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주민운동교육원 두번째 뉴스레터

대전 5기 주민조직가 기초과정 수료, 현장위원회 조합원 만남, 필리핀 현장 이야기

2026.08.03 | 조회 16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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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주민운동교육원의 두번째 뉴스레터.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네요. 모두 안녕하신가요? 곧 입추라는 소식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습니다.

무더위 속에서도 대전주민운동교육원은 교육, 회의, 만남으로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5월~7월 동안 대전주민운동교육원의 활동 소식을 전합니다. 

  • 대전 5기 주민조직가 기초 과정(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 특별 과정) 수료
  • 현장위원회의 조합원 만남
  • 이성숙 조합원의 '필리핀 현장 이야기'
  • '지도력 역량 강화 교육', '자활 입문 과정' 등 하반기 교육훈련 소식

'대전 5기 주민조직가 기초과정'을 마쳤습니다.

대전 5기 주민조직가 기초과정이 지난 7월 23일 수료식을 끝으로 8회기, 약 3개월의 여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번 과정은 대전서구지역자활센터 특별 과정으로 진행했습니다. 5명의 훈련생들이 바쁜 일과 속에서도 성실하게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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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료식의 하이라이트는 수료생들이 낭독한 '시' 한 편이었습니다. 교육훈련 과정에서의 깨달음과 성찰을 시로 정리하고 나누었습니다. 자활 현장에서 주민조직가로 고군분투할 수료생들을 응원하며 이들의 다짐을 담은 시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사람을 배웠습니다>

초초, 비니, 피구리, 검정, 하늘

 

처음 우리는 저마다의 섬이 되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가방, 낯선 사람들, 막막한 업무와 고단한 하루들.

더 좋은 방법을 배우고, 더 많은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무언가를 잘해내는 사람이 되면 좋은 주민조직가가 될 수 있을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방법보다 먼저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교육은 우리에게 다른 질문을 건넸습니다.

"정말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나요?"

우리는 말보다 침묵을 들었고, 문제보다 삶을 보았으며, 해결보다 관계를 배웠습니다.

글을 다듬고, 마음을 나누며, 누군가의 삶을 이해하는 일이

얼마나 조심스럽고, 얼마나 따뜻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나를 가두고 있던 익숙한 상자 하나.

'내가 맞다'는 생각, 조급함과 편견, 누군가를 바꾸려 했던 마음.

그 상자 밖으로 한 걸음 나왔을 때, 우리는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은 바꾸는 대상이 아니라, 믿고 기다려야 하는 존재라는 것을.

주민은 도움을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길을 만들어가는 사람이었습니다.

주민조직가는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곁에서 함께 걷는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속도를 재촉하지 않고, 더딘 걸음을 인내로 응원하며,

스스로 일어서는 길에 작은 등불이 되어주는 사람.

씨앗이 심는 날 꽃이 되지 않듯, 사람의 마음도 기다림 속에서 자란다는 것을

우리는 배웠습니다.

보이지 않는 믿음이 보이는 변화를 만들고,

한 사람의 용기가 또 다른 용기를 불러온다는 것을 우리는 배웠습니다.

돌아갈 현장은 여전히 쉽지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빈 의자만 남을 수도 있고,

애써 건넨 인사가 짧은 미소 하나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믿겠습니다.

오늘의 수료는 마침표가 아니라 진정한 사람으로 만나는 시작입니다.

오늘도 주민을 믿고, 내일도 주민을 품으며,

상자 밖의 넓은 세상에서 우리는 함께 걷겠습니다.

 


현장위원회의 조합원 만남: 전윤숙(제이) & 이송호(애국자) 조합원

올해부터 활동을 시작한 현장위원회(위원장 신만수)는 5월(전윤숙 조합원)과 6월(이송호 조합원)에 조합원 만남을 진행했습니다.

전윤숙(제이) 조합원은 '문화와 예술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지역에 관심을 갖도록 한다'는 것을 모토로 설립된 사회적기업 잇다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송호(애국자) 조합원은 대전광역시자원봉사센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전윤숙 조합원(사진 제일 오른쪽)과의 만남
전윤숙 조합원(사진 제일 오른쪽)과의 만남
이송호 조합원(사진 제일 왼쪽)과의 만남
이송호 조합원(사진 제일 왼쪽)과의 만남

두 조합원 모두 2023년 '대전 5기 주민조직가 과정'을 수료한 조직가입니다. 현장은 다르지만 두 사람 모두 어떻게 하면 주민을 동원의 대상이 아니라 활동의 주체로 세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일하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조직가의 마음, 태도로 현장에서 일하면서 겪는 고충과 어려움을 비롯해 대전주민운동교육원이 앞으로의 활동과 사업에서 고려하고 반영해야 할 점들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현장위원회의 조합원 만남은 하반기(9월/10월)에도 이어집니다. 나눈 이야기들은 잘 정리해서 하반기 뉴스레터에서 다시한번  전하겠습니다. 

