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비의 아무말] 안전할 권리와 즐거울 권리의 아슬아슬하고 아찔한 줄타기

코로나 19의 도래로 인한 우리들의 현실과 눈물

2021.08.15 | 조회 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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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의 아무말

한 주에 한번 도비라는 개인이 보고 느낀 것들을 소개하는 뉴스레터 입니다

안녕하세요r구독자 님,

구독자님은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저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알바가 두번이나 잘렸기에...
주머니가 너무 가난한 백수의 라이프를 영위한 지 
2개월 차가 되어버렸답니다. (코로나 이.... (삐-))
그래도 뭐 나름대로의 페이스 조절을 하면서 연재도 하고,
학교도 곧 개강이니 준비도 하고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답니다.

요즘은 참 '안녕'이라는 말을 하기 
너무나도 어려운 시기인거 같아요.

주변에 제 지인들만 봐도
알 수 없는 질병 때문에 꿈을 쫓기보다는
현실을 걱정하며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더라구요.
요즘 그 친구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들으면서
제가 하는 일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술 한 잔 따라 주는 일이 전부라는 사실에
참 마음 힘든 날들을 보내며 지내고 있답니다.

부디 이 힘든시기,
구독자님은 '안녕'하시기를
마음다해 기도할게요.


<오늘의 추천곡> 

매 연재 때마다 연재와 연관된 추천곡을 추천해 드리고 있어요.
글을 읽으면서 이 노래를 함께 들어보시는 것들을 추천드립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곡은
싱어송라이터 박소은 님의 
'좀 더 살아보려구요' 라는 곡이에요.

저는 요즘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는 합니다.
왜냐하면 주변의 상황들 때문에
심적으로도 외적으로도 지친 사람들을 마주하며
그들에게 아무런 위로도 될 수 없는 
저의 무능력함을 마주 하기 때문인데요,
그럴 때마다 이 곡을 통해 많이 위로를 받았습니다.
실제로도 이 곡을 주변사람들에게 위로대신 전해주기도 했구요.

이 곡은 어쩌면 힘든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독자님께
위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선곡해 보았습니다.

우리 버티기 힘든 요즘시기
'좀 더 살아보자구요' 라는 위로를요.

 


 <오늘의 글>

'안전할 권리'와 '즐거울 권리'의 아슬아슬 하고 아찔한 줄타기

코로나 19의 도래로 인한 우리들의 현실과 눈물

얼마 전, (이라고 쓰고 몇 달도 더 된 시간이 흐른 지금)
함께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할 때 알던 친구와 오랜만에 연락이 닿았다.
그는 학교를 졸업하고 무대 현장에서 일을 하는 친구였다.
그런 그는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종종 내게 소식을 전해왔는데,
그런 그가 오랜만에 내게 전화를 해서
공연을 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해왔다.

그렇게 오래간만에 대학로에 가서 그의 공연을 보고
집에 돌아와 컴퓨터 화면 너머 그와 다시 마주하며 술을 마셨다.

한참을 묵묵하게 술을 마시던 그가 갑자기
한 번도 내게 하지 않던 속마음을 꺼내놓기 시작했다.

실은 코로나 때문에 무대예술계가 어려우면서
불안정한 미래를 언제까지나 걱정해야할지 모르겠다고,
언제까지 알바를 전전긍긍하면서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들을 위해 기다려야 하는지
솔직히 확신에 차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른 일을 하기에는 할 줄 아는 것이 연기뿐이라
매일 매일이 너무나도 괴롭다는 말을 내게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그는 내게 코로나가 너무나도 원망스럽다는 말을 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내가 그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건,
그와 함께 울어주고, 술을 마셔주는 것이 다였다는 사실에
너무나도 부끄러웠지만,
그럼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그것뿐이었기에
최선을 다해 그와 함께 술을 마시고 취한 밤을 보냈다.

요즘 공연예술계 전반으로
이런 소식들을 많이 접한다.
이것은 비단 연극계뿐만이 아니라
모든 공연예술업계 종사자들이 겪는 현실적인 어려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로 인해 많은 공연들이 멈추어
관객을 만나고 싶은 아티스트들은
관객들과의 기약 없는 만남들을 기다려야 했고,
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주던 공연장들은
당장 내일을 어떻게 살아내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을 넘어
하나 둘씩 관객들과 함께 했던 추억들을 가지고

그 추억너머의 한 장면으로 사라져갔다.
이것은 참으로도 마음 아픈 일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안전할 권리'가 보장되기 위해서
'우리가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권리' 중의 일부가 제한된다는 것,
'즐거움을 누릴 권리' 에는 누군가의 생계가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지내지 않았나 라는 생각들을 하면서도
이 기약 없는 시대의 끝이 언젠가는 올까라는 수많은 질문들을 남겼다.

