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러 앱으로 3일에 750만원, 무료 앱으로 수천만원 — 뉴스로는 같은 이야기죠?

맥북 상판을 손바닥으로 찰싹 때리면 노트북이 "아윽" 하고 신음소리를 냅니다. 그게 전부인 앱이에요. 기능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장난이죠. 그런데 이 앱은 5달러짜리 유료로 풀렸고, 출시 3일 만에 750만원어치가 팔렸습니다. SlapMac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국내에서는 다른 종류의 대박이 터졌습니다. 조코딩의 동물상 테스트요. 얼굴 사진을 올리면 강아지상인지 고양이상인지 판별해주는 웹서비스인데,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찍었고 광고 수익으로 수천만원을 벌었습니다.
이 두 소식이 SNS 타임라인에서 소비되는 방식은 완전히 똑같습니다. "재미로 만든 게 대박났대." 캡처된 수익 인증 스크린샷이 돌고, 댓글에는 "나도 뭐 하나 만들어야겠다"가 줄줄이 달리죠. 그런데 여기서 아무도 구분하지 않고 넘어가는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SlapMac은 유저가 자기 돈을 냈고, 동물상 테스트 유저는 1원도 안 냈습니다.
돈을 낸 주체가 다릅니다. 한쪽은 앱을 쓴 사람이 지갑을 열었고, 다른 쪽은 앱을 쓴 사람 대신 광고주가 냈어요. 이게 사소한 차이 같으신가요? 전혀 아닙니다. 돈을 내는 주체가 바뀌면 만든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달라집니다. 심지어 어떤 지점에서는 정확히 정반대의 행동을 해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이 둘을 "재미 프로젝트 성공 사례"라는 같은 서랍에 넣어두고 뭉뚱그려 벤치마킹합니다. 그래서 성공 사례를 아무리 많이 봐도 내 프로젝트에 적용이 안 되는 거예요. 서로 처방이 반대인 두 약을 섞어서 먹고 있으니까요.
지난번엔 '뭘 만들까'였고, 오늘은 '돈이 어느 길로 들어오나'입니다
앞 편에서 저는 기획 단계의 갈림길을 다뤘습니다. 요지를 두 문장으로 압축하면 이렇습니다. 사람들이 반응하는 결핍에는 "웃기다, 신기하다"는 화제성 결핍(vitamin)과 "이거 없으면 불편하다"는 지불 결핍(painkiller) 두 종류가 있고, 이 둘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순간 이미 갈린다는 것. 그러니 만들기 전에 내가 어느 쪽을 조준하고 있는지 스스로 라벨을 붙이라는 이야기였죠.
거기까지가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이었습니다.
그런데 라벨을 붙이고 실제로 만들고 나면, 곧바로 다음 질문이 옵니다. "그래서 이게 어떤 경로로 통장에 꽂히는데?"
만들었다고 돈이 저절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결제 버튼을 누르거나, 광고주가 돈을 지불하거나 해야 통장에 숫자가 찍혀요. 그 경로를 저는 세 개로 정리했습니다. 딱 세 개입니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의 진짜 핵심은 트랙이 세 개라는 사실 자체가 아니에요. 트랙마다 해야 할 일이 서로 정반대라는 것입니다. 어느 정도로 반대냐면, 제가 지난 편에서 "이건 절대 하지 마세요"라고 썼던 행동이 특정 트랙에서는 최적해가 됩니다. 그 얘기는 잠시 뒤에 정면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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