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7: AI로 희곡쓰기 도전기 (1)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매일 1개의 프롬프트를 배달해드리는 Daily Prompt입니다.

오늘은 AI로 희곡쓰기에 도전한 과정을 다룹니다.

AI로 문학작품을 쓸 수 있을까?

생성 AI가 우리 인간에게 던지는 가장 큰 질문 중 하나는 '무엇인 진짜인가?'입니다. 어제 뉴스레터에서 보여드린 것처럼, 벚꽃 나무 아래 사진을 찍지 못해도, 진짜 같은 사진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AI로 생성된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에 질리게 될 것이고, 내 눈으로 '진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라이브 퍼포먼스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것입니다. 1년 가까이 뉴스레터를 발행하면서 이 생각은 점점 더 확고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부터 라이브 퍼포먼스 경험을 쌓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배우로서 인생 첫 낭독극을 올렸고, 올해 안에 직접 쓴 희곡을 무대에 올려보겠다는 목표도 세웠습니다. 또한, 이 도전 과정에서 AI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도 공유할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 AI를 사용해 문학작품을 창작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일지, AI로 가능한 것은 어떤 것이고 어떤 한계가 존재하는지도 궁금하기 때문입니다.

AI로 희곡쓰기 도전기 (1)

어떤 내용으로 희곡을 쓸 지 정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보통은 멍 때리다가, 샤워를 하다가, 산책을 하다보면 머리에 떠오르는 글이 있습니다. 이 때 '이런 내용도 들어가면 좋겠고, 여기서 이런 걸 느낄 수 있으면 좋겠고, 그래서 각 등장인물들은 이런 사연들이 있을 것 같고...'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복잡한 생각들을 글로 정리하고자 할 때 Claude를 썼습니다.

프롬프트 1: 머릿 속에 떠오르는 대로 그냥 막 작성했습니다.

balance game 이라는 제목으로 희곡을 쓰려고 해.

기획의도: 인스타그램 단면을 보고 우리는 쉽게 다른 이의 행복한 라이프를 상상한다. 하지만 신은 늘 완벽한 삶을 주지 않고, 누구에게나 고난이 있는 법. 행복과 고난은 우리 삶에 함께 공존한다. 불행한 삶을 사는 것 같더라도 행복은 늘 우리의 발견을 기다리고 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모두가 불행하고 동시에 모두가 행복하다.

이런 기획의도를 갖고 있고, 등장인물로 20대 후반~30대 초반 4명을 등장시키고 싶어. 각각의 등장인물은 여성의 삶 표본을 의미해. 각 등장인물은 결핍이 하나씩 존재하는데 각자 자기 자신의 결핍만 쳐다본 나머지 상대의 어려움이 존재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못하고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을 가진 상대를 부러워해. 예를 들어 A는 아이가 있는 C를 부러워하고, C는 부부사이가 좋은 A를 부러워해. D는 E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녀의 유복한 집을 부러워해. 이런 식이야.

A: 부부 사이는 너무 돈독한데 아이가 생기지 않아.

B: 능력 있고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높은 연봉을 받지만 아픈 부모님을 돌보며 소녀 가장 노릇을 함.

C: 대학 졸업하자마자 8살 나이차가 있는 공무원 남편과 결혼. 사회생활을 따로 해보지 않았고, 외벌이로 나쁘지 않게 생활. 아이가 셋인데 딸, 엄마, 아내로서의 역할만 해봤어.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 뭘 잘하는지 몰라. 남편과는 결혼한지 10년차가 되어가고 서먹서먹해. 최근에 남편이 같은 회사 여자 동료와 바람이 났다는 걸 알게 돼.

D: 지방에서 나고 자라 대학 졸업 후 서울에 취직한 흙수저. 대기업 계약직을 전전하며 살고, 지방보다 높은 물가, 월세를 감당하랴 정규직 취업 준비를 제대로 못하고 돈이 급해서 계속 계약직을 맴돌아.

E: (대사로만 언급되는 존재) 재벌가에 준할 정도로 예쁘고 똑똑하고 집에 돈도 많지만, 우울증과 자신의 삶을 비관하여 몇 년 전 미국 유학 중 자살.

각 인물의 설명을 다듬어주거나 성격을 좀 더 상세하게 보충설명을 덧붙여줄래?

프롬프트 1 입력 결과(Claude): 각 인물 설명을 잘 정리해주었습니다.

A: 30대 초반의 여성으로, 남편과의 사이가 매우 돈독하고 서로를 깊이 사랑한다. 하지만 결혼한 지 5년이 넘도록 아이가 생기지 않아 속상해한다. 주변에서는 아이가 없어도 부부 사이가 좋으면 된 거라며 위로하지만, 본인은 아이에 대한 갈망이 크다. 따뜻하고 배려심 깊은 성격이지만, 아이에 대한 강한 열망 때문에 때로는 감정 기복이 심하다.

