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에서 건너온 이민자가 3조원 유니콘을 만들기까지

아버지가 눈 앞에서 총에 맞아 살해당했습니다. 눈 앞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12살배기 나이지리아 꼬마는 큰 충격에 빠졌지만, 묵묵히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와 대학을 졸업하고, 세일즈 맨이라는 커리어를 이어가며 계속해서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2억 원이라는 MVP 개발비를 만들기 위해 10년 넘게 모은 저금과 퇴직금, 빚까지 끌어 투자했습니다. 외주 개발을 위해 우크라이나까지 오고가면서 말이죠. 그는 결국 1,000만 명이 사용하는 연 매출 2,000억 원, 기업 가치 3조 원이 넘는 서비스를 만들었습니다.바로 회의 스케줄링 소프트웨어 캘린들리의 이야기 입니다. 오늘은 토프 아워토나의 Day 0, 2013년으로 돌아갑니다.

1. 세상에 전혀 쓸모 없는 경험은 없다

캘린들리의 창업자 토프 아워토나는 매우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민자 출신의 다른 성공한 창업가들은 주로 2세, 3세대인 반면 그는 이민 1.5세대입니다.

그는 나이지리아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는 중학교를 졸업한 15살에서야 미국으로 건너왔습니다. 1998년 그는 조지아대학의 컴퓨터 공학과에 입학해, 경영학을 함께 공부했습니다.

토프는 빠르게 돈을 벌고 싶었습니다. 그가 시작한 아르바이트 중에 하나는 “경보 시스템”을 판매하는 일이었죠. 그는 첫 날 경보 시스템 2대를 팔았습니다. 500달러라는 당시 대학생에게는 큰 돈을 벌었죠. 초심자의 행운이었습니다.

그는 세일즈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계속해서 거절을 당했지만, 계속 시도했습니다. 매일 매일 세일즈 기술을 향상시키며 돈을 벌 수 있었죠.

대학교를 졸업했지만, 그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취업시장에서 이민자라는 핸디캡이 있었지만, 세일즈 아르바이트에 집중하느라, 단점을 극복할 수 있을 만큼의 스펙을 쌓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그는 IBM의 세일즈맨으로 취업했습니다. 다른 사람이라면 낙담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4년제 컴퓨터 공학과를 졸업했는데, 전공을 하나도 못 살리게 되다니요.

하지만, 그는 그것을 오히려 많은 사업가를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제품 세일즈와 온보딩 과정에서 많은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로 부터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창업가들이 하루아침에 성공하지 않고, 매우 오랜 시간 동안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자신이 창업을 했을 때도 쉽게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더 오랜 기간 포기하지 않고 노력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경험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세상에 쓸모 없는 경험은 없습니다. 실패 과정에서 얻은 배움은 기술을 향상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 됩니다. 다른 사람이 별로라고 생각하는 일은 나중에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됩니다. 그가 결국 최종적으로 다다른 사업 아이디어는 “회의 스케줄링 소프트웨어” 였습니다. 컴퓨터 공학, B2B 소프트웨어, 세일즈 맨이라는 경험이 모였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2. 행동하고, 배우고, 인내하기

토프는 회사를 다니며 계속 창업을 시도합니다. 그는 캘린들리를 창업하기 전 3번의 실패를 경험합니다. 이 실패를 그가 어떤 창업을 하려는 지를 명확하게 하는 계기가 되었죠.

첫 번째는 데이팅 웹사이트였고, 나머지 2개의 아이템은 이커머스 사이트였습니다. 데이팅 웹사이트는 출시조차 하지 못했고, 나머지 2개는 출시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그가 두 번째로 도전한 아이템은 “빔 프로젝터”를 판매하는 “프로젝터 스팟 닷컴”이라는 이커머스 사이트였습니다. 세일즈 맨으로 일하던 시절 만났던 고객사들이 소위 말해 “돈이 되는 아이템을 찾는 방법”을 알려주었던 방법을 그대로 따라한 것이었죠.

그 돈되는 방법이라는 것은 지금은 많이 알려진 “키워드 경쟁 분석 방법”이었습니다. 그가 분석했을 때, “빔 프로젝트”는 검색량은 많은 반면, 검색 결과 상위 노출되는 사이트가 적었기 때문에, 사이트를 조금만 잘 만들고 마케팅하면, 판매가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생각이었죠.

그는 통크게 그 동안 저축한 2만 달러를 투자해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야 빔프로젝트의 마진율이 너무 박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500달러를 팔아도 5달러만 남는 정도였습니다. 그는 사이트를 출시한 지, 6개월 만에 영업을 종료했습니다.

이 실패를 통해 그는 “마진율이 높은 상품”을 팔아야겠다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그가 다음으로 선택한 아이템은 “세라믹 그릴”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야외 그릴로 바베큐를 하는 것이 유행했습니다. 그리고 그 물건은 대도시에 살지 않는다면 구하기 어려운 롱테일적인 상품이었죠.

자신이 살던 아테네 같은 도시에서는 구매할 수 없었고, 70마일 떨어진 대도시로 차를 몰고 가야만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 기회를 살려 다시 한 번 “야드 스틸닷컴”이라는 이커머스 사이트를 창업을 했습니다. 프로젝터보다는 훨씬 판매도 잘되었고, 마진율이 더 높았죠. 하지만 그는 다시 한 번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사업을 포기합니다. 사업은 잘 되는 느낌이었지만, 이 아이템에 대한 도무지 흥미와 열정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머지 않아 새로운 아이템이 떠올랐습니다. 캘린들리가 바로 그 아이템이었죠. 그는 여전히 B2B 세일즈 맨으로서 소프트웨어 영업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고객사의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회의 스케줄을 잡는 것이 일상이었죠.

