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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Sony)는 AI 시대에 빛날 수 있나?

2025.10.31 | 조회 19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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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테크, 스타트업 그리고 자본시장에 대한 2차적 사고를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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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체인소맨:레제편을 봤습니다. 애니메이션을 극장에서 본게 오랜만이기도 하고, 즐겁고 재밌게 봤는데요, 영화에서 제 눈길을 끌었던건 소니(Sony)였습니다. 체인소맨의 제작은 일본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MAPPA가 하고, 배급은 소니가 담당했습니다. 재밌는건, 현재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체인소맨의 음악들도 소니 뮤직이 레이블로 참여했단거였죠. 한편으로는 체인소맨의 사운드트랙 제작 과정에서 Sony Computer Science Laboratories(Sony CSL)가 개발한 AI 도구가 활용된 것이 공식 인터뷰를 통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컨텐츠 단에서 소니의 수직계열화가 어떻게 이뤄져있는지 간접적으로 체감해볼 수 있었는데요.

여기서 시각을 다시 전환해보죠.

시장은 종종 소니를 플레이스테이션, 영화, 음악, 그리고 카메라 센서까지, 온갖 사업부가 복잡하게 얽힌 문어발식 대기업으로만 바라보곤 하죠. 이런 인식 때문에 AI 혁명의 시대에도 소니는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기술 기업들에 비해 한발 뒤처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런 시장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면 어떨까요? 한때 약점으로 여겨졌던 이 복잡한 사업 구조가 사실은 AI 시대를 지배하기 위한 가장 강력한 수직 통합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었던 거라면 말이죠. 과연 시장은 소니를 AI 시대의 숨은 강자로 재평가하게 될까요? 아니면 여전히 복잡한 하드웨어와 콘텐츠의 집합체로만 바라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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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AI는 1999년부터

시장의 관심은 온통 생성형 AI에 쏠려있지만, 소니의 AI 전략은 최근의 유행에 편승한 것이 아닙니다. 소니의 AI 연구는 1988년 설립된 CSL과 1999년에 등장한 로봇 강아지 아이보(AIBO)까지 거슬러 올라가죠. 아이보는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환경을 인식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성장할 수 있던, 시대를 앞서간 소비자용 AI 제품이었습니다.

이러한 오랜 R&D 역량이 결집된 것이 바로 2020년에 설립된 소니 AI입니다. 그리고 그 대표적인 성과가 바로 그란 투리스모 소피(GT Sophy)죠. 소피는 단순한 게임 AI는 아닙니다. 소니 AI, 폴리포니 디지털,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가 협력해서 오직 그란 투리스모라는 자사 독점 IP의 데이터만으로 세계 챔피언 수준의 레이싱 에이전트를 훈련시킨 강화학습 분야의 기념비적인 성과인 겁니다. 소니가 AI의 핵심 기술과 R&D 엔진을 이미 내재화하고 있었음을 보여주기도 하죠.

소니의 가장 강력하고 방어적인 AI 해자는, 사실 가장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있습니다. 바로 세계 1위의 CMOS 이미지 센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미징 & 센싱 솔루션(I&SS) 사업부죠. AI가 데이터를 처리한다면, 소니는 그 데이터가 생성되는 가장 첫 관문, 즉 보는 눈을 만들고 있는 겁니다.

I&SS의 핵심 무기는 2020년에 이미 발표한 IMX500 같은 지능형 비전 센서입니다. 세계 최초로 이미지 센서 칩 자체에 AI 처리 기능과 메모리를 통합함으로써 패러다임을 바꿔낸 혁신이죠. 데이터를 수동적으로 수집하는 센서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지능형 엣지 디바이스가 된 겁니다.

이 기술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1)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보낼 필요 없이, 칩 자체에서 AI 연산을 완료해(3.1밀리초) 지연 시간이 거의 없는 초고속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고, 2) 원본 이미지를 외부로 전송하지 않고, “매장에 사람이 몇 명 들어왔다” 같은 메타데이터만 출력할 수 있어, 개인정보보호 문제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면서 강력한 프라이버시를 제공하는 한편, 3) 데이터 전송량을 줄여 전력 소모와 통신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저전력/저비용 특성을 가지고 있죠.

