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디 카피텔 멤버 여러분
지난 뉴스레터에서 우리는 마티아스 글라스너 감독이 '살기 위해' 써 내려간 처절한 각본의 탄생 비화를 엿보았습니다. 극본을 보다 마주한 어쩌면 조금 깊고, 외면하고 싶었던 이야기의 숲을 헤쳐나가기 위해, 오늘은 여러분께 아주 특별한 나침반을 보내드립니다.
바로 영화 <Sterben>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 입니다.
이 영화에서 음악은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 주인공 톰이 지휘자이고, 그의 친구 베르나르드가 작곡가인 만큼, 음악은 이 서사를 이끌어가는 거대한 뼈대이자 등장인물들이 차마 입 밖으로 내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각본을 펼쳐 놓고, 아래의 음악들을 배경음악으로 들어보세요. 활자들 사이로 흐르는 서늘하고도 뜨거운 분위기를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극중 Mido 역의(박새롬 배우) 연기 장면
🎧 Track 1. 죽음과 삶의 불협화음
💿Die 1. Fassung - Die 3. Fassung
- Composer: Lorenz Dangel
- Artist: Zeuthen Festival Orchestra
"이 곡은 너무 얇아요. 희망이 없다고요."
— 각본 中 지휘자 톰의 대사
🎵About the Music
영화의 제목과 동명인 이 교향곡은 영화 속 작곡가 '베르나르드'가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작곡한 마지막 걸작입니다. 감독은 이 곡을 영화 촬영 전에 미리 완성해야 했습니다. 배우들이 실제로 연주하고 지휘해야 했기 때문이죠. 작곡가 '로렌츠 당겔'과 감독은 2년 동안 치열하게 토론하며 이 곡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귀에 들리는 선율은 날카롭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마치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 삐걱거리는 루니스 가족의 관계처럼요. 하지만 악장이 거듭될수록, 그 불협화음은 기묘한 조화를 이루며 거대한 감정의 파도로 변해갑니다.
📖Reading Tip
각본 속 인물들이 서로에게 소리 지르고 상처 입히는 장면을 읽을 때, 이 곡을 들어보세요. 그 소음들이 사실은 필사적인 소통의 시도였음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 Track 2. 마침내, 연결
💿Die 1. Fassung
- Composer: Lorenz Dangel
- Artist: Zeuthen Festival Orchestra
"희망은 곡 안에 있는 게 아니야.
우리가 지금 이걸 함께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 거기에 희망이 있는 거지."
— 각본 中 작곡가 베르나도의 대사
🎵About the Music
6분 36초에 달하는 이 앨범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콘서트 장면에서 연주되는 곡으로, 앞선 '실패한 버전'들이 모여 비로소 하나의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냅니다. 감독이 말한 좁고 힘든 길을 통과해, 서로 다른 악기들이 마침내 하나로 섞이는 전율을 선사합니다.
📖Reading Tip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각본에서 가장 중요한 지문이 등장하는 순간 흐르는 테마입니다.
톰이 리허설 도중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곡의 의미를 설명하는 장면, 그리고 마침내 공연이 시작되는 순간을 상상하며 들어보세요. 차갑게만 느껴졌던 악기들이 하나의 호흡으로 연결되는 순간, 감독이 말했던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행위 그 자체의 희망을 청각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각본을 읽다가 마음이 무거워질 때, 이 선율이 여러분에게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Editor's Note]
멤버 여러분, 감독은 이 음악들이 만들어지는 과정의 고통과 마법을 담길 원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읽을 각본이 그 고통의 기록이라면, 이 음악은 그 끝에 찾아온 마법 같은 위로일지도 모릅니다. 오늘 밤, Die finale Fassung을 들으며 텍스트 속으로 깊이 빠져보시길 응원합니다.
그럼 모임에서 만나요.
die kapitel 호스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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