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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는 가장 성공적일 때 시작된다.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 이야기.

올버즈 창업자 팀 브라운과 조이 즈윌링거의 Day 0

2024.12.05 | 조회 5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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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며낸 성공 포르노가 아닌, 창업자의 좌절, 극복, 성공 순간의 솔직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출시하자마자 타임지에서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로 선정된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를 들어보신 적 있나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엠마 왓슨, 제시카 알바 등 여러 유명 인사들이 즐겨 신을 뿐 아니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직접 투자한 것으로도 유명한 브랜드죠. 한국에서도 2020년 첫 런칭한 후 현재 6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버즈는 “더 나은 방식으로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한다(Better things in a Better way)”는 미션 아래, 단순한 신발 브랜드를 넘어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는 친환경 패션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 해왔습니다. 올버즈의 신발은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메리노 울, 유칼립투스 나무, 사탕수수 등 자연에서 유래한 소재로 제작되며, 생산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탄소 중립 신발’로 잘 알려져 있죠.

이 혁신적인 신발은 뉴질랜드의 축구선수 팀 브라운(Tim Brown)과 미국의 생명공학 엔지니어이자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의 만남에서 탄생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살던 두 청년은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편안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신발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오늘은 올버즈 공동 창업자 팀과 조이의 Day 0, 2000년대로 돌아가 그들의 여정을 살펴보겠습니다.

 

 

오늘의 인사이트 요약
1. 편한 신발을 찾아 공장에 간 행동파 축구선수
2. 양모 신발로 지속 가능한 세상을 꿈꾸다
3. 가장 성공적일 때 가장 위태로웠던 ‘관계’의 중요성

 

 

1. 편한 신발을 찾아 공장에 간 행동파 축구선수

올버즈의 역사는 편안한 신발을 항상 갈망해온 뉴질랜드의 축구선수 팀 브라운(Tim Brown)의 이야기에서 시작됩니다.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축구를 하며 자란 팀은 미국 오하이오 주에 위치한 신시내티 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할 만큼 재능있는 선수였죠.

팀은 신시내티 대학교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축구선수 생활을 병행했는데요. 코치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부 훈련을 빠져가면서까지 디자인 수업에 모두 참여할 정도로, 축구만큼이나 디자인에도 열정을 쏟았다고 합니다.

 

대학 졸업 후 뉴질랜드로 돌아가 프로 선수로 계속 활동하던 팀은 어느 날 신발에 대한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는 편안한 레이스업(lace-up: 끈을 묶어 발을 고정하는 형태의 신발) 스니커즈를 찾는 것이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었죠.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한 고민이었지만, 팀은 연말에 받은 한 달의 휴가기간 동안 이를 해결하기로 결심합니다. 발에 맞는 편안한 신발을 직접 만들겠다는 생각 하나로, 그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인도네시아의 한 신발 공장을 찾아가는데요. 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한 팀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맞는 신발 사진과 2D 도면을 함께 가지고 갔죠.

그렇게 공장에서 가죽 소재를 활용한 하이탑과 로우탑 신발을 제작한 팀은, 이를 당시 축구 팀 동료들에게 판매했을 뿐 아니라 동생의 도움을 받아 웰링턴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 시점부터 팀은 무언가를 만드는 것, 그리고 비즈니스와 창업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 팀은 뉴질랜드의 양모 산업과 관련된 한 기사를 접하게 됩니다. 기사에는 운동화 겉면에 양털 펠트를 적용해본 실험 이야기가 담겨 있었는데요. 이를 본 팀은 ‘왜 신발에 양털을 사용하는 브랜드는 없을까?’라는 호기심에 사로잡혔습니다.

신발 공장을 찾아간 일화에서 잘 알 수 있듯이, 마음먹으면 바로 실천에 옮기는 행동파였던 팀은 친구들과 함께 ‘양모 펀딩 위원회’를 결성하고 뉴질랜드 정부에 보조금을 신청했습니다. 그의 열정에 힘입어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연구소에서는 위원회를 위한 원단 제작에 돌입하게 됩니다.