이건 단순히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소니는 이미 이 기술을 아이토리오스(AITRIOS)라는 엣지 AI 플랫폼으로 확장해서 스마트 공장, 물류, 자율주행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시장이 아직 제대로 평가하지 있지 않지만, 소니의 거대한 B2B AI 비즈니스도 이미 움직이고 있는 겁니다.

독점 IP

AI 모델의 성능이 학습 데이터의 질과 양에 달려있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 됐죠. 그리고 지금 이 데이터 확보 전쟁은 표절과 저작권 침해라는 법적 지뢰밭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소니의 게임, 음악, 영화 사업부가 빛을 발합니다. 해당 사업부들은 단순한 콘텐츠 제작사가 아니라, AI 시대를 맞아 거대하고, 합법적인, 독점적인 고품질 학습 데이터셋을 보유한 전략적 자산이 된 겁니다.

게임 측면에선 GT Sophy가 그란 투리스모 데이터로 학습한 것처럼, ‘더 라스트 오브 어스’, ‘갓 오브 워’ 같은 독점 프랜차이즈의 방대한 상호작용 데이터는 경쟁사가 복제 불가능한 AI 모델을 만드는 연료가 될 수 있는 한편,

소니 뮤직은 이미 700개가 넘는 AI 기업에 자사 콘텐츠를 학습에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 서한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AI 기업들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향후 막대한 AI 학습용 IP 라이선스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포지셔닝이죠.

AI 기업들이 표절 무임승차라는 비판을 받는 동안 소니는 자신들의 IP 해자 뒤에서 합법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독자적인 AI를 개발하는 동시에, 기업들에게는 라이선스 통행세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겁니다.

창의성 증강?

재미있는건 소니는 AI에 대한 대외 메시지 역시 매우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는 겁니다.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증강시키는 도구라고 일관되게 강조하죠.

다소 일본의 특성이 드러나는 스탠스라고 보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듣기 좋은 말은 아닙니다. 소니 비즈니스의 근간을 이루는 게임 개발자, 뮤지션, 영화감독 같은 창작자 커뮤니티는 지금 AI에 대한 불안감과 반감이 가장 큰 집단입니다. 소니는 이들에게 우리는 당신들의 적이 아니라, 당신들을 돕는 도구를 만드는 파트너라는 신뢰를 심어주고 있죠.

심지어 소니는 경쟁사들보다 훨씬 빠른 2018년에 이미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며 규제 리스크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해왔습니다. 공격적인 AI 도입(마이크로소프트)과 보수적인 IP 방어(닌텐도) 사이에서, 소니는 윤리적인 AI 파트너라는 나름 견고한 포지션을 선점한 셈입니다.

시장은 소니를 재평가할까

시장은 오랫동안 소니에 대해 문어발식, 복합기업 경영 할인을 적용해왔습니다. 너무 복잡하게 얽혀있어 시너지가 불분명하고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였죠.

하지만 AI 시대에 이르러, 이 평가는 달라질 수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과거의 약점(다각화)이, 이제는 그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강력한 수직 통합 시너지로 탈바꿈했기 때문입니다.

소니는 AI 시대의 밸류체인 전체를 홀로 완성하고 있습니다. 실리콘(센서, I&SS), 하드웨어(콘솔, 플레이스테이션), 플랫폼(네트워크, PSN), 콘텐츠(IP, 게임/영화/음악)로 구성되어 있는 체인인거죠.

이 선순환 구조는 현재 시장 가치에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시장은 여전히 소니를 전통적인 미디어/전자 기업의 배수로 평가하고 있죠. 소니의 AI 잠재력은 명확합니다. 바로 I&SS 부문의 고성능 B2B AI 사업, 게임/영화 제작의 AI 기반 비용 절감 및 마진 확대, 그리고 막대한 IP 라이선스 수익이라는 새로운 현금흐름이죠.

어쩌면 소니는 AI 시대의 성장주가 바로 눈앞에 있음에도 시장이 알아보지 못하는 사례일 수도 있습니다. 시장이 이 거대한 잠재력을 깨닫고 소니의 가치를 AI 리더로 재평가하는 것은, 만약의 문제가 될까요? 언제의 문제가 될까요?
(개인의 의견일뿐 메수/매도에 대한 추천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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