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의 아무말] 이 바다에는 좋은 이야기만 두고가기로 해.

여름이 무르익어간다는 건, 아픔을 흘려보내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2021.08.07 | 조회 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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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의 아무말

한 주에 한번 도비라는 개인이 보고 느낀 것들을 소개하는 뉴스레터 입니다

안녕하세요 구독자님,
무더운 한여름의 더위 속에서
첫번째 연재로 구독자님께 인사드립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자유를 꿈꾸는 도비입니다

요즘 다들 잘 지내고 계신가요?
첫 연재를 준비하면서 저는 다양한 일들이 있었는데요,
원래 이 즈음이면 계획했던 2주간의 여름 휴가를 떠나, 
제주도에서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처음 인사드렸어야 하는데,
코로나 확진자의 증가로 인해 여름 휴가를 취소하게 되어서
저는 저희집 제 작업방에서 선풍기 한 대 마주하며
연재를 위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구독자 여러분들도 부디
무더운 여름, 안전한 여름 휴가 보내시기를 바래요.


구독자님은 '바다' 히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저는 '바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가
마스크를 쓰기 이전에 
한밤중 바닷가 모래사장에 앉아 바닷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캔 마시며 가만히 바다의 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요,
가만히 앉아 파도 소리를 듣고있다보면 
저의 걱정도 파도와 함께 휩쓸려 나가는 기분이 들어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시간이랍니다.

저의 첫 연재글은 
'바다'를 통해 제가 느낀 것들을 썼던 글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바다라는 곳에서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가끔은 대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그 웅장함에 압도되어
자연 앞에 머리 숙여지기도 하는 거 같아요.
오늘은 그런 자연앞에 제가 뒤통수를 세게 맞는 일이 담긴 이야기랍니다.

저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이 글을 끝까지 읽어주세요!


<오늘의 추천곡> 

 

매 연재 때마다 연재와 연관된 추천곡을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글을 읽으면서 이 노래를 함께 들어보시는 것들을 추천드립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서로에게는 다정하지 않지만,
자신들을 사랑해주는 사람들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포크 듀오인 '여유와 설빈'의 
'바다를 보내주는 사람'이라는 곡입니다.

이 곡은 여유와 설빈의 정규 1집 앨범인 
'모든 어울린 삶에 대하여'에 수록된 곡인데요,

개인적으로 저는 앨범에 수록된 12곡 모두 애정하지만,
이곡을 제일 좋아한답니다.

'이것만 기억해요. 바다를 보내주는 사람이 있다구요.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구요.'
라는 가사 속에서
슬픔과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그래도 내가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듯한 노래가 저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왔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구독자님도 
이 노래를 들으면서 구독자님만의 바다를 보내주는 법을 
잠시 잠깐 생각해보시기를 바래요.

 


<오늘의 글>

이 바다에는 좋은 이야기만 두고가기로 해.

여름이 무르익어간다는 건, 아픔을 흘려보내고 내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

 

펜데믹으로 하늘 길이 막히기 바로 직전,
나는 가족여행을 떠났다.

내가 '엄마 아들'이라고 칭하는 친오빠 '건빵씨'가
캐나다 타국 땅에서 1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함이었다.

코로나 19라는 변수가 여행을 취소하게 만들 뻔했지만,
여행동안 묵을 에어비앤비의 취소 위약금
한화 80만원 이라는 돈 앞에 쫄아버린 네 가족은 
걱정 어린 마음과 여행에 대한 설레임을 가지고 
철처하게 마스크와 방역을 지키며 
하와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떠난 10일간의 가족여행.
내가 그 10일의 기간 중 가장 좋아했던 기억을 하나 꼽자면,
하와이의 푸른 바닷가 근처에 걸터 앉아
아버지 이씨와 맥주를 나누어 마시며 바라보았던 노을의 모습들이었다.
매일 하루의 일정이 끝나고 나면 이씨와 그녀는 바다를 안주삼아
맥주 두캔씩을 박살내던 그날의 그 순간이 
그 여행을 통틀어 가장 행복했고 살찌는 기억이었다.  