사람보다 양이 더 많기로 유명한 뉴질랜드에서, 기존에 만든 신발이 진부하게 느껴지던 팀에게 양모를 활용한 신발은 새로운 영감을 안겨주었죠.

 

뉴질랜드 국가대표 선수 시절의 팀 브라운(출처: https://www.friendsoffootballnz.com/2022/12/13/former-all-white-tim-brown-likes-what-he-sees-of-national-teams-progress/) 
뉴질랜드 국가대표 선수 시절의 팀 브라운
(출처: https://www.friendsoffootballnz.com/2022/12/13/former-all-white-tim-brown-likes-what-he-sees-of-national-teams-progress/) 

 

한편 여전히 축구선수로 활동 중이던 팀은 2010년 국가대표로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하게 됩니다. 뉴질랜드 대표팀은 세 경기를 무승부로 마치며 월드컵에서 유일한 무패 팀으로 기록되었고,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는데요. 하지만 월드컵 이후 팀은 ‘이게 끝인가?’라는 생각에 빠지게 되고, 결국 그는 프로 선수로서의 계약을 해지한 뒤 아버지의 고향인 런던에서 경제학을 공부하기로 결심하죠.

 

런던 정치경제대학교에 입학하여 몇 학기를 보낸 후, 교환학생으로 켈로그 경영대학원에 가게 된 팀은 월마트닷컴의 전 CEO인 카터 캐스트 교수의 기업가 정신 수업을 수강합니다. 그리고 이 수업은 그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었죠. 팀이 발표한 신발 사업 아이디어가 수업 프로젝트 중 하나로 채택되면서, 그는 3개월 동안 해당 아이디어를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시켰습니다.

처음에 양모로 신발을 만들려 했던 팀은, 양모는 따뜻하지만 피부에 긁히기 쉬운 소재라는 미국인들의 인식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그는 보다 부드럽고 통기성이 좋으며 체온 조절에도 효과적인 프리미엄 소재 ‘메리노 울’을 떠올리죠. 런던으로 돌아온 팀은 킥스타터(Kickstarter: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메리노 울로 만든 신발인 ‘쓰리 오버 세븐’을 출시하기로 결심합니다.

 

그는 포르투갈의 작은 공장에서 8켤레의 샘플을 제작한 뒤, 뉴질랜드로 돌아와 웰링턴 외곽에 있는 아버지 친구의 양떼 목장에서 제품 소개 영상을 촬영합니다. 이 영상은 2014년 4월 킥스타터에 업로드되었죠.

영상 속 팀은 목장의 양들을 쫓아다니며 “안녕하세요, 저는 팀입니다. 메리노 울과 제가 만들 신발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어요.”라고 인사하고 자신이 만든 신발을 소개했습니다. 영상 대본을 쓰던 중 소위 ‘현타’가 온 팀은 중간에 거의 그만둘 뻔 했다고도 하는데요.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영상은 뉴질랜드 언론에 소개되면서 4일 만에 2만 달러가 모이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이 킥스타터 펀딩을 기반으로 올버즈의 대표 제품인 ‘울 러너’가 최초로 제작되었죠.

 

2014년도 당시 ‘쓰리 오버 세븐(Three Over Seven)’ 펀딩을 위해 킥스타터에 업로드한 팀의 제품 소개 영상(출처: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3over7/the-wool-runners-no-socks-no-smell)
2014년도 당시 ‘쓰리 오버 세븐(Three Over Seven)’ 펀딩을 위해 킥스타터에 업로드한 팀의 제품 소개 영상
(출처: https://www.kickstarter.com/projects/3over7/the-wool-runners-no-socks-no-smell)

 

외부의 시선에서 킥스타터 캠페인은 큰 성공으로 보였지만, 팀에게는 오히려 불안과 두려움으로 가득 찬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즉각적인 실행과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그를 짓눌렀죠.

그러나 불안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런던에서 두 명의 팀원과 함께 작은 사무실을 얻은 팀은 험난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요. 팀은 그때를 온갖 실수가 있었던 최악의 한 해였다고 회상합니다.

