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책을 주제로 이런저런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아이들의 책장의 책들을 바꿔줄 새로운 책들을 당근마켓에서 구해오고, 제가 볼 책들을 빌리기 위해 도서관도 들렀더니 세계 책의 날 (4.23) 이었더라구요. 뜻밖의 동시성을 느끼며 소소하게 기분이 좋았답니다.
어릴 적, 방학이면 어김없이 도서관을 도장 찍듯 다녔던 추억이 깊이 남아있어요. 시원한 도서실에서 책도 실컷 읽고, 싸온 도시락을 펼쳐 도서관 앞 푸르른 공원에서 먹고, 달리기도 하고, 내 이름으로 된 대출증을 챙겨 권수를 세어리며 빌렸던 순간들. 그래서인지 지금도 서점과 도서관을 들를 때면 마음의 평화와 에너지를 얻곤해요. 약간의 무거운 듯 들떠있는 공기, 고요한듯 사각사각한 소리, 사람들이 휴대폰이 아닌 무언가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 하루종일 있어도 질리지 않아요.
휴직 후, 틈만 나면 향해 있는 곳은 지역 도서관과 알라딘 중고서점의 영어 그림책 코너에요. 궁금한 책이 생기면 내가 원하는 시간에 도서관과 서점을 마음껏 드나들 수 있는게 큰 행복이에요. 책장 앞에 앉아 그림책을 한참 뒤적거리다 보면 그림과 스토리에 푹 빠지는 천국같은 시간에 살고 있죠.
이렇게 들인 책들을 아이들에게 좀 더 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고심 끝에 매거진 랙을 하나 들였어요. 한 주의 책을 큐레이션 해 아이들의 눈에 잘 띄게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아이들의 책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계절에 어울리는 책들을 고르는 것이에요. 그 다음엔 아이들의 현재 관심사를 고려한 책, 그리고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아이들이 봐주었으면 하는 이야기. 원서의 멋진 그림들이 아이들의 시선과 마음에 닿았으면 해요.
이번주는 아이의 학교 도서관에서도 세계 책의 날 기념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어요. 저는 도서실 봉사자로 참여해 나만의 나무 독서대 만들기 활동을 함께하며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었는데, ‘지금은 작은 씨앗이지만 난 널 기대해’ 라는 문구를 골라 꾸미던 아이가 기억에 남아요. 한 권 한 권의 책이 작은 씨앗처럼 아이들 생각주머니에 심겨져, 언젠가 울창한 숲처럼 자라나길 바라는 마음이 들었어요. 손안에 짧고 자극적인 콘텐츠가 더 흥미롭기도 하지만 조금은 다른 호흡으로 스며드는 책의 기쁨을 간직하면 참 좋겠다 생각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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