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가 한창 인기가 있던 얼마 전 그때, 어느 주식 전문가가 나와서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그때 진행자가 이렇게 물었죠. “그런데 본인께서는 주식 투자를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이 질문에 그는 발끈하더니 “대한민국 사람들은 참 이상합니다. 좋은 메시지를 보지 못하고 말하는 메신저에게만 집중합니다. 어떤 메시지를 얻을지에 더 집중하세요!” 맞는 말 같기도 하고 틀린 말 같기도 하고.. 저는 좀 혼란스러웠습니다.
주식 전도사로 불리며 합리적이고 좋은 주식 투자를 하라고 열변을 토하던 그가 만약에 알고 보면 자신의 자산에서 주식이 없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자신은 주식을 안 하면서 주식을 하라고 말하는 게 합당할까? 안전하고 합리적인 주식 투자 방법을 전하는 그의 말에 딱히 허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를 믿어야 할까?
메신저가 중요할까? 메시지가 중요할까?
지금은 활동을 안 하는 것 같은데 유튜버 신사임당이란 사람이 있었습니다. 한마디로 돈 버는 법을 가르쳐주는 채널이었죠. 그에 대한 평가는 “대단하다”와 “사기꾼이다”까지 다양할 겁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실행한 방법을 인증하고 공개했다는 것입니다. 적어도 유튜버 신사임당 자신은 그 방법으로 진짜 돈을 번 것 같습니다. 그 후 현실에서 돈 버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채널을 운영하는 유튜버들이 많이 늘었죠. 물론 여기에도 함정이 있을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이 실제 경험을 했다는 사실이 중요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꼭 직접 경험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요?
요즘 책을 읽고 그 책을 기반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들이 그 책들을 읽고 내용들을 직접 실행해 옮겼을까요? 우리도 책을 읽고 친구에게 책 추천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책 속의 내용을 직접 실천해야만 책 추천을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단적으로 학교 교육에서 선생님들은 교과서의 내용대로 삶을 살고 있나요?
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는 엄청난 죄를 짓고 도망 다니면서도 영화를 찍고 있는데 어처구니없게 그의 영화들이 수작들이라는 것이 더 난감한 지경이죠. 로만 폴란스키를 메신저, 그의 영화들을 메시지로 본다면 과연 그의 영화를 봐야 할까요? 배척해야 할까요? 한때 팬이었던 "우디 앨런" 감독 역시 문제가 많은 사람이죠 그러나 그의 영화는 탁월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메신저와 메시지가 충돌을 일으키는 상황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보죠. 주식 투자를 안 하고 있는 주식 전문가가 나에게 주식 투자를 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 사람의 말을 들어야 할까? 저의 개인적인 선택은 “그 사람을 믿기 어렵다.”입니다. 메신저와 메시지가 분리될 수 있는 상황은 "AI"뿐 이라는 결론입니다. 메시지가 신뢰할 수 있고 높게 평가받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메신저를 평가해야만 합니다. 내가 하는 말이 나를 나타내기 때문이죠. 말과 행동이 다르다면 그것이 거짓말입니다. 그 사람 말을 듣고 주식 투자를 한 덕분에 부자가 되었다고 해도 그것은 책이나 설명서를 읽은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훌륭한 조언을 얻기 위해 말과 행동이 다른 그 사람을 굳이 찾아갈 이유는 없습니다. 누군가의 조언을 구한다는 것은 단순히 메시지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메신저인 그 사람의 삶을 내가 닮고 싶다는 뜻입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기는 매우 어렵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에게 말 한마디 해준 대가로 돈을 번다면 적어도 그 분야에 대해서는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한다고 봅니다. 아니, 일치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사람이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내가 그 분야를 공부하고 실천한 경험이 있다면 조금은 눈치챌 수 있겠죠. 좋은 메신저를 찾기 위해서는 나 역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아무 노력 없이 최고의 메시지를 달라고 하는 것도 도둑놈 심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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