당시 포르투갈의 신발 공장에서 한 통의 전화를 받은 사건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 남성용과 여성용 신발 사이즈가 동일하게 만들어지는 치명적인 실수가 발생했던 것이죠. 남녀 신발 사이즈는 약 한 사이즈 반의 차이가 있어 이는 큰 문제였지만, 다른 대안이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대로 판매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잘못 제작된 신발을 받은 고객 중 한 명이 바로 현재의 올버즈 공동 창업자 조이 즈윌링거(Joey Zwillinger)였습니다. 그는 당시 쓰리 오버 세븐의 킥스타터 펀딩 참여자였고, 이 신발을 통해 팀과 인연을 맺게 되었죠.

 

킥스타터 캠페인 신발의 배송을 어렵사리 끝마친 후, 팀은 신발 사업을 계속 이어나가야 할지 아니면 여기서 멈춰야 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여자친구이자 현재의 아내인 린제이의 친구들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그의 고민은 더욱 깊어졌는데요. 사람들과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양모로 신발을 만든다고 말하는 스스로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죠.

반면, 당시 지인이었던 조이는 진심으로 팀을 응원하며 그의 일이 대단히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그때까지만 해도 자신이 올버즈의 공동 창업자가 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지만요.

 

📒 Editor’s Note: 팀과 조이 두 사람의 인연은 그들의 아내들로부터 시작되었다. 팀의 아내 린제이와 조이의 아내 리즈는 대학 룸메이트이자 10년 넘게 절친한 친구 사이였고, 그래서 팀과 조이는 린제이를 통해 서로를 처음 알게 되었다고 한다. 조이가 팀의 킥스타터 펀딩에 참여하게 된 것도 린제이가 이 캠페인을 주변 친구들에게 소개한 덕분이라고.

 

 

2. 양모 신발로 지속 가능한 세상을 꿈꾸다

잠시 조이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조이는 버클리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했습니다. 대학 시절 축구선수로 활동할만큼 조이 또한 축구를 즐겨했다고 하네요.

대학 졸업 후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딜로이트에서 일하게 된 조이는 비즈니스를 통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에 매료되었습니다. 이후 그는 와튼 스쿨에서 MBA 과정을 밟고,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솔라자임(Solazyme)이라는 환경기술 회사에서 근무하며 신재생 에너지 전문가로 커리어를 쌓아갔죠.

조이는 환경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다국적 기업들과 협력해 친환경 소재와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기업들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겉으로 보여주는 것에 그칠 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드는 데는 소극적이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느끼게 되었죠. 진정으로 변화를 만들고 싶었던 조이에게는 답답하고 불만스러운 경험들만이 쌓여갔습니다.

 

한편 팀은 어느 날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신발 업계에 종사하는 한 남자와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그는 팀의 신발 사업에서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고, 뉴욕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투자 제안을 하죠. 이 제안의 복잡한 계약 조건들을 두고 고민하던 팀은, 조이에게 조언을 구하라는 아내 린제이의 말에 그에게 제안서 검토를 부탁하게 됩니다.

조이는 해당 계약이 사업의 큰 지분을 가져가려는 불공정한 조건임을 지적하며 팀에게 이를 거절할 것을 권했습니다. 결국 팀은 이 제안을 거절했지만, 이 경험은 팀과 조이 모두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죠. 조이는 팀의 사업이 본인이 생각해온 지속 가능성을 실현할 수 있는 비즈니스가 될 것이라 생각했고, 팀에게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합니다.

 

2015년 초, 조이가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말을 함께 보낸 두 사람은 지속 가능한 소재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신발을 만드는 사업 목표를 구체화했습니다. 새로운 브랜드를 구상하면서 그들은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신발을 만들겠다는 열망에 가득 차 있었죠.