B: 20대 후반의 여성으로, 대기업에 다니며 높은 연봉을 받는 커리어 우먼이다. 업무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부모님의 건강이 좋지 않아 홀로 부모님을 돌보느라 개인적인 시간이 부족하다. 강인하고 책임감이 강한 성격이지만, 가끔은 자신의 삶에 지쳐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 한다. 연애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인연을 만나기 어려워한다.

C: 30대 초반의 전업주부로, 대학 졸업 후 곧바로 공무원인 남편과 결혼했다. 세 아이의 엄마이자 남편의 아내로서 가정에 충실하지만, 자아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깊다. 사회생활을 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답답함을 느낀다. 남편과의 관계는 점점 소원해지고, 최근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 온순하고 인내심 있는 성격이지만, 내적 갈등으로 인해 우울감을 느낄 때가 많다.

D: 20대 후반의 지방 출신 여성으로, 서울에서 대기업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정규직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생활비와 월세 부담 때문에 준비에 어려움을 겪는다. 성실하고 근면한 성격이지만, 불안정한 고용 상태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주변 사람들의 성공을 보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기도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E: 재벌가에 버금가는 부유한 집안 출신으로, 아름답고 총명했지만 우울증으로 고통받다 미국 유학 중 자살했다. 비극적인 삶을 살았지만, 그녀의 죽음은 다른 등장인물들에게 삶에 대한 깊은 질문을 던진다.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삶 속에서도 고통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어서 다음 프롬프트를 입력했습니다. 명령어(=프롬프트)를 입력했다기보다는 Claude와 대화를 나누는 것에 가깝긴 합니다.

프롬프트 2:

저 4명이 여성의 삶을 대표하는 것 같아? 빠뜨린 케이스는 없을까?

프롬프트 2 입력 결과(Claude):

제시해주신 4명의 여성 캐릭터는 현대 사회에서 여성들이 직면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와 고민을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더 다양한 여성의 삶을 표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케이스를 추가로 고려해볼 수 있겠네요.

F: 40대 중반의 경력단절 여성으로,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오랫동안 직장을 떠나 있었다. 자녀들이 어느 정도 자란 후 다시 사회로 복귀하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업무 환경과 연령에 대한 편견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을 위해 헌신했지만, 이제는 자아실현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다.

G: 미혼모인 30대 초반 여성으로, 아이를 홀로 키우며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편견에 맞서 싸운다. 아이에 대한 사랑은 크지만, 때로는 엄마로서의 역할에 지치고 힘들어한다. strong하고 독립적인 성격이지만, 한편으로는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H: 50대 후반의 은퇴를 앞둔 여성으로, 오랜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다. 자녀들은 독립해 나갔지만, 남편과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새로운 인생의 전환점에 서 있지만, 앞으로 어떤 삶을 살아야 할지 고민한다.

I: 20대 초반의 대학생으로, 외모에 대한 사회적 압박과 불안감에 시달린다. SNS를 통해 끊임없이 이상적인 미의 기준을 접하며, 자신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한다. 겉으로는 밝고 활발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자존감의 문제를 안고 있다.

물론 이 외에도 다양한 여성의 삶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각 캐릭터가 직면한 문제와 고민이 현실에서 여성들이 마주할 수 있는 상황을 반영하고,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겠죠. 캐릭터를 더 다채롭게 구성하면서도, 작품의 주제와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도록 고민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마무리

1) 요즘 글을 쓸 때는 Claude를 자주 씁니다. ChatGPT보다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든다고 해야할까요? ChatGPT보다 덜 기계적이고, 덜 딱딱한 느낌이 드는데 이 차이를 말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네요.

2) AI를 사용해 글을 쓸 때, 많은 사람들이 AI가 모든 글을 다 써줄 것으로 기대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에 관해 글 써줘"라고만 입력하면 프롬프트가 너무 빈약해 AI의 답변은 뻔하거나 인위적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머릿속에 어지럽게 존재하는 문장과 생각들을 일단 생각나는 대로 적어내려가 프롬프트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작성된 프롬프트를 AI에 입력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다듬어진 글을 결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오늘 보여드린 프롬프트 1처럼 사람이 어느 정도 작성한 내용을 프롬프트로 사용하는 것이, AI를 글쓰기에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입니다.

3) 과연 저는 프롬프트 2 입력 결과를 참고해서 등장인물에 변화를 주었을까요? <AI로 희곡쓰기 도전기>는 매주 화요일 연재됩니다. 다음주 공개될 도전기를 기대해주세요:)

오늘의 Midjourney 프롬프트

프롬프트 제공: @jae_hong__an

오늘의 프롬프트: a detailed surface texture of the meteorite with golden ratio and fractal patterns, dark, obsydian style, crators, rough textures, realistic, photoreal --tile --c 5 --v 6.0 --style ra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