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0일, 열다섯 번째 편지

from 지우

2023.09.28 | 조회 301 |
0
|
다정함의 봉안 의 프로필 이미지

다정함의 봉안

편지 쓰는 일이 좋은 PD.

 

평생 외로웠던 것 같은 기분이야 / 스물 아홉 해

 

나는 어릴 때부터 빨리 스물 아홉이 되고 싶었지

내가 평생 외로웠다는 걸 증명하려고

 

검사 결과 몸엔 아무 이상이 없습니다

다만 비타민 D가 매우 부족할 뿐

 

해를 보지 않는 나를 증명하듯

 

그렇다면 나는 왜 뱉어내나요

토를 하면 할수록 무엇을 토해내는가 고민한다

 

내 안에 눈물이

갇혀있어서

모든 걸 토해내고 나면 그게 나올까

 

살아가면서 눈이 빛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단백석처럼 빛났던 친구의 눈을 생각하면서

눈이 빛나는 사람을 처음 본 그 밤을 기억하면서

 

외롭다는 마음과 혼자 있고 싶다는 마음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우린 이야기하지

 

혼자-임과 혼자-됨의 차이를 아는 그 친구는

후자는 너무 쉽고 전자는 너무 어렵다 했지

 

나는 왜 반대인 것 같을까

 

혼자-임은 너무나 쉬운데

혼자-됨은 너무나 어려워

 


 

망원동
망원동
삐죽이 
삐죽이 
달콤하다
달콤하다

 

책과 고양이 그리고 탕후루가

세상을 구한다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지

 


 

생의 마지막 순간에 나는 저 노래를 기억할까?

 

평생 외로웠음이 비로소 확실해질 때

나는 어떠할까

 

취한 밤의 헛소리들

영혼 없는 웃음과 적당한 안부인사

잊을 수 없는 식탁

 

그런 것들

외로웠기 때문에 내가 기댄 것들을

 

나는 결국 그리워할까

 

매일 아침 비타민 D를 씹으면서

 

나는 왜 이 한 몸을 위해

충성스레 노력할까

 

언젠가 내 방에 당신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그 자리에 있어야만 하는

내 달력과 시계

수많은 CD와 책들 사이에

당신을 앉혀두고 싶습니다

 

혼자-임의 시간들

그 냄새를

 

알려주고 싶어요

 


댓글과 공유는 글쓰기를 지속할 큰 힘이 됩니다 :)

널리 널리 알려주시고, 하고 싶은 말도 전해주세요.

 


 

그럼 안녕. @applecream 혹은 언제나 어떤 방식으로 말 걸어도 되는 사람.

from 다정함의 봉안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다정함의 봉안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이전 뉴스레터

다음 뉴스레터

© 2025 다정함의 봉안

편지 쓰는 일이 좋은 PD.

메일리 로고

도움말 자주 묻는 질문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뉴스레터 광고 문의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