그들은 이 과정에서 에릭 라이언(Eric Ryan)이라는 사업가를 만나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논의했습니다. 팀과 조이는 그에게 ‘더 편안하면서도 환경에 좋은 신발’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이야기했죠. 이에 에릭은 ‘아이디어가 멋지다고 자화자찬하지 말고, 그냥 바로 시작하라’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그는 사람들이 지속 가능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제품을 구매한다고 강조하며, 우수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스토리를 담은 좋은 제품을 만들면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이를 선택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올버즈의 브랜드 로고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이미지(출처: https://www.linkedin.com/pulse/brand-spotlight-meet-your-shoes-allbirds-ad-campaign-nick-byrne/)
올버즈의 브랜드 로고와 정체성을 담고 있는 이미지
(출처: https://www.linkedin.com/pulse/brand-spotlight-meet-your-shoes-allbirds-ad-campaign-nick-byrne/)

 

에릭의 조언에 두 사람은 곧바로 실행에 나섰지만,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편안함’이었습니다. 종종 편안한 신발은 디자인적으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선입견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버지가 편한 신발을 샀다고 자랑하면, 대부분은 그 신발이 별로 멋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처럼 말이죠.

팀과 조이는 멋진 디자인과 친환경적인 소재를 결합해 편안하면서도 매력적인 신발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 중심에는 ‘메리노 울’이라는 천연 소재가 있었습니다. 메리노 울은 부드러운 촉감, 뛰어난 통기성, 그리고 체온 조절 기능을 갖춘 고품질 양모였죠. 이렇게 뉴질랜드의 양털로 만들어진 지속 가능한 신발, 올버즈가 시작됩니다.

 

📒 Editor’s Note: 올버즈(Allbirds)라는 브랜드명을 정하기까지 다양한 이름들을 두고 많은 브레인스토밍을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올버즈는 ‘뉴질랜드에는 새밖에 없다’는 농담에서 영감을 받아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새(all birds)’라는 말을 표현한 것이기도 하고, 이와 동시에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벼운 발걸음을 남겨야 한다는 브랜드 철학을 담기도 했다고.

 

 

3. 가장 성공적일 때 가장 위태로웠던 ‘관계’의 중요성

올버즈는 대학생 시절부터 편안한 신발을 만들고자 했던 팀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시작되었습니다. 팀은 조이와 함께 지속 가능하고 탄소 배출이 적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비전을 공유하며 공동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는데요.

사실 함께 창업을 시작할 파트너를 결정하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살던 팀과 조이는 서로 전혀 다른 배경과 커리어를 가지고 있었고, 어린 시절부터 오랜 시간 동안 알고 지내왔던 사이도 아니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공동 창업을 결심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처음 회사의 지분을 나눌 때도 둘은 복잡하게 고민하지 않고 아주 빠르고 간단하게 분할했다고 하는데요. 이는 팀과 조이 모두 각자의 특별한 장점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잘 보완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무엇보다 오랜 시간 혼자서 고군분투해온 경험이 있는 그들은 이 일을 혼자서는 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올버즈의 공동 창업자 팀(왼쪽)과 조이(오른쪽)(출처: https://www.inc.com/magazine/201808/lindsay-blakely/tim-brown-joey-zwillinger-allbirds-sneakers.html)
올버즈의 공동 창업자 팀(왼쪽)과 조이(오른쪽)
(출처: https://www.inc.com/magazine/201808/lindsay-blakely/tim-brown-joey-zwillinger-allbirds-sneakers.html)
📒 Editor’s Note: 공동 창업자 중 한 명이 대표를 맡고 다른 창업자는 이사로 함께하는 경우들도 있지만, 조이와 팀은 공동대표(co-CEO)로 창업을 시작했다. 창업 초기 팀은 런던에, 조이는 미국에 있었고, 그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외부 관계자나 미디어와 이야기할 때 모두 대표와 직접 대화하길 원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그래서 두 사람은 “그냥 공동대표로 하자”고 결정했다고 한다.

