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다시 물어보면 대답이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의 나에게 묻는다면 내 인생 여행지는 베트남이다. 며칠 전 얼떨결에 외삼촌 네 가족을 따라 베트남에 다녀왔다. 급하게 결정된 일이라 베트남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는 상태로 출국을 했다. 다섯 시간의 비행 후 두 시간을 더 자동차를 타고 이동했고,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새벽이었다. 몸은 굉장히 피곤했지만 숙소가 마음에 들어서 순간 피로가 잊혀졌다. 숙소는 작은 시골 마을 같았다. 객실, 피트니스센터, 요가센터, 식당 등 모든 것이 독채였고, 파릇한 자연과, 푸른 수영장이 그 사이에 놓여 있었다. 별다른 것 없이 그냥 그 공간을 걷기만 해도 행복했다. 그곳의 직원들은 현대식 복장이 아닌, 베트남 복장으로 보이는 하얀 옷을 입고 다녔다. 어떤 직원은 풀을 뽑고 있었고, 어떤 직원은 수레 같은 것을 끌고 다니며 방들을 청소했다. 모든 것이 정적이고 단정했다. 그러다 사람이 지나가면 "신짜오(xin chào)" 하고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했는데 그게 참 좋았다. 상대도 미소를 지었고, 나도 미소를 지었다. 다정했다. '다정함'은 곧 행복이었다. 따듯하고 기분이 좋았다. 나는 꽤 오랫동안 '다정함'이라는 단어를 잊고 살았던 것 같다. 정확히는 나와 그 단어를 연결 짓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나에게 다정함이라는 카테고리가 생겼다. 그 카테고리를 단단하게 채워나가고 싶다.
*231110 신동딸이 집에서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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