그는 여러 담당자를 포함한 회의 스케줄을 하나 잡기 위해 수 십번의 이메일을 써야만 했습니다. 정말 불편하고, 귀찮은 일이었죠. 그는 많은 성공한 창업가가 그랬듯, 소비자로서 느꼈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캘린들리를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스스로가 모든 답을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다고 말합니다. 그저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행동을 취하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인내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그는 세일즈 커리어를 시작했고, 그런 생각으로 IBM보다 작지만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작은 B2B 소프트웨어를 선택했고, 여러 이커머스 사이트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시행착오가 있었기에 지금의 자신이 있을 수 있었다고 말이죠.

3. 자기 확신과 소명이 느껴지는 아이템 찾기

그렇다고 그가 캘린들리를 곧바로 시작한 것은 아닙니다. 이미 수 차례의 실패 경험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그 동안 저축해둔 수 천 만원을 모두 날린 상태였기 때문이었죠.

그는 2-3개월 동안 시중에 출시된 20-30개가 되는 유사 제품을 하나 하나 가입하고, 직접 사용해 봤습니다. 고객 서비스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일일이 문의하고, 구매자로 가장해 판매와 홍보 방식을 하나하나 따져봤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다른 고객의 의견을 살펴보기도 했죠. 장장 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에 그는 자신이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6개월이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습니다. 6개월 동안 쌓은 여러 데이터를 통해 그 스스로가 창업해도 되겠다는 “자기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죠.

물론 제품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여러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비용을 아끼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외주 팀을 찾았지만, 그럼에도 MVP를 개발하는데 2억 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했습니다. 그는 남은 저축금과 퇴직금, 그리고 빚을 내면서까지 제품을 만들었죠.

개발 기간을 줄이기 위해, 주말이나 휴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까지 오갔습니다. 가까스로 프로토타입 정도의 제품을 출시 했지만, 홍보할 자금은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어려움의 과정에서도 그는 역설적으로 뭔가의 확신으로 가득찼다고 말했습니다. 마치 “이 일을 평생 해야할 소명”처럼 느껴졌다고 말이죠.

그의 이러한 자기 확신과 자기 소명은 근거가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대학생 시절부터 1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세일즈를 해왔기에 회의를 잡는 과정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IT 제품을 판매하며 여러 고객을 만나왔기에, 이 제품에 대한 확신을 할 수 있었죠.

이렇게 쌓인 경험으로 얻은 확신 덕분에 제품을 개발하는 어려운 과정을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미 많은 창업가들을 보고 배웠던 진리, “성공적인 창업은 결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죠.

4. 많은 투자를 받는 것만이 유일한 성장 방식은 아니다.

2022년 캘린더리의 매출은 1,800억 원, 2023년 ARR은 2,000억 원이 넘을 정도로 엄청난 매출을 만드는 회사입니다. 스케줄 앱 글로벌 전체 시장의 20%, 미국 시장의 50% 정도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MAU는 1,000만 명에 육박하고, 기업 가치는 3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죠.

하지만, 지금까지의 누적 투자금은 500억 원 정도에 불과합니다. 실리콘 밸리에 있는 많은 투자를 기반으로 성장하는 SaaS 서비스들과는 완전 다른 차원의 성장 방식이죠.

이러한 성장방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캘린더리가 수익을 만들때까지 계속 회사를 다니는 스텔스모드 창업을 유지했기 때문입니다. 회사에서 번 돈의 대부분을 제품에 투자했기에 VC 자금이 필요하지 않았죠. 심지어 가족과 친한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자신이 창업을 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투자를 받는 것이 직관적으로 싫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일부를 내어줘야 하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죠.

자신이 100% 회사를 소유하는 만큼, 그 스스로가 번 돈과 남는 시간을 모두 캘린더리에 쏟아부으며, 제품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는 스스로 사업을 만들어온 방식을 “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 가장 어려운 방법”으로 창업을 했다고 회고합니다.

하지만 투자금을 받지 않았기에, 그는 그가 세일즈 맨으로 느꼈던 불편함을 반영하여, 스스로의 고집대로 기획된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마케팅이나 홍보에 돈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더 좋은 제품을 만들겠다는 하나의 일만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매우 니치하게 느껴질 수 있는 아이템이지만, 캘린더리의 차별화되고 간편한 유저 경험은 구글이나 애플 등에서 제공하는 무료 스케줄링보다 훨씬 강력한 제품이 될 수 있었죠. 물론, 경제적으로도 투자를 받았을 때에 비해 훨씬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도 했습니다.

💬“진짜 성공한 비즈니스는 제품만 잘 팔아서 되는 게 아니죠.” - 토프 아워토나

그는 진짜 성공한 비즈니스의 조건을 무엇이라 생각했을까요? 뉴스레터에 소개되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보세요! 전문을 먼저 본 에디터의 소감으로 살짝 스포 합니다

🚀 이번 인터뷰, 길지만… 인상깊은 부분이 많음. 스크랩한 문장만 A4 한바닥

🚀 그가 계속 말하는 ‘행동,배움,인내’ 처럼, 우리는 우리만의 성장 철학이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

🚀 사업을 어떻게 확장하는지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어서 좋았음.

📧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가만히 있어도 유니콘 창업자들의 인사이트가 내 메일함으로 들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