 

2015년, 팀과 조이는 함께하기로 결심한지 불과 1년 만에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편안한 운동화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 3월 1일 첫 판매를 시작한 지 일주일 반 만에 준비한 제품이 모두 팔렸고, 3월 말에는 첫 달 매출로 100만 달러를 기록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죠. 이는 올버즈의 첫 해 KPI를 훨씬 초과하는 성과였습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였기에 이뤄낼 수 있었던 성과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겉보기에 가장 성공적인 순간이 실제로는 팀과 조이의 파트너십이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이었다고 합니다. 팀은 디자인을, 조이는 비즈니스 전략을 맡아 각자의 전문성을 살려 일해왔지만, 점차 서로의 영역에 개입하면서 감정적인 피로가 쌓여갔던 것이죠.

그들은 사업을 하면서 일적으로는 가장 성공적이었던 시기, 즉 다른 사람들이 축배를 들며 성공을 축하하던 때에는 늘 서로의 관계가 위태로운 순간들이 찾아왔다고 합니다. 사업의 성공이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싶은 욕심을 불러일으켰고, 그들의 관계에 긴장을 조성하기 시작한 것이죠. 이러한 문제를 건강하게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두 사람은 그저 나란히 앉아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일만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여러 위기의 순간들을 겪은 팀과 조이는 결국 그들의 파트너십이 단순한 업무 관계를 넘어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그들이 다루는 어떠한 비즈니스 아젠다보다도 훨씬 중요하며, 우선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야 할 과제로 인식하게 된 것이죠.

그 후 그들은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직설적이고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며 문제의 본질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과정에서는 각자의 자존심을 내려놓고, 문제를 초기에 해결하는 것에 집중했죠.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서로의 성격과 전문성에 대한 깊은 존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올버즈가 최초로 개발한 신발 상자 겸 제품 배송 상자(출처: https://allbirds.co.kr/pages/our-story)
올버즈가 최초로 개발한 신발 상자 겸 제품 배송 상자
(출처: https://allbirds.co.kr/pages/our-story)

 

올버즈는 출시 이후 조금씩, 그러나 빠르게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뉴욕 타임즈와 같은 주요 매체에 소개되고 여러 유명 인사들이 즐겨 신으면서 자연스레 입소문이 퍼지게 되었죠. 특히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한 벤처 캐피털 행사에 참석한 천여 명의 사람들 중 대부분이 올버즈 신발을 신고 왔다는 보도가 나면서, ‘실리콘 밸리 운동화’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습니다.

 

한편 올버즈는 단순히 재정적인 성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닌, 수익과 지속 가능성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팀과 조이는 올버즈를 처음 기획할 때 ‘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는 나무와 같은 존재’가 되고 싶다는 명확한 비전을 세웠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그들은 교통수단부터 전력망과 공장, 배송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차원에서 탄소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고 있죠.

실제로 올버즈는 신발 상자를 배송 상자로도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여 사용 중입니다. 이를 통해 상자에 사용되는 골판지의 양을 약 40% 줄이는 성과를 거두었죠. 이처럼 올버즈는 제품뿐만 아니라 환경적 요소까지 고려한 연구와 개발을 이어가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길을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 Editor’s Note: 친환경 신발 브랜드로서 독창적인 시도로 주목받았던 올버즈는 최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주요 원인으로는 제품의 내구성 문제와 판매 전략의 실패가 지적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의류 사업 매각과 구조조정을 포함한 내부적인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어려움 속에서도 올버즈는 지속 가능성을 기반으로 한 혁신적인 소재와 디자인 개발을 계속하며 브랜드 재건을 위해 힘쓰는 중이다. 최근 신제품인 ‘프로텍트’ 컬렉션을 출시하며 제품의 소재 뿐 아니라 품질 및 기능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제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친환경 브랜드로서 시장에서의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올버즈가 어떤 길을 걸어가게 될지, 함께 지켜보자.

 


💬 ”정말 빠르게 팔리기 시작했어요. 어떤 면에서는 좋기도 했지만, 좀 이상했어요. 마치 풍선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는 느낌이었죠.” - 조이 즈윌링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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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일하는 파트너 또는 동료들 간의 관계는 늘 좋을 수만은 없죠. 일에서 ‘건강한 관계’를 만들기 위해 했던 노력이 있나요? 어떤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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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천민기 픽디 CEO  김세현 에디터

글  김계령 에디터

편집  주희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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