부서도 그 중 하나에요. 그 덕에 주 2회 재택 근무를 하고 도어 투 도어로 15분이면 사무실에 도착해요. 그럼에도 아이와 나 둘 중 한 명이라도 아프면 근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5시 45분에 일어나 20분 요가를 하고, 6시 40분까지 도시락을 싸고, 6시 50분에 아침을 차려주고 준비를 시작해요. 7시 30분에는 나가야 7시 35분까지 아이를 데려다주고 7시 50분 정도에 사무실에 도착해요. 평일에는 술을 마시지 않고, 주 2회 반신욕을 하기 시작했어요. 11시 이전에 꼭 잠자리에 들고요.
내년이면 새로 짓는 사무실로 들어가게 돼요. 임시 사무실 덕분에 누릴 수 있었던 재택근무도 없어지고 지금보다 두배 넘게 걸릴 출퇴근 시간까지 감안하면… 지금의 루틴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이 행복도도 확 낮아지겠죠…? 그때를 위해 지금의 행복을 차곡차곡 쌓아둬야겠어요. 언젠가 더 빡센 시즌이 오더라도 지금보다 더 단단해져 있기를 바라며…
36세 금쪽이
어제부터 우리집 왕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어요. 무려 3개월이나요. 원래는 6-7월을 꽉 채워 한국에 갈 예정이였는데 입사를 하게 되면서 한국 티켓을 취소했어요. 한국을 떠나온지 1년 4개월만에 가는거라 큰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일을 시작하고 한달 반만에 몇주 휴가를 내는건 어렵겠더라고요. 여름방학 내내 아이는 사립 어린이집에 다닐테지만 남편이 없는 11주를 어떻게 버티지 걱정이 되서 주저없이 엄마 아빠를 호출했어요. 왕자가 방학을 했고, 나는 이제 막 일을 시작했으니 여기로와 나를 도와달라. 지체없이 yes를 받아내었죠. 오는 날짜, 가는 날짜 머무는 날짜, 모든 결정권이 저에게 있었어요. 그러면서도 몇 일을 계셔야 내가 가장 적게 스트레스 받으면서 가장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저를 보면서 금쪽이는 멀리 있지 않구나 깨달았어요. 36년동안 금쪽이 육아를 하고 계신 부모님께 이번에는 절대로 짜증내지 않고 감사한 마음만 표현하기를 다짐하며,,,
6주 남은 싱글맘 라이프도 무사히, 가능하면 유쾌하게 생존하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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