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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가 그리는 AI의 미래

2026.08.03 | 조회 8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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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지난주(7월 28일)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가 월스트리트저널 오피니언 코너에 AI의 미래는 모두를 위한 것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습니다. 슈퍼인텔리전스가 소수 기관에 집중되는 시나리오와, 모두에게 분산되는 시나리오 중 어느 쪽이 나은가에 대한 자기 주장을 정리한 글이었죠.

결론은 당연히 모두에게 분산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이 글이 왜 지금 나왔을까요?

첨부 이미지

저커버그가 던진 논지는 세 가지입니다. 1) 개인 역량 강화가 번영의 원천이라는 것, 2) 발명이 슈퍼인텔리전스의 주 목적이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3) 힘의 균형이 안전의 기초라는 것인데요.

발명 관련해서는 특히 사람의 일자리를 자동화로 대체하는 방향이 아니라 사람이 새로운 걸 만드는 데 도구로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힘의 균형 논지에서는 하나의 기관이 모든 슈퍼인텔리전스를 쥐면 그 자체가 위험하다는 관점을 폈구요.

내용 중 사고실험 하나가 재밌는데요.

한 사람만 슈퍼인텔리전스급 변호사를 갖고 있다면 법정에서 이 사람이 옳지 않은 편에 서도 이기게 될 것이고, 모든 사람이 각자 슈퍼인텔리전스급 변호사를 갖는다면 정의가 훨씬 공정하고 빠르게 실현될 거란 주장이었습니다. 이걸 사회 전체에 적용하면 소수 기관이 슈퍼인텔리전스를 독점하는 시나리오가 왜 위험한지 설명이 된다는 논리였습니다.

여기서 저커버그가 앤트로픽을 직접 지목하지는 않았습니다. 근데 슈퍼인텔리전스가 위험해서 중앙집중화가 유일한 안전한 길이라는 관점에 대한 반박을 반복해서 씁니다. 그리고 이게 오픈AI와 (특히)앤트로픽이 자기 클로즈드 모델을 정당화할 때 쓰는 논리와 같죠.

공개 서한

이 오피니언 글이 왜 이 시점에 나왔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날 오픈AI, 앤트로픽, 구글 딥마인드 직원 1,000명 이상이 미국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냈습니다. AI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는 도구를 정부가 개발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통제 불가능한 가속을 우려한다는 명분이었죠. 저커버그의 WSJ 글이 이 서한에 대한 반박 성격을 갖고 있었던 셈입니다.

얼마 전 미국 AI 정책 논쟁에서 딘 볼(Dean Ball)이 “오픈웨이트 모델은 AI 발전을 오히려 늦춘다”고 주장한 적이 있습니다. 볼의 논리는 오픈웨이트 모델이 나오면 프론티어 랩들의 수익이 줄어들고, 그래서 결국 큰돈을 투자하는 속도도 느려진다는 거였는데요. 이에 데이비드 색스(David Sacks)가 “폐쇄형 연구소들이 정부한테 ‘우리 경쟁자 좀 없애 달라’고 부탁하는 거 아니냐”고 강하게 반박했었죠.

저커버그의 이번 글은 바로 이 색스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메타는 지금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팔란티어와 함께 오픈웨이트 모델 형식에 정부가 규제 걸지 말라는 연합 서한을 규제 당국에 제출한 상태입니다. 어찌보면 저커버그의 WSJ 오피니언은 이 로비 활동의 소비자 대상 버전인 셈입니다.

인보이스

저커버그의 오피니언 글이 나온 지 딱 하루 뒤인 7월 29일, 메타가 실적 발표에서 2026년 자본 지출 가이던스를 상향했습니다. 하한선을 1,250억 달러에서 1,300억 달러로 올렸구요. TheStreet 기사가 이 발표를 인보이스라고 표현했는데, 저커버그가 그리는 개인용 슈퍼인텔리전스 비전을 유지하려면 이 정도 자본이 필요하다는 청구서라는거죠.

알파벳이 얼마 전 상향한 자본 지출 가이던스가 1,950억~2,050억 달러였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자기 코파일럿 코워크에 딥시크 도입까지 검토하는 이유가 자본 지출 부담이 큰 상태라는 거였는데, 메타는 그런 부담을 지고서라도 오픈웨이트 인프라를 밀어붙이겠다는 결정을 내린 겁니다.

근데 재밌는 부분은 메타가 이 자본 지출을 감당하는 방법입니다. 광고 매출이 아직 두 자릿수 성장으로 슈퍼인텔리전스 인프라 비용을 대주고 있죠. 다만 슈퍼인텔리전스 자체는 아직 돈을 못 벌고 있는 상태입니다. 저커버그가 지난 초 8,000명을 감원했던 것도 이 격차 때문이었습니다. 매출 사상 최대치를 찍고 있는 회사가 감원을 하는 건 광고에서 나오는 돈을 AI 인프라로 옮겨야하기 때문이죠.

진심은?

사실 저커버그가 이야기하는게 본인 진심인지 아니면 사업 이익때문인지 궁금하긴한데요. 답은 아마 둘 다일 겁니다.

저커버그가 슈퍼인텔리전스 중앙집중화에 대해 갖는 우려는 일관됩니다. 저커버그가 최근 2년간 한 발언들을 죽 따라가 보면 이 주장이 처음 나온 게 아닙니다. 메타가 라마(Llama)를 오픈웨이트로 계속 공개해온 것도, 뮤즈 스파크(Muse Spark) 1.1을 오푸스 4.8/GPT-5.5 급 성능에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뿌린 것도 이 철학과 일치합니다.

다른 한편으론 메타는 분명 미국 오픈웨이트 진영을 사실상 이끌고 있었죠. 엔비디아 네모트론, 씽킹머신랩 잉클링, 리플렉션 AI 같은 미국 오픈웨이트 랩들 중에서도 매출 규모나 사용자 기반으로 메타가 가장 큽니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의 클로즈드 모델이 규제로 강화되면 메타가 손해를 보고, 오픈웨이트가 자유롭게 확산될수록 메타가 이득을 얻습니다.

그렇다보니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이걸 순수한 철학 선언이 아니라 산업적 내러티브로 해석해야겠죠. 저커버그가 던지는 이야기가 앞으로 몇 분기 미국 AI 규제 논쟁, 오픈웨이트 진영의 자금 조달 밸류, 그리고 클로즈드 대 오픈의 시장 점유율 전쟁에 많이 인용될 겁니다.

결국 이번 글을 통해서 저커버그는 지금 미국 AI 시장의 오픈웨이트 진영을 정치적으로도, 산업적으로도, 이념적으로도 이끌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이 진영이 앞으로 오픈AI/앤트로픽 진영과 벌일 규제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일단 저는 오픈소스 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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