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래 강신석을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제 이름은 강신석입니다. 현재 인하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공부하고 있어요. 사실 저는 본격적으로 대학생활을 하기 전, 창업과 취업을 먼저 경험해보았어요. 첫 커리어는 창업이었고, 이후 러닝스푼즈와 워트인텔리전스라는 회사에서 각각 교육 기획과 신사업 개발을 경험하며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드는 과정’의 매력을 배웠죠. 지금은 공학적 사고의 중요성을 깊이 느껴 대학에 복학 후,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 커리어는 창업입니다
대학교 입학하고 얼마 안 되어 창업을 하셨어요. 어떤 배경에서, 어떤 사업을 하셨나요?
네, 일단 창업 얘기를 하기 전에 제 성장과정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고등학교 시절 학생회나 신문동아리 부국장을 하는 등, 사람을 연결하는데 도움을 주고, 리더십을 가지면서 주도적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연이어 재수까지 실패하며 점차 움츠러들었던 것 같아요. 결국 편입을 통해 지금 재학중인 대학교에 오긴 했지만, 제 20대 초반을 저답게 보내지 못했다고 느꼈어요. 나다운 무언가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고, 리더십을 통해 뭔가를 만들어내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는데 그걸 잘 펼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편입을 하자마자 ‘이번에는 절대 소극적으로 살지 말자,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터뜨리자’라는 마음으로 대학과 커뮤니티를 찾아다니다가, 학교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게 됐어요. 거기에서 좋은 친구들을 만나 팀을 만들었고, 그렇게 처음 시작한 프로젝트는 NFT 플랫폼을 만들자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어요. 다양한 아이디어, 사업 기획으로 다양한 지원사업에 선정 되면서 만들어 가고 있다가, 국내 대기업에서 NFT와 관련해 대규모 플랫폼을 만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기술적인 스택이나 자본력, 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방향을 틀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는 NFT 프로젝트로 관심을 가지게 된, 디지털 아티스트와 카페 사장님들을 연결하는 ‘우리 동네 갤러리’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어요.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카페 공간을 전시장처럼 꾸미고,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형태의 프로젝트였죠. 인테리어에 고민이 많거나 카페를 핫플로 만들고 싶은 카페 사장님들의 고민과, 전시 기회, 홍보 채널이 부족한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했던 거였어요. 실제로 학교 근처 카페 공간을 디지털아트 전시장처럼 꾸미고, 아티스트들의 작품과 관련된 굿즈를 판매하면서 양쪽 모두 도움이 되었고, 이 프로젝트를 키워보려고 했습니다.
창업 아이디어가 흥미롭네요.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시겠어요?
처음에 저희가 기획한 아이디어가 NFT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 말씀드렸잖아요? 더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저희는 이 NFT 플랫폼으로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문제를 해결하고자했어요. 그런데 거대 기업이 비슷한 사업을 실행한다고 하니까, 우리가 더 빨리 실행할 수 있는 사업을 생각한거죠. 다만, ‘디지털 아티스트들의 문제를 해결한다’는 방향은 유지했어요.
그러다가 생각난 아이디어가 ‘디지털 아티스트와, 인테리어에 어려움이 있는 카페 사장님을 연결하자’는 것이였죠. 많은 카페 사장님들이 커피를 내리거나 디저트를 만드는 건 잘 하시지만, 인테리어나 브랜드 경험 쪽으로는 잘 알지 못하신단 말이죠. 그런 한 축의 문제와, 디지털 아티스트의 전시/홍보 부족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카페 내에 디지털 기기를 설치하고 아티스트의 작품을 전시해 카페를 힙해 보이게 하는 동시에, 카페 내에 아티스트 관련 굿즈를 팔아 수익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기획했어요. 그걸로 정부 지원 사업이나 각종 지원 사업들을 여러 가지 신청해서 학생으로는 꽤 규모가 큰 금액들을 지원 사업으로 많이 받게 됐어요.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다양한 시도도 해보았고, 많은 예술가와 카페사장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비록 마지막엔 수익 모델과 팀 내 의견 불일치 때문에 10개월 만에 마무리되었지만, 그 경험을 통해 저는 10개월간 정신없이 활동하며 영업과 기획, 그리고 무엇보다 커뮤니케이션과 실행력에서 제 강점을 발견했어요. ‘나는 사람을 만나고 연결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하나의 실패라기보다, 제 길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준 중요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무리가 아쉽지는 않았나요? '그 사업을 조금 더 해볼걸'이라는 생각은요?