 


[연재] 이성숙 조합원의 '필리핀 현장' 이야기 (1편)

대전주민운동교육원의 이사인 이성숙 조합원의 '필리핀 현장' 이야기를 두번으로 나누어 연재합니다. 이성숙 조합원의 꿈은 몸 담고 있는 필리핀 현장에서 주민조직운동을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어떤 인연으로, 어떤 일을 계기로 필리핀에서의 주민조직운동을 꿈꾸고 있는지를 이어지는 글에서 함께 살펴봐 주세요. 

사진 출처: 이성숙 조합원 블로그
사진 출처: 이성숙 조합원 블로그

2019년 여름, 옥시덴탈 민도로의 맘부라오에서 활동하던 참빛선교회에 합류해 현장을 찾았습니다. 남편이 선교회 소속이었고, 남편의 대학원 동기인 정건영 목사님도 같은 선교회에 계셨습니다. 선교회는 목사님을 통해 코리아 카페 '나눔'을 운영했고, 그 카페의 매니저가 아일린(Arlene)이었습니다.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는 다음 날 아침에 드러났습니다. 전날 한국 팀원들끼리 한국어로 주고받은 음식 이야기가 아침 식탁에 그대로 차려져 있었습니다. 한국어를 모르면서도 관찰만으로 상대의 뜻을 읽어내는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필리핀에서의 NGO 사업을 구상 중이었습니다. 현지인의 도움 없이는 되지 않을 일이었습니다.

2020년 1월, 목사님과 남편과 셋이 다시 맘부라오를 찾았습니다. 주일이면 카페는 예배 장소가 되었습니다. 예배 후 현지 사역자들과 간 식당에서 서툰 영어로 고맙다는 말을 건네다 눈물이 터졌는데, 아일린도 울고 있었습니다. 사업이 아니라 관계가 먼저 생긴 순간이었습니다.

그해 처음 산 비센테에 갔습니다. 선교회는 맘부라오 주일 예배를 마치면 30분 거리의 산 비센테로 넘어가 다시 예배를 드렸습니다. 아일린과 남편 에드(Edd)의 고향입니다. 마을에는 작은 성당 하나가 전부였고, 사람들은 에드 어머님 집 마당의 큰 망고나무 아래로 모였습니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예순에서 일흔 명이 그 더위 속에서 두 시간 넘게 찬양하고 말씀을 들었습니다. 건물도 없이 그만한 사람이 모인다는 것, 그것이 마을이 이미 가진 힘이었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면 좋겠어?" 아일린의 대답은 분명했습니다. "내 고향 사람들이 갈 수 있는 교회가 생기는 게 내 소원이야." 우리가 정한 필요가 아니라, 마을 사람이 자기 말로 꺼낸 요구였습니다.

계산은 서지 않았습니다. 목사님은 맘부라오 사역만으로도 벅찼고 건강도 좋지 않으셨으며, 대신 맡을 사역자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한번 해보시겠다고 하셨고, 귀국 후 교회 지을 땅이 나왔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땅을 샀고, 2020년 하반기 목사님과 에드가 교회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무엇이든 고치고 만들 줄 아는 에드의 손이 마을이 가진 자원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망고나무 그늘 대신 지붕 아래에서 주일 오후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섬을 잠갔습니다. 뱃길이 끊겨 식량이 막힌 민도로에서, 목사님은 단속을 피해 오토바이로 성도들 집에 쌀을 조금씩 날랐습니다. "하루에 두 끼만 드세요." 손가락을 걸어야 했습니다. 남편이 잠시라도 귀국하시라 강권했지만, 이 사람들을 두고 갈 수 없다는 것이 목사님의 단호한 답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저질환이 있던 목사님께 코로나가 덮쳤습니다. 아일린이 급히 구한 산소통도 소용없었습니다. 2021년 추석 연휴, 우리는 대전에서 화상으로 그 마지막을 지켜봐야만 했습니다.

현지 교회는 문을 닫았고, 우리는 2년을 아무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한 사람의 헌신에 얹혀 있던 현장은 그 사람이 사라지자 함께 멈춰 섰습니다. 그렇다면 이 마을은 누구의 힘으로 다시 설 수 있는가. 그것이 우리에게 남은 질문이었습니다.

(2편에서 계속)

 


하반기 교육훈련 소식

대전주민운동교육원의 하반기 교육훈련 소식입니다. 

[진행 중] 지도력 역량 강화 교육

지난 7월부터 총 6회기 과정의 '지도력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관저공동체연합과 학마을사회적협동조합에서 4명의 훈련생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주민조직운동의 시각에서 지도력이 갖추어야 할 태도, 관점, 역할 등을 배워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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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 대전광역자활센터 연계 '자활 입문 과정' / 9월초

9월초에는 대전광역자활센터와 협력해서 개설하는 '자활 입문 과정'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대전 지역 5개 자활센터의 실무자 15~20명과 함께 2회차(총 8시간) 과정으로 운영합니다. 급변하고 있는 자활 현장에서 실무자들이 중심을 잃지 않고 '자활'의 본래 의미를 주민들과 함께 실현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 '대전씨오'의 다음 뉴스레터는 9월초에 발행합니다. 앞으로는 매월 초에 정기적으로 소식 전하겠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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