그러던 여행의 마지막 날 밤, 노을지는 바다에서였다.
이씨는 그날도 어김없이 나와 맥주를 나누어마시며 
노을지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동안 말이 없이 묵묵하게 맥주를 마시던 도중,
이씨가 내게 말을 걸어왔다.

" 파도가 왜 치는지 알아?"

나는 맥주를 마시다말고 어이 없다는 듯 그를 쳐다봤다.

"파도가 치는데 이유있나? 그냥 치는거지."

라는 대답을 그에게 내놓고 다시 맥주를 마시려던 찰나, 
그는 내게 의외의 답을 내어놓았다.

"파도가 우리에게 밀려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생각해봤어?
근데 파도가 치기 까지는 정말 짧은 시간이 걸려.
파도가 그 짧은 시간 우리한테 밀려왔다 밀려간다는 건,
그 인내의 시간을 버티고 너에게 왔다는 건
파도 자체로서도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지.
너도 두려워 하지만 말고 저 파도에 슬픔을 날려보내고 
용기만 가지고 돌아가자. 그리고 한국 가서는 더 많이 웃는거다! "

그렇게 그는 나를 바다에 내버려 둔 채, 방 안으로 들어갔다.

순간 멍해졌다.
그에게 내가 무엇인가 두려워하고 울고 있었다는 것을 들킨 것 같아,
뭔가 나의 치부가 드러난 거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했던 감정을
나의 부모라는 사람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디는 것에
놀라기도 하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홀로 남겨진 나는 아무말 없이 
노을진 바다를 바라보며 남겨진 술을 입에 털어넣었다.
그리고 한참을 바다를 두고 울었다.

한참을 울다가 들어온 그녀가 가장 먼저 한 건
한국에서 가져온 수면제들을 모두 버리는 것이었다.


그 때 당시 그녀는 수면 장애를 앓고 있었으며,
부모님 몰래 꽤 오랫동안 약에 의지해 잠에 들곤 했었고, 
수면장애와 더불어  우울증을 앓아오면서
매일 매일 목적없이 버티는 삶을 살았었다는 것을
바다를 보면서 깨달았기에,
좀 더 살아보고 싶었던 그녀는 주저함 없이 
봉투에 든 약을 버렸고,
여행 기간 중 처음으로, 약 없이 깊은 잠을 잘 수 있었다.

한국을 떠나오기 이전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녀가 바다를 좋아하는다는 것을 아는 그녀의 지인은
그녀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바다가 무르익어 간다는 것은
아픔을 딛고 내일을 살아낼 원동력을 얻는 것' 이라고.

어쩌면 나는 그렇게 나만의 바다가 무르익어갔고,
나는 더 단단해져서 한국으로 돌아 올 수 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바다는 어쩌면 참 많은 매력이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바다를 보면서 쉬어갈수도 있고,
누군가는 걱정거리를 두고 새로운 길을 향해 
새롭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자연이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는 것에서 
오늘도 자연 앞에서 고개가 숙연해지는 그런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곳.
그런 곳이 바다 아닐까.

그날 이후 매일 기도하는 것이 생겼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저마다의 바다에서
슬픔을 내려놓고 행복을 가질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그렇게 나는 
나 자신과
나의 주변 사람들의 걱정없는 행복을 위해 
기도하고, 바라고 또 기도하며

오늘도 나의 바다에 나의 걱정을 내려놓고 잠에 든다.


 

이렇게 첫 연재가 끝이 났네요.
글을 쓰고 다시 다듬다 보니 
그 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서 
저는 개인적으로 좋았는데요, 
이 글을 읽으신 구독자님은 어떻게 생각하셨는지 궁금해요.
구독자님의 의견을 아래 링크에 남겨주세요.

 

여름이 무르익어가고 
내일이면 절기상 입추라네요.

비록 아직 무더운 여름을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해도
우리 여름을 잘 보내주고 
가을을 잘 맞이 하도록 해보자구요.

저는 그럼 다음 주에 더 좋은 글,
더 나은 글로 다시 찾아올게요.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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