아쉽진 않았어요. 오히려 지금 돌아보면 그때 팀이 해체된 건 정말 잘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 당시엔 팀원 모두가 아직 많이 부족했어요. 우리가 같이 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 자신감도 없었죠. 시장에 대한 애정이나 깊은 이해도도 많이 부족했고요. 그런 상태에서 그냥 “트렌디하니까, 커 보이니까 해보자”는 식으로 계속 끌고 갔다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낭비했을 것 같아요.

교육 기획, 어쩌면 창업의 축소판일수도?
그렇게 창업을 마무리하고는 러닝스푼즈라는 교육 쪽 스타트업에 조인하셨네요.
사실 창업 후, 바로 러닝스푼즈로 향한 건 아니었어요. 창업팀이 해체되고, 평일에 쿠팡 물류센터 알바를 했는데 주말마다 창업 관련 세미나 또는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나오는 행사를 찾아다녔어요. 그러던 중, 한 스타트업 대표님을 우연히 소개받아 커머스 MD로 첫 커리어를 시작했어요. 하지만 3개월 정도 일해보니, 일이나 회사 분위기가 저랑은 잘 안맞았고, 역시 저한테 진정성이 많이 생기지 않는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퇴사를 했고, 퇴사 후에는 제가 잘하는 커뮤니케이션, 고객 분석에 가까운 역량 중, 부족한 부분이라고 생각한 데이터 분석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 때 러닝스푼즈의 데이터 분석 부트캠프를 알게 되었는데요, 다른 국비교육이랑 비교해 보니, 러닝스푼즈는 실무자 중심의 강사진과 소규모 부트캠프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등록해서 수강생으로 참여했죠.
수강을 하면서 회사에 대한 분위기도 많이 느꼈고, 러닝스푼즈 팀원 그리고 대표님이랑 커피챗도 자주 했어요. 대표님과는 한 다섯 번 정도는 직접 찾아가서 제 생각을 나눴던 것 같아요. 그러다 부트캠프가 끝나기 두 달 전쯤, 대표님이 저한테 “창업에 관심이 많으니, 창업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는 PM으로 일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주셨어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고, 그렇게 러닝스푼즈에 조인하게 됐습니다.
입사 후에는 PM으로서 교육 콘텐츠를 직접 기획하고, 상세 페이지를 제작하고, 강사 섭외부터 수강생 모집, 마케팅까지 전 과정을 담당했어요. 하나의 강의를 작은 ‘사업’처럼 운영하는 느낌이었죠. 실제로 제가 만든 강의들이 성과가 잘 나와서 회사 안에서도 빠르게 인정을 받을 수 있었고, B2C뿐 아니라 B2B, B2G 프로젝트까지 직,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어요.

그러고는 워트인텔리전스라는 회사의 사업개발 담당으로 이직하셨어요. 어떤 회사고, 이직의 배경은 무엇인가요?
네, 러닝스푼즈에서 정말 열심히 일하던 시기였어요. 매일 야근하고 체력적으로도 힘들 때가 많았지만, 그만큼 성취감이 있었기 때문에 번아웃조차 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같은 루틴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대표님께도 “혹시 회사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계신 게 있나요?”라고 여쭤봤는데, 그때는 회사가 매출을 많이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 당장 여유가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던 중에 러닝스푼즈의 수강생 네트워크 행사 중, 워트인텔리전스에서 팀장으로 계시던 분을 만났어요. 그분이 다른 분을 통해 제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만나보자고 연락을 주셨죠. 처음엔 단순한 커피챗이었는데, 세 번쯤 만나면서 제 성향과 일하는 방식을 보시더니 “우리 회사에서 신사업을 맡아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주셨습니다. 저도 그 분과 대화하면서 같이 일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도 했는데, 마침 워트인텔리전스가 ‘교육 사업’을 새로 준비하고 있었고, 그걸 리드할 사람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던 거죠.
