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새로운 시작을 전하는 편지 from.진

💌 진

2025.04.05 | 조회 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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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끼리 주고받는 2025 이메일 펜팔

2025-04-04 오랜만에 한국에 기쁜 소식이 있더라고요! 원래 일정대로라면 6월에 한국에 가서 대통령 투표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한국행 일정을 조정 중이라 한국에서의 투표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신 재외국민투표를 알아보려고요. 시청과 광화문에서 몸 고생, 마음 고생하셨을 분들께 무한한 감사를💫

다시는 돌아갈 수 없을 거야

간님과 면님의 뉴스레터를 이어 Job 시리즈를 적어보려 해요. 저도 면님처럼 덕업일치를 이루었다는 자부심에 가슴이 벅차오르던 시절이 있었고, 간님처럼 일에 완전히 몰입하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움과 괴로움이 뒤섞였던 때도 있었어요. 이럴 때나 저럴 때나, 저에게 가장 큰 고민은 늘 ‘일’이었어요.

더 잘하고 싶어서 괴롭고, 더 열심히 하기 싫어서 괴로웠어요. 그냥 더 치열하게 하면 되었을 텐데, 열심히 해도 원하는 만큼 못 할까 봐 일부러 한 발짝 뒤에 서서 치열하게 하지 않는 척했던 것 같기도 해요. 마치 더 사랑하면 버려질까 봐 애써 여유로운 척하는 을의 연애처럼요.

마케터는 끊임없이 배워야 했고, 누구보다 빨라야 했어요. 어떤 날은 반짝 빛나야 했고, 어떤 날은 냉철해야 했죠. 스타트업이었던 회사는 늘 빠른 성장을 외쳤고, 구성원들에게도 그걸 요구하는 듯 느껴졌어요. 모든 걸 다 잘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고, 잘하는 걸 더 잘하게 하는 데 에너지를 쏟았어야 했는데 저는 늘 부족한 것만 크게 보고 괴로워했던 것 같아요. 신기하게도 ‘증’이 커질수록 ‘애’도 커지더라고요. 시원하게 포기할 수도 없게 말이에요. 사실 포기는 선택지에 없었어요. 마케팅 일 외에 해보고 싶은 분야가 전혀 없었거든요.

미국에 오게 되었고, 한국 회사와 재택으로 일을 이어가다가 결국은 일을 마무리하게 되었어요. “이제 나의 마케팅 커리어는 끝났구나”라는 생각이 저를 힘들게 했어요.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릴 거였으면, 그동안은 왜 그렇게 괴롭고 치열하게 살아야 했을까. 일을 못 한다고 생각하니 미워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내가 얼마나 일을 사랑했는지만 남더라고요.

 

이제는 보내줄게

이별의 괴로움이 옅어질 때쯤, 뉴스레터를 보지 않아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고, 성장을 부추기는 회사도 없다는 사실에서 해방감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더 이상 파도처럼 밀려오는 일에 일상이 흔들릴 일도 없을 테고요. 이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고 느낄 때쯤, 예상치 못한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어요. 새롭다 못해, 생각조차 해본 적 없는 일이었죠. 일이 이렇게 흘러가다니, 저도 황당할 정도예요.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했던 잡 오퍼에 대한 이야기인데요. 무역·물류에 ㅁ도 모르는 제가, 오로지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유 하나로 월요일에 면접을 봤어요. 저를 추천해준 파트장님(=친구)은 면접이 끝나자마자 전화를 해서, “면접관 반응 보니까 합격한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무슨 이런 합격 발표가 다 있나 싶었지만, 이내 정식 절차를 거쳐 다음 주 월요일에 첫 출근을 하기로 했어요.

이전 커리어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일이라 재밌을까? 걱정이 되긴 하지만 설렘 필터 때문인지 전 연인의 단점이 완벽히 보완된 새 연애를 시작한 것 같아요. 마치 뜨겁다 못해 데어버린 전 애인에 대한 마음을 정리하고 나를 아껴주는 따듯한 사람과 함께하기로 결정한 순간 같달까요? 

모두 아는 결말처럼 연애의 온도는 점점 내려가다가 언젠간 짜게 식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새로운  시작에 저를 던져보려해요. 내가 짠 시나리오대로 절대 안흘러가는 인생이지만 그냥 계속 가보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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