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런 펜팔을 하기로 했냐면요,
1월 어느 날, 동에게 갑자기 연락이 왔어요. '같이 전시를 보러 가자'는 카톡이었어요. 네다섯 가지 전시를 핸드폰 메모장에 리스트업 해두고, 갈 마음은 못 먹고 있어서 신이 났죠. 만나서 함께 본 전시는 <미나 페르호넨 디자인 여정: 기억의 순환>이었는데, 창작과 기록에 대한 열정에 불을 지피는 내용으로 가득했어요. 과정을 세세하게 정리해서 담아두기도 했더라고요. 그 뒤 와인을 홀짝이며 이야기하던 중, 동의 펜팔 계획을 듣게 된 거예요. 영감을 가득 채우고 나서, 재밌는 작당모의(?)를 하려니 얼마나 설레었겠어요! 바로 같이하고 싶다고 손을 들었답니다.
그 뒤, 펜팔 친구 모집도 제대로 돕지 못하고 흐지부지 시간이 흐르고 있었는데, 동의 첫 번째 편지를 받고 일단 해보자는 결심을 다시 다졌습니다. 완벽주의는 꽤 심한 편이지만, 이상하게 뭐든 시작하는 건 또 잘하는 편이라 이렇게 바통을 이어받아 인사를 전하게 되었고요.
7-8년 전 쯤, 외국에서 공부하면서 종종 힘들고 외로운 순간이 큰 파도처럼 밀려왔었어요. 그때 저를 위로했던 건 친구와 토요일마다 한 통씩 주고 받은 메일이에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고민과 경험을 긴밀하게 나누었던 기억이 있어요. 짧으면 짧은 대로, 바쁘면 가끔 건너뛰면서 귀국하기까지 2년 넘게 이어갔죠. 그 내용은 지금도 메일함을 뒤져보면 나오겠지만, 그걸 열어보는 시간은 잘 오지 않더라고요. 이렇게 새로운 친구들과 펜팔을 다시 시작하는 제 마음이 얼마나 두근댈지 상상이 가시나요?:)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는 조금 더 찬찬히 생각해 볼게요.
이번 주 날씨가 매서운데, 따뜻한 곳에서 편안한 한 주가 되시길요. 그럼 저는 다음 화요일에 또 돌아올게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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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펜팔이라니..! 😆 더 선명하게 그려지는 메일링입니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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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7-8년 전의 토요일 펜팔이 큰 위로가 되었을 것 같아요. 언젠가 그 이야기도 공유해주시려나요?
동
동 챈 면 한글자 닉네임 🤎
챈
호호..토요편지도 언제 한번 풀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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