워트인텔리전스의 메인 비즈니스는 특허 검색 서비스 분야에서 특허 사무소 기준 국내 1위를 다투는 기술 스타트업이에요. 대표님과 이사님께서 변리사 출신이라, 특허 검색 시장의 불편함을 직접 해결하고자 창업하신 회사였죠. 당시 이미 업계 40년 된 경쟁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하고 있었고, 재무적으로도 매우 안정된 상황이었어요.
무엇보다 ‘신사업을 직접 만들어본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어서 이직하게 되었어요. 러닝스푼즈에서 교육 기획과 운영을 배웠다면, 워트 인텔리전스에서는 교육 비즈니스를 제로에서 설계하고 사업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 거죠. 그 안에서 시장 리서치, 교육 트렌드 분석, 경쟁사 벤치마킹, 그리고 실제 콘텐츠 제작까지 모두 경험했습니다. 사업 초기이다보니, 직접 대행사나 촬영팀을 섭외해 협업을 이끌기도 했고요. 말 그대로 사업의 A부터 Z까지 다 직접 해보았던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러닝스푼즈에서 배운 것들을 워트 인텔리전스에서 확장한 느낌이네요.
그렇죠. 러닝스푼즈에서 배운 교육 시장에 대한 이해, 교육 컨텐츠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워트 인텔리전스에서 교육 사업을 전반을 만들고, 키우는 것으로 확장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떻게보면 쭉 교육 쪽에서 일을 하신건데요, 교육 분야에 원래도 관심이 있었나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부터 교육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교육은 창업과 비슷하다”라는 러닝스푼즈 대표님의 말씀에 설득되어 교육 기획을 시작한 것이었죠. 대표님의 말씀은 하나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이 하나의 스타트업을 만드는 것과 같다는 의미였어요. 강사를 섭외하는 건 초기 창업자를 찾는 일과 유사하고, 교육을 기획하는 것은 시장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것, 수강생을 모집하는 건 고객을 모으는 과정과 같다고 느꼈어요. 교육 프로그램 하나를 운영하는 것이 제품을 운영하는 일과 닮아 있다고 느꼈고, 이 분야에서 일하는 것에 재미를 빠르게 느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교육을 ‘창업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는데, 막상 일을 해보니 교육이라는 분야가 생각보다 저랑 잘 맞더라고요. 사람들과 소통하고, 제가 만든 콘텐츠나 프로그램으로 누군가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걸 볼 때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오프라인에서 수강생들과 대화하면서 그분들의 만족도나 프로그램을 통한 일상의 변화를 눈과 귀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동기부여가 됐어요.
워트인텔리전스로 옮기고 나서는 교육 프로그램 하나하나보다는, 신사업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경험으로 확장되었어요. 회사에서도 제가 교육 쪽 기획 경험이 있다는 것과 팀장님의 신뢰를 높이 평가해 주셔서 자연스럽게 교육 신사업을 맡게 됐죠. 결과적으로 보면, 처음엔 창업을 배우고 싶어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교육이라는 분야로 창업을 경험했고, 교육 신사업까지 경험하며 내가 꿈꾸었던 창업을 직간접적으로 많이 경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계속해서 교육분야로만 일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에요. ㅎㅎ)
신석님의 커리어를 보면 사람들과의 만남과 대화 속에서 기회를 잘 잡으시는 것 같아요. 원래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시나요?’
네, 맞아요. 사실 대학생 때부터 스타트업 세미나나 모임에 많이 나가면서 “내 주변 5명이 나의 평균이다”라는 말을 정말 자주 들었어요. 당시에 약간은 거부감도 느껴졌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말이 저한테는 오랜 자극이 되었어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수록 제 생각이 넓어지고, 몰랐던 세상을 알게 된다고 느꼈어요. 무엇보다 제가 발견하지 못한 저의 새로운 모습을 알게 되면서 사람들과의 만남을 즐기게 됐던 것 같아요.
휴학 이후, 러닝스푼즈나 워트인텔리전스에서 일할 때 커피챗을 정말 많이 했어요. 대부분은 비즈니스 얘기나 일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의 가치관이나 에너지 같은 게 전해질 때가 있잖아요. 그런 에너지의 결이 맞을 때 시작되는 진정성 있는 대화가 정말 좋았어요. 오히려 그런 만남에서 제가 성장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그리고 사람을 만나는 게 단순히 관계 확장에 그치지 않고, 일에도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회사에만 있으면 시야가 좁아질 수 있는데, 다른 회사나 업계의 사람을 한 번 만나고 나면 ‘우리 조직에서 이런 걸 시도해볼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바로 떠올라요. 그런 자극이 저를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신사업을 팀장님과 둘이서 이끌어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양한 도전을 가능하게 한 큰 동력이었다고 생각해요.

