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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미 K3은 그렇게 싸진 않다

2026.07.20 | 조회 1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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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vided by Zero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중국 AI 랩 문샷(Moonshot)이 키미(Kimi) 시리즈 최신 모델 키미 K3를 공개하면서 난리가 났죠. 사실 이미 이 시리즈 이전 모델이었던 키미 K2.5가 성능이 좋아서 커서(Cursor)가 자기 컴포저(Composer) 코딩 모델 시리즈의 베이스 모델로 채택한 이력이 있고요. 그런 문샷이 K3를 내놨으니 관심이 쏠렸고, 발표 직후 전세계 주식시장과 언론이 상당히 뜨겁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액시오스(Axios)는 중국 오픈웨이트 키미 모델이 프론티어급 성능으로 AI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썼고, 포춘(Fortune)은 K3가 중국 AI를 클로드 페이블 수준으로 밀어올렸다는 헤드라인을 뽑았습니다. 이틀 뒤 액시오스는 아예 중국이 미국의 AI 리드를 지웠다는 제목까지 달았고요.

근데 어쩌면 이 헤드라인들이 좀 성급한 반응이 아닌가 싶습니다.

첨부 이미지

아티피셜 애널리시스(Artificial Analysis)가 매기는 지능 순위에서 K3는 3위입니다.

클로드 페이블 5와 GPT-5.6 솔(Sol) 다음이고요. 분명 이게 작은 성과는 아닙니다. 클로드 오푸스 4.8, 그록 4, GPT-5.6 테라(Terra)와 루나(Luna), Z.ai의 GLM-5.2, 얼마 전 나온 메타의 뮤즈 스파크(Muse Spark)까지 다 앞선 결과니까요. 미국 밖에서 나온 모델 중에는 지금까지 본 가장 강한 모델인 것도 사실입니다. 개발자 벤치마크 중 한 곳에서는 K3가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요.

근데 여기까지가 헤드라인이 잡아낸 부분이고, 나머지가 통상 잘 얘기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오픈웨이트가 맞나?

딥시크, Qwen 같은 그간 중국 오픈웨이트 모델들이 미국 모델 대비 어필한 이유가 세 가지 있었습니다. 로컬에서 돌릴 수 있고, 훨씬 저렴하고, 자기 인프라에서 굴리니 데이터 걱정이 없다는 것이었죠. 근데 K3는 이 셋 다 예외입니다.

일단 크기인데요. 파라미터가 2.8조 개입니다. 이 정도 규모는 개인 PC의 올라마(Ollama, 로컬 AI 실행 프로그램)에서 돌릴 수 없고, 결국 어딘가에서 임대해서 써야 합니다. 사실상 중앙집중형 추론 인프라에서만 쓸 수 있는 모델이라는 얘기고요. 이는 딥시크 R1이 6,710억 파라미터, 큐원 3.5가 397억 파라미터인 걸 감안하면 문샷이 규모 경쟁 쪽으로 방향을 튼 결정으로 볼 수 있고요.

가격도 저렴하지 않습니다. 입력 100만 토큰당 3달러, 출력 100만 토큰당 15달러입니다. 오픈AI GPT-5.6 테라(현재 라인업 중간 모델)보다 약간 더 비쌉니다. 아티피셜 애널리시스에서 K3가 평가에 사용한 토큰이 1억 3,000만 개였는데, 평균 6,300만 개 대비 두 배 넘게 소비했습니다. GPT-5.6 테라와 비교하면 3,400만 개를 더 썼고요. 즉 가격은 미국 모델과 비슷한데 토큰을 훨씬 더 많이 소비합니다.

데이터 우려도 있습니다. 지금은 K3를 문샷 자체 추론 서비스를 통해서만 쓸 수 있거든요. 앤트로픽이 사용자 데이터를 자기 학습에 쓸 수 있다는 걸 우려해서 미국 클로즈드 모델을 피하려는 회사가 있다면, K3는 그 문제에서 더 나은 대안이 아닙니다. 오히려 중국 회사에 데이터가 흘러가는 걸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됩니다.

훌륭한 성능
훌륭한 성능

그리고 이 부분은 문샷도 인정합니다. K3 공개 블로그 마지막에 문샷이 직접 K3가 종합적으로 매우 경쟁력 있는 모델이긴 하지만, 클로드 페이블 5와 GPT-5.6 솔에 비해 사용자 경험에서 눈에 띄는 격차가 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벤치마크 3위와 실제 사용감이 다를 수 있다는 걸 회사가 직접 인정한 셈입니다.

종합하면, K3는 크고, 유능하고, 어느 정도 비싸고, 로컬에서 못 굴리는 모델입니다.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요? 미국 AI 랩이 내놓는 프론티어 모델의 성격과 거의 똑같습니다. 중국이 미국 프론티어를 따라잡았다기보다는, 중국 오픈웨이트 랩이 미국 랩과 비슷한 방식으로 모델을 짓기 시작했다고 봐야 하는 상황인 거고요.

그래도

구글이나 스페이스X(xAI 포함) 같은 2티어 랩의 시장 점유율은 K3가 상당히 흔들 수 있습니다. 그록 4나 GPT-5.6 테라 정도의 성능이 필요한 사용처에서는 K3가 대안이 될 수 있으니까요. 근데 여전히 톱 두 자리, 즉 페이블 5와 GPT-5.6 솔의 자리는 K3가 못 건드릴겁니다 아직까지는.

K3의 진짜 파급력은 문샷이 예고한 오픈 릴리스에서 나올 것 같습니다. 지금은 문샷 중개로만 쓸 수 있지만, 앞으로 가중치를 오픈웨이트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했거든요. 그렇게 되면 어제 다룬 TML의 팅커(Tinker) 같은 파인튜닝 플랫폼에서 K3를 베이스로 삼는 회사들이 나올 겁니다. 자기 데이터로 K3를 튜닝해서 특정 용도에서는 페이블 5나 솔보다 잘 쓰는 시나리오가 가능해지죠. TML이 잉클링을 오픈웨이트로 낸 것과 같은 논리로, K3의 오픈 릴리스가 파인튜닝 시장에서 파장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파레토 프론티어(Pareto frontier, 성능과 비용을 두 축으로 놓았을 때 최적의 조합)를 놓고 봐도 K3의 포지셔닝이 보이는데요. 아레나(Arena) 리더보드에서 K3는 파레토 프론티어를 앞으로 밀지 못했거든요. 같은 가격대에서 K3보다 잘하는 미국 모델이 있고, 같은 성능에서 K3보다 저렴한 미국 모델이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문샷이 오픈 릴리스 일정을 아직 안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다음 세대 모델을 준비하고 있고요. K3가 파인튜닝 시장을 흔들기 시작할 때쯤이면, 톱 두 자리에는 또 새로운 페이블, 솔의 후속 버전이 앉아 있을 겁니다.

AI 사이클이 한 바퀴 더 도는 셈이고, 이 흐름이 다음 몇 분기에 계속 이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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