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에 대하여
갑자기 왜 이 주제로 글을 쓰냐면요.. 지난 주 쓴 편지에서처럼 루틴을 몽땅 잃고 다시 찾아가는 과정에서 저의 추구미인 '독서하는 삶'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아서 입니다.
독서는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읽기 시작하면 한없이 빠져들 수 있는데, 그 첫 한장이 참 힘들다는 점이요. 어떤 다른 루틴보다 시작하기가 어렵우면서도, 시작만하면 금새 원래의 독서 습관으로 빠져들어요.
안 읽은 책 잔뜩인 책장에는 무심하다가, 신간 한 권이 툭 올려져있는 식탁에는 반응하게 되죠. 어느날은 번거롭고 무겁다며 이 북을 읽고 싶다고 하다가, 어느날은 책장 넘기는 손맛을 찾고 싶고 참 변덕이 심해집니다.
잊고 있던 서점 사이트는 한 번 들락거리기 시작하면 장바구니에 쌓이는 양과 가격이 어마무시해지고요. 낯선 동네에 가면 괜히 동네 서점은 없는지 검색하게 돼요. 그러다 한 권 사게 되는 날에는 다시 책 읽기에 빠져들게 되지 않나요?
루틴을 잃기 전에는 다독가였냐 하면 또 그것도 아닌 것 같아요. 작년에는 1년짜리 유료 도서관(소림서전) 멤버십에 가입해 꽤나 많은 책을 읽었었는데요. 이렇게 몰아칠 때는 하루에 두 세권씩 읽기도 했지만 지금처럼 독서 침체기에는 한 달에 한 권도 펼치지 않으니까요. 이번 여행 때 미키7을 겨우겨우 쪼개 읽다가 겨우 끝낸 반면,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삼체를 몽땅 몰아읽기하는 시간도 가졌답니다.
최근에는 기록 모임을 하는 분들과 '한 권의 책 돌려읽기'를 하고 있어요. 택배로 주고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마음에 드는 문장을 더 정성껏 하이라이트하고 짧은 감상평도 남겨둡니다. 몇 달전 '간'이 같이 해보자고 제안해 준 방법이었는데, 그 땐 하지 못했던게 지금와서 아쉬워요. 서로의 문장이 같을 때 느끼는 재미와, 서로의 문장이 다를 때 느끼는 재미 모두 의미있더라구요.
그러고보니 '진'의 집에 놀러갔을 때 읽은 이슬아의 산문집이나, 도서전에 함께갔던 '간'과의 책 바꿔읽기, ;챈'이 알려줘서 재미있게 사용하는 독서 기록 앱 북적북적, 매주 일요일 '면'과의 책 읽는 한시간! '옥'님이 추천해주신 삼체를 따라 읽었던 일, 모두가 좋아하는 책으로 연결되어 있단 생각이 들어요. '봄'님의 최근 가장 재밌게 읽은 책도 궁금해지는 밤입니다.
혹시 최근 저처럼 잠시 책을 내려놓은 시간을 보내고 계시다면, 6월에는 새 책 하나 장만해보시면 어때요? 저는 벌써 국제도서전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럼, 책 읽기 좋은 편안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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