직장인, 다시 학교로 돌아간 이유
그렇게 회사에서 일하시다가, 다시 대학으로 돌아왔어요. 이유가 뭔가요?
워트인텔리전스에서 일하면서 정말 새로운 세상을 많이 봤어요.
그전까지는 교육 업계나 IT쪽 사람들을 주로 만나왔는데, 여기서는 변리사분들이나 대기업의 특허팀 사람들, 그리고 기술 기반으로 창업하신 분들을 자주 만났거든요. 이런 분들은 제가 이전에 거의 접해보지 못한 분들이었어요. 이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는 걸 느꼈어요. 우리가 일상에서 잘 모르고 지나치는 영역에서도, 정말 세상을 뒤집을 만큼의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더라고요. 어떤 기술이 하나만 바뀌어도 산업 구조 전체가 흔들릴 정도로 큰 변화가 생기는 걸 보면서, ‘진짜 혁신은 기술에서 올 수도 있겠다’는 걸 실감했어요.
그 경험이 저를 다시 ‘학문’으로 이끌었던 것 같아요. 기술과 산업의 본질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결국 기계공학과로의 복학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어요.
휴학하기 전, 기계공학을 공부할 때는 공부량도 너무 많고 내용도 어려워서 ‘이 길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거든요. 문과 출신이기도 하고, 물리나 역학을 다른 친구들보다 못한다는 생각에 전공 공부 자체가 너무 괴로웠어요. 그래서 휴학을 도망치듯 선택한 면도 있었죠. 그런데 막상 사회에 나와서 일을 하다 보니, ‘이제는 공학을 좀 더 제대로 이해하고 싶다’는 갈증이 생기더라고요.
결국 복학은 단순히 학교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제 커리어를 더 넓은 가능성에 던지기 위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대학에서 다시 공부하면서 연구로 가거나 취업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배운 걸 토대로 다시 창업에 도전할 수도 있겠다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예요.
신석님에게 대학은 어떤 의미인가요?
이 고민을 복학이후 정말 많이 했는데, 저에게 대학은 세상을 바라보는 하나의 ‘틀’을 만들어주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경영학이 세상을 경제적/조직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 틀을 제공하듯, 저는 기계공학이라는 렌즈로 세상을 보고 싶었어요. 제가 복학을 결심했을 때 세운 다짐이 하나 있었어요. “ ‘문제해결 능력’을 공학 또는 기술의 영역까지 확장하자.”
그래서 저에게 대학은 단순히 학위를 따는 곳이 아니라, 문제를 더 깊이 이해하고, 공학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고력을 훈련하는 공간이에요.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라… 참으로 멋진데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웃음). 사실 저는 공대생 뿐만 아니라 문과생들도 충분히 기술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강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공학이나 과학을 전공하지 않더라도요. 아니, 오히려 문과생들이 대부분의 공대생들보다 더 강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보통 문과생들은 여러 분야에 관심이 많고, 세상을 폭넓게 보는 시야가 있잖아요. 경제, 사회, 문화 같은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다 보니 문제를 볼 때도 훨씬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어요.
반면에 기술 중심의 전공자들은 대체로 자기 전공 분야나 기술 자체에 깊게 몰입해요. 그러다 보면 ‘이 기술이 실제로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이 빠질 때가 많아요. 예를 들어 기술의 효율성이나 성능 향상에만 집중하다 보니, 그 기술이 실제 사회나 산업의 어떤 불편함을 해소하는지까지는 생각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죠. 그래서 저는 문과생이 기술에 관심만 가진다면 충분히 기술 기반 문제 해결자가 될 수 있다고 봐요.

죽을 때까지 플레이어로
일련의 과정을 겪어오면서 비단 커리어뿐만 아니라 가치관이나 신념의 변화도 있었나요?
네, 저는 확실히 삶의 가치관이 바뀌었다고 느껴요.
