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후의 주말, 그 후
겨우 일상을 되찾은 주말을 보내고, 다시 시작된 평일입니다. 지난 금요일 저녁은 유독 설레는 마음이었어요. 고생 끝에 맞은 휴일이 얼마나 달콤하던지요. 지난 주말에도 쉬긴 했지만, 진짜 일이 끝난 후 맞는 휴일은 또 다른 해방감이 있더라고요. 주말엔 열심히 쓸고 닦고,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재외국민투표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그렇게 언제나의 주말 같은 시간이 흘렀습니다.
얕고 넓은 관심사
좋아하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한 번 좋아하면 오랫동안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이렇게 쓰고 보니, 왠지 스스로가 일본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일본은 하나의 문화가 들어오면 아주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 같다고 늘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오래 잘 사는 걸까 싶기도 한데… 아, 이 얘기를 하려던 건 아니고요.
이 얕고 넓은 관심사의 범위를 조금 좁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를 하고싶었습니다. 항상 바쁘고 정신없는 이유인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특정 관심사에 ‘뾰족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거든요. 그 일환으로, 발레를 그만두기로 결심했습니다. 햇수로는 6년 가까이 한 것 같은데, 실제로 열심히 했던 건 2년도 채 되지 않아서 아직도 초보 딱지를 떼지 못했어요. 미련이 남아서 한 달에 한두 번이라도 꾸역꾸역 이어가고 있었는데, 이제는 그만 놓아줄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기에 쏟았던 관심과 비용이 이제 어디로 향하게 될지, 어떤 관심사에 힘을 더 실어볼지 고민하는 시간도 즐겁네요. 어쩐지, 좁히기보다는 또 다른 무언가를 시작하게 될 것 같은 불안함도 있고요.
이 스위치가 다시 꺼지지 않기를
바쁘게 지낸 약 2주, 오랫동안 꺼져 있던 스위치가 다시 켜진 기분이었습니다. 재택근무가 일의 효율성을 떨어뜨리지 않는다고 강하게 주장하고 싶지만, 이번 2주간의 체험을 통해 회사에서 일이 더 잘된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재택근무로 돌아오자마자, 회의 중 딴짓을 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했거든요. 저는 디자인도 참 좋아하지만, 그냥 ‘일을 잘 해내는 나’라는 모습도 참 좋아합니다. 비록 디자인을 하지 못하더라도, 지금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요. 늘어지게 쉬다보면 다시 스위치가 내려갈 것만 같아 주말에도 일과 관련된 것들을 조금 들여다보기도 했답니다. 아직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해서, 일단은 내일도 회사를 나가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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