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쑥스럽지만 적어보는 편지 from.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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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03 | 조회 7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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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펜팔

친구들끼리 주고받는 2025 이메일 펜팔

2025-04-03 다들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저는 가볍게 입고 다니다가 결국 감기에 걸려버렸어요! 이번 주 일요일에 발리로 떠날 예정인데 증상이 꽤나 심해서 걱정입니다.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못하고, 해야할 일들도 끝마치지 못한 채로 출국 전 약속들도 무리하게 잡아놓은 것 있죠. 마음이 갑갑한데 좀 털어놓으니 낫네요. 앗 그리고 내일은 대망의 . . . (말줄임)

쑥스럽게 공개하는 취미 

저는 문구와 귀여운 것을 굉장히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울적한 날에는 무인양품에 가서 노트를 하나를 사고, 교보문고에서 펜 하나를 사면 싹 풀릴 정도에요. 취미치고는 저렴한 편에 속한다는 스스로의 명분을 가지고 가열차게 구매해 댄 결과! 넘쳐나는 문구용품에 책상과 서랍이 꽉 차버렸어요. 지난 편지에 '정리 수납 전문가' 분들을 모신 이야기를 잠깐 적었었는데요. 저의 서재방 정리에 전문가 한 분이 오롯이 9시간을 쓰셨다고 하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이해되실 것 같아 쑥스럽게 공개해봅니다. 

 

그래도 고아하다고 믿는 취미 

저는 문구 쇼핑이 아닌 기록을 취미라고 믿고 있어요. 그리고 기록을 하는 사람들의 도구라는 측면에서, 문구 쇼핑(좋게 말하면 수집)이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행위라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온라인 기록 모임에 가입해 멤버로 활동한지 1년 4개월차인데, 여기서 만난 기록인들 모두 문구에 관심이 많고 수집하는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기록인들이 마음 편해지고 싶을 때 읽는 행복한 글을 공유해요. 

 

저택에 사치를 부리면 귀신이 엿보고, 먹고 마시는 데 사치를 부리면 신체에 해를 끼치며, 그릇이나 의복에 사치를 부리면 고아한 품위를 망가뜨린다. 오로지 문방도구에 사치를 부리는 것만은 호사를 부리면 부릴수록 고아(高雅, 고상하고 우아함)하다. 귀신도 너그러이 눈감아줄 일이요, 신체도 편안하고 깨끗하다.

문인 유만주 일기문 중

 

꾸준히 하고 싶은 기록들

25년 다이어리 셋팅
25년 다이어리 셋팅
여행 다이어리와 스크랩 노트
여행 다이어리와 스크랩 노트

1) 항상 가지고 다니는 a7노트. 마구잡이로 작성하는 재미가 있어요.

2) 루틴과 하루 식사를 기록하는 위클리 다이어리도 올해 새로 추가했어요. 작년까지는 불렛저널을 썼었는데, 올해는 기록 스타일을 바꿨거든요. 1월 하루 루틴이 안정적으로 잡혀있을 땐 잘 쓰다가 여행을 떠나면서 놓게 되었는데요. 5월부터는 다시 써볼 예정입니다. 아침, 점심, 저녁 뿐 아니라 간식으로 뭘 먹었는지까지 상세하게 적다보면 확실히 건강하게 먹게 되더라구요.

3) 스크랩 노트도 꾸준히 기록해보고 싶은 기록 형태에요. 예쁘고 작은 기념 종이들을 못버리고 모아두거든요. 아끼지 말고 붙여서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하나의 노트로 가져가고 싶은데, 책상 앞에 앉기가 영 쉽지 않아요. 그래도 재료는 많이 모아 두었으니 틈틈이 해보려구요. 

5) 저는 호보니치의 5년 다이어리를 쓰고 있어요. 5년간의 같은 날짜가 한 페이지에 구성되어 있어, 내년에 작년 오늘의 기록을 볼 수 있는 형태에요. 저는 그냥 오늘 있었던 일을 사실 위주로 작성하는데요. 기록 모임의 다른 친구분들은 '육아 일기', '남편 일기'라던지 '유학간 자녀와의 대화 일기' 등으로 테마로 작성하기도 하시더라구요. 2022년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4년차라 꽉 찬 페이지를 보면 기분이 좋아 쓰길 잘했다 싶어요! 

그리고 여행을 떠날 때마다 트래블러스노트 패스포트 사이즈 다이어리를 한 권씩 사용하고 있어요. 하루의 이동 경로, 입은 옷, 날씨, 대화, 먹은 것, 구매한 아이템 등을 적구요. 마지막 페이지 쯤에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한마디 써달라고 부탁하기도 해요. 다이어리를 핑계삼아 참(charm)도 하나씩 사고, 설탕껍질 같은 쓰레기를 챙겨도 '아 다이어리에 붙이려고' 라고 말하면 만사 오케이라 좋아요. 

 

최근에 산 기록 도구, 코닥 포토 프린터

'손으로 직접 쓰는 아날로그 기록이 좋다면서 다이어리를 여러 권 사고, 거기에 붙일 사진을 위해 포토 프린터까지 구매하다니... 그럴 거면 차라리 디지털 기록을 하지!' 얼마 전까지 제 생각이었습니다. 사진이 붙어 생생하게 남겨진 여행 다이어리들을 부러운 눈으로 보면서도 애써 욕심을 누르고 있었죠.

그러다 최근 인스타그램에서 작은 파일에 영수증과 사진으로 소비 기록을 남긴 영상을 본 순간, 가격 비교도 없이 덜컥 구매 버튼을 눌렀습니다. 좋아하는 사진 몇 장을 인화해보니 '진작 살 걸!' 하는 후회가 밀려왔어요. 이제는 만나는 사람마다 한 장씩 선물하고 싶어 항상 가지고 다닌답니다. 그나저나... 소비 기록을 위한 소비라니, 생각해보면 다시금 쑥스러워집니다.

 

최근에 다녀온 문구 페어, 인벤타리오

29cm가 POV와 함께 문구 페어를 열었어요. 일요일의 간과 저는 따로 약속을 하지 않아도 당연히 서로 같이 가는거라고 생각할 만큼 각종 페어를 함께 다니던 사이인데, 이번 문구 페어는 기록 모임의 친구와 함께 하게 되었어요. (미안) 

감기 기운이 있어 갈까말까 고민을 하다 용기를 냈는데, 도착하자마자 도파민이 솟구쳐 아픈 것도 잊게 되더라고요. 좋아하는 브랜드를 구경하고, 처음 만나는 브랜드도 탐색하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미 SNS를 통해 예고를 많이 봐서 전시도, 상품들도 익숙한 상태였거든요. 딱히 새로울 것이 없을 것 같아 큰 기대가 없었는데 이럴수가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창작자들이 기록에 사용하는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들의 창작물과 어우러지는 구성이라 더욱 흥미로웠어요. 저는 무질서하게 구입하고 쌓아두는 것이 전부인 것 같아, 일관된 취향과 테마를 가진 컬렉션을 갖고 싶어졌구요. 그리고 단순히 수집에 그치지 않고, 이 도구들을 활용해 더 의미있는 창작물을 만들어보고 싶어졌어요. 

 

취미라는 것이 별 건가요? 마음이 가는 반복되는 행동이 취미가 아닐까 싶어요. 이번 주말에는 고아한 취미생활할 수 있는 마음과 몸의 여유가 생기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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