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직 커피 로스팅 회사 CEO 겸, 건축 파사드 디자인 엔지니어입니다.
낮에는 누군가의 밑에서 설계 업무를 하고, 밤에는 커피 로스팅을 하며 살아온 지 2년 차이네요.
오늘은 설계 업무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꼭 설계 업무가 아니더라도, "반복 작업을 어떻게 자동화하고 시스템화할 것인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어 가실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1. 설계 업무에는 왜 반복 작업이 많을까?
설계 업무를 하다 보면 비슷한 작업을 계속 반복하게 됩니다. 비슷한 제품을 다시 모델링하거나, 치수가 변경될 때마다 모델을 수정하죠. 보통 설계 업무는 디자인보다 수정 업무가 5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일을 주는 클라이언트들은 자고 일어나면 마음이 변하는 마법을 겪으시거든요.
"어제는 책상이 냉장고 옆에 있는 게 좋았지만, 오늘은 주방 옆에 있는 게 좋네요?"
디자이너가 아무리 설득을 해도 고객의 마음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빨리 납득하고 수정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죠.
그렇다면 고객님께서 이제 마음을 먹고 결정하셨습니다. 그럼 디자이너에게 얘길 하죠.
"디자인을 이렇게 하려면 비용이 얼마나 추가가 되죠?"
그럼 또 디자이너는 CAD 도면에 있는 부품을 하나씩 세어가며 물량 산출을 통해 단가를 측정하고, 업체에 의뢰하여 가공비는 어떻게 되며, 구조 안전성 등등… 일이 끝이 없습니다.
근데 여기서 질문을 던져봅니다.
- "이런 반복적인 작업을 사람이 매번 직접 해야 할까?"
- "이걸 좀 자동화할 수 없을까?"
2. 우리가 흔히 오해하는 '설계 자동화'의 진짜 의미
설계 자동화를 단순히 "CAD를 자동으로 그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어떤 분들은 설계 자동화라고 하면, "챗GPT가 도면도 그려줘??"라고 질문을 하시죠.
그럼 "아니요. 그게 아니라…"라고 답하면 "
그게 무슨 자동화야??"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더 넓은 개념입니다.

설계 자동화란?
사람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설계 프로세스를 컴퓨터가 대신 수행하도록 만드는 것.
따라서 단품 CAD 프로그램보다는 인벤터(Inventor), 솔리드웍스(SolidWorks), 카티아(CATIA) 등 데이터가 연결되는 3D 모델링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합니다. (BIM 프로그램도 있지만, 가공하여 제품까지 만들어내는 제조/생산 과정에 있어서는 모델링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Claude Code + Inventor iLogic으로 완성하는 자동화
저는 인벤터라는 프로그램을 갖고 클로드 코드(Claude Code)를 이용하여 자동화하는 방법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실제로 제가 회사에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인벤터를 활용하면 3D 모델링 → 어셈블리 → PARTS → 도면 → BOM → 파라메트릭 설계 등 하나의 환경에서 데이터가 연결됩니다. 고객이 A안에서 B안으로 변경을 요구했을 때, 하나를 고치면 데이터가 연결되어 전체가 즉시 수정됩니다.
그럼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또 들게 됩니다.
"모델링을 수정하는 게 더 시간이 오래 걸려. 그리고 그 자동화가 뭔데? 뭘 자동화하겠다는 건데?"
그걸 해결하고자 인벤터의 아이로직(iLogic)과 파라메트릭(Parametric) 설계가 필요합니다. 이 두 개를 사용하여 규칙을 연결하기만 하면 됩니다.
사실 자동화는 단어가 그럴싸해 보이는 거지, 단순하게 규칙적인 일을 반복하게 하는 것(규칙 설계)입니다.
인벤터의 아이로직은 Visual Basic 기반의 언어입니다. 그럼 이 규칙 설계를 어떻게 할까요? 클로드코드에게 명령을 해주면 됩니다.
"A타입일 경우, a부품과 b부품은 OFF, c부품과 d부품은 ON 해줘."
그럼 클로드코드는 거기에 맞는 답을 줍니다. 우리는 그걸 복사해서 붙여넣기만 하면 끝입니다.
4. 핵심은 '3D 모델'이 아니라 '데이터의 연결'
하지만 여기서 끝내면 안 됩니다. 3D 모델링 하나를 자동으로 만드는 것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3D 모델링, 어셈블리, BOM, 단가, 길이 및 규격, 재질, 가공도 및 제작 데이터까지 이어지는 흐름입니다. 즉, 설계 자동화의 목표는 모델 하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설계 데이터를 다음 공정까지 연결하는 것입니다.
각 PARTS에 필요한 데이터들을 클로드코드를 이용해 넣어줍니다.
"알루미늄 단가를 국제 규격에 맞게 실시간으로 시세를 반영하고, 가공비는 그 가격에 30%를 추가해줘."
그렇게 클로드코드가 작성해 준 코드를 아이로직에 붙여넣어 필요한 것들을 작성해 나갑니다. 그럼 부품을 하나 수정하더라도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들이 반영됩니다.
5. 그럼 설계자들은 필요 없어지는 것일까?
설계 자동화를 이야기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입니다.
"그럼 설계자들은 필요 없어지는 거 아니야?"
오히려 설계자의 역할이 바뀔 가능성이 큽니다.
즉, '제품을 만드는 설계자'에서 '제품이 만들어지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설계자'로 역할이 변화하는 것입니다.그럼 또 이런 질문이 나옵니다.
"모든 제품을 자동화할 수 있을까?"
당연히 그렇지 않습니다.
| 구분 | 주요 내용 |
| 자동화 가능 | 반복적인 형상, 규격화된 제품, 반복되는 부품, BOM, 물량 산출, 견적 데이터 |
| 자동화 불가능 | 새로운 디자인, 상황별 특수 상황, 구조 안전성 검토, 경험에 의존하는 설계 |
따라서 목표는 100% 설계 자동화가 아니라, 반복 업무를 최대한 자동화하고 사람이 판단해야 되는 부분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글을 마치며: '바이브 코딩' 시대의 설계 경쟁력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 회사의 설계 프로세스를 얼마나 규칙화할 수 있는가?"입니다. 설계자가 머릿속으로 판단하며 규칙을 찾아내고, 그 규칙을 데이터와 코드로 바꾸는 것. 이것이 자동화의 핵심입니다.
앞으로 설계자는 단순히 CAD와 3D를 잘 다루는 사람만을 의미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 프로그램을 이해하는 설계자
- 설계 규칙을 이해하는 설계자
- 자동화 시스템을 이해하고 데이터를 연결할 수 있는 설계자
어쩌면 설계 경쟁력은 "누가 더 빠르게 도면을 그리는가?"가 아니라, "누가 설계 프로세스 자체를 시스템으로 만들 수 있는가?"에 달려있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이 방법은 기존에도 있었던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설계자의 영역이라기보다는 개발자의 영역에 가까워서 쉽게 접근하지 못했죠.
이제는 ChatGPT, Claude 같은 LLM이 나오며 '바이브 코딩(Vibe Coding)'이 가능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AI를 활용해 한 단계 더 발전하여 '설계를 시스템화하는 설계자'가 되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현업에서 직접 활용해 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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