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외줄타기를 하고 있어요
떨리는 맘으로
종잡을 수 없이 가여운 맘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
8월이다
아, 이 해가 끝날 수 있다는 걸
자각하게 해주는 달
짧아진 편지는
바쁨에 대한 방증이며
작은 웃음들을 간절히 붙잡는 것은
불안에 대한 방증이지
어젠 피를 뽑았다
검붉은 피가 내 안에서 내 밖으로
흘러 나가고 있었다
내 안에 흐르고 있던 것
웃기지 않은가
그것을 나는 아주 간혹 마주할 뿐이다
검지만큼 긴 플라스틱 통 3개에
내 피가 채워질 때
잠자코 바라본다
나를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무엇이 나를 지탱하는가
겨우 이 하나의 몸뚱아리를
운반하는 삶
겨우 이 하나의 몸뚱아리의
제 구실을 위해
애써야 하는 삶
당신은 꿈에서
왜 눈을 피하냐고 말했죠
내 검지 발톱은 깨져 있었고
나는 그 작은 부서짐을 걱정했어요
벅찬 기억에
반짝이는 가루 따위
섞어서 만든 무언가
내 안에 흐르고 있을 줄 알았어요
그러나 그저 명확한 붉음
순진한 액체
그것이 나일 뿐이었다
더 대단한 만남을
더 거대한 운명을
더 위대한 성취를
바란다면
그것이 이 작은 몸뚱아리에게
제격인 걸까요
과분한 걸까요
하지만 당신이 이 편지를 기다렸다면
나도 조금은 특별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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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안녕. @applecream 혹은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 말 걸어도 되는 사람.
from 다정함의 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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