마치 이건 아찔하고도 묘한 줄타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안전' 이라는 것과 '즐거움' 이라는 것이
'코로나 19' 라는 특수한 상황 앞에서
아주 극한의 줄다리기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어쩌면 이건 너무 한쪽만을 위한 줄다리기가 아닌가.

하나의 무대와 공연이 만들어지기까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피, , 눈물 그리고 시간과 노력 등이 들어간다.
(라고 대학교 때 교수님들께서 수도 없이 말씀하셨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을 외면한 체,
'모두의 안전'을 위해 누군가는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과연 '모두가 안전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왜 항상 '즐거움''안전은 함께 공존 하지 못하고
아슬아슬하고 아찔하게 줄타기를 해야 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 줄타기에서 누군가는
꿈을 접어야 하고, 현실을 걱정해야 하며,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지를 걱정해야 하는 것일까.

요즘 연기 전공 시절 친구들과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우리는 도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이냐고'.

예전 같았으면
'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좋은 날이 올 거야'
라고 말했겠지만,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언제까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무너져가는 것을
바라만 봐야 하는지,
언제까지 이 끝없는 줄다리기 속에서 기나긴 싸움을 지켜만 봐야 하는지,
아직은 너무나도 많이 무섭고
세상은 너무나도 잔인하다.

이런 현실들을 바라보면서
이런 고민들을 하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나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그들과 함께 울어주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기에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주며 울어주는 것뿐이라,
속으로 그들을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으로 응원하는 것뿐이라,
너무나도 가슴이 먹먹했고
슬펐다.

그렇게 울면서도
내가 그들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말은
'조금만 더 살아보자' 였다.

그들이 지금 무너지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꿈들을 꾸고 있으니까.
그 꿈들이 하루아침에 져버리기에는
동안 무대 뒤에서 남몰래 흘려왔던 눈물들이
너무나도 값진 눈물이기 때문에

그 꿈들과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그것을 응원하는 내가 건넬 수 있는 말은
'좀 더 살아보자'였다.

이렇게 조금씩 살아나가보다 보면,
언젠가는 이 힘든 시기를 지나
서로 마주보며 웃으며,
같이 기쁨의 축배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어쩌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이들을 응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최선의 방안일 수도 있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이것이 나의 욕심이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이고도 무서운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그래서 나는 매일 기도한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랑하는 곳에서,
자신들의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빨리 오게 해달라고.
그래서 그들이 더 이상 슬퍼하지 않고
웃을 일만 생기게 해달라고
'안전' 속에 ' 즐거움'이 가득한 일들만 생기게 해달라고.
그래서 그들이 행복한 모습을 보며
더 이상 내가 슬퍼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오늘도 까만 밤 잠 못 이루며,
저 하늘에
나의 진심을 가득 담아 띄워 보내는 그런 잠 못 이루는 새벽.


부디 당신이 평안하기를 바래요.

두번째 연재를 준비하면서 저는 참 많이 울었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 아픈 이야기들을 듣고
이유 없는 감정에 휩쓸려
살면서 이렇게 많이 울어본 적이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감정에 복받쳐 울었답니다.


요즘 많은 분들이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힘들어 하실거 같아요.
저도 두번의 알바가 짤렸고,
친구들을 만나는 것보다 집에만 있는지도 오래되어
 햇빛을 잘 보지도 못하고 이러면서
많이 외롭게 지내는데요,
선생님들은 어떻게 지내시나요?

부디 우리 이 외롭고 지친 싸움들을 잘 이겨내고
언젠가는 꼭 만나서 웃으면서
이 모든 과정이 우리가 더 단단해지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래봅니다.


우리 그때까지 모두 안녕하고 안전해요.  


오늘 이야기 어떠셨나요?
오늘의 연재가 어땠는지 알려주세요.
당신이 주시는 응원의 말, 조언들 하나하나가 
도비의 다음 창작을 위한 원동력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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