21년도에 창업 동아리에 들어가서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때는 빨리 성공하고 싶었어요. “20대 안에 어떻게든 창업으로 역사를 한 줄이라도 남기자”라는 꿈이 정말 컸죠. 그런데 창업을 하면서, 또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던 팀들이 하나둘씩 무너지는 걸 보면서 성공이 정말 녹록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하며 깨달았던 건, 성공이라는 게 실력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그 이후부터는 어떤 일을 선택할 때, ‘돈을 벌 수 있냐’보다는 ‘내가 이걸로 돈을 못 벌어도 즐겁게 할 수 있냐’를 더 중요하게 보게 됐어요. 저도 여전히 주의하려는 것 중 하나인데 너무 멀리 내다보면, 정작 오늘 해야 할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오늘 이걸 하는 게 즐겁다”라는 감정으로 하루를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게 개인마다 기준을 다르겠지만, 적어도 저에게는 성공으로 가는 확률을 더 높여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신석님이 생각하는 ‘성공’은 무엇인가요?
솔직히 요즘은 성공을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는 성공이라고 하면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시간도 마음대로 쓸 수 있는게 아닐까 했는데 지금은 꼭 그게 전부는 아닌 것 같아요.
창업 그리고 휴학 후 취업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봤는데, 실제로 회사를 매각한 창업가 분들을 만나볼 수 있었어요. 한 분은 이미 경제적 자유를 얻고도 다시 재창업을 하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물어봤어요. “이제 충분히 돈도 있으신데, 왜 다시 일을 시작하셨어요?” 그분이 하신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처음엔 일 안 해도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일을 안 하니까 세상과 멀어지는 느낌이 들더라. 세상을 바꾸려고 하는 노력과 그 노력이 응집된 세상이랑 내가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그 말이 정말 크게 와닿았어요.
돈이 생겨도 결국 사람은 자신이 ‘플레이어’로서 세상 속에서 움직이고 있다는 감각, 그게 있어야 진짜 살아있다고 느끼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도 평생 내가 좋아하는 영역에서 플레이어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래서 지금은 경제적 자유 자체가 우선순위는 아니에요. 물론 돈이 많으면 좋겠죠. 하지만 그걸 얻기 위해 억지로 오늘을 희생하거나, 몇 년 동안 나를 소모시키면서 버티는 삶은 살고 싶지 않아요. 저는 오히려 죽을 때까지 내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그게 진짜 행복이라고 생각해요. 좋아하거나 보람찬 일을 오래, 꾸준히 할 수 있는 거. 그게 지금의 저한테는 성공의 기준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또래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번 여름방학, 유럽에 교환학생 겸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 그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다들 불행해할까?” 하고요. 물론 한국에도 좋은 점이 정말 많아요. 저는 어디서 살고 싶냐고 하면 주저 없이 “대한민국에서 살고 싶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예요.
하지만 여전히 ‘내가 행복한 방법을 스스로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유럽에서는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부러워하기보다 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더 빈번하게 느껴졌어요. 누가 어떤 직업을 가졌다고 하면 “그렇구나, 나는 이런 일을 하고 있어~” 정도만 말하고, 다른 가벼운 주제들로 넘어가 삶을 윤택하게 하는 그들의 일상을 정말 많이 나눈다는 것을 보며 신기했어요.
그게 너무 멋지더라고요. 우리도 충분히 그렇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미 다들 열심히 살아왔고, 교육도 충분히 잘 받았고,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할 시기인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저에게도 하는 말이지만, 이 글을 보고 있는 또래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돈과 명예도 중요하지만, 그것보다 매일매일 자신만의 보람과 행복을 더 우선시하며 하루하루 살아가봅시다.”
저는 오늘 하루를 단순히 미래를 위한 ‘희생의 시간’으로만 두지 말고, 오늘 하루 안에서 내가 완벽하게 할 수 있는 일 두 가지 정도만 정해서 실천해보려고해요. 그런 하루들이 쌓이면, 결국 자신이 진짜 원하는 삶의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나아갈 거라고 믿어요. 저도 매일 그걸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언젠가 또 같은 또래로서, 각자가 만들어온 행복한 삶의 이야기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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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정말 너무 멋진 생각을 갖고 있는 분이신 것 같습니다. 직접 만나보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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