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즌드 어리버리

씨즌드 어리버리 5

바람 마을

2023.10.15 | 조회 38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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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퍼 매뉴얼

일요일 오전 9시에 읽는 바다, 항해, 세일링 요트 이야기(격주 발행)


트리컬러 증기선의 조난, https://mattolehistory.wordpress.com
트리컬러 증기선의 조난, https://mattolehistory.wordpress.com

이 루트로 항해하는 사람들이 가장 주의를 기울이는 곳이 아마 케이프 멘도시노Cape Mendocino일 것입니다. 터프한 북미 서부 해안 중에서도 가장 항해의 난도가 높기로 악명 높은 구간이죠. 그 바로 위에, 케이프 블랑코Cape Blanco이라는 곳이 또 있습니다. 둘 다, 대체로 밋밋한 해안 지형에서 갑자기 서쪽으로 불쑥 튀어나와 있는 모양새인데, 그 때문인지 강한 바람이 끊이지 않습니다.

케이프 멘도시노야 워낙 유명한 난구간이라 항해 초기부터 알고 있었지만, 케이프 블랑코는 매일같이 확인하는 일기예보 앱 때문에 알게 되었습니다. 약한 바람의 보라색부터 강한 바람의 빨간색까지 무지개 색으로 바람 세기를 지도 위에 나타내 주는 앱입니다. 다음 목적지까지 바람을 확인한 다음엔 지도를 축소해서 앞으로 지날 곳 전체를 한 눈에 훑어보곤 했는데, ‘가장 빨간 바람’이 걸려있는 곳은 케이프 멘도시노가 아니라 그 위쪽일 때가 더 많았습니다. 

“케이프 블랑코 같은 데는 바람이 인정사정 없을거야.”

뉴포트에서 엔진 벨트를 찾아 헤매다 만난 전직 어부 마린샵 주인의 말을 듣고 호기심에 찾아보니, 이 케이프 블랑코라는 곳이 문제의 그 지점이더군요. 

어느덧 케이프 블랑코가 멀지 않은 곳에 와 있습니다. 이제 고작 30여 마일만 남쪽으로 가면 만나게 되죠. 여긴 무슨 일이 있어도 가장 바람이 약한 날 지나가겠노라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하지만 마치 고장난 신호등처럼 빨간 색 바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며칠 전부터 강박적으로 예보 앱을 확인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게 노란 색이나 초록색으로 바뀌는 날이 과연 있기는 한 걸까 의심이 갈 뿐입니다. 

찰스턴이라는 동네가 마음에 들기는 하지만, 언제까지나 맥주 마시며 모타운 음악만 듣고 있을 수 없는 일이기도 합니다. 빨간 바람이 사라지길 기다리는 동안, 한걸음씩이라도 갈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남쪽으로 내려 가 놓아야 할 것 같습니다. 바람이 강한 대신 항해 시간을 짧게, 강풍에 고생을 하더라도 하루종일 시달리지는 않도록.

우리가 좀 더 북쪽에 있을 땐 중간에 기항하고 싶어도 항구가 없어 강제로 종일 항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레건 남부 정도 내려오니 이제 항구 사이 거리가 상당히 짧아져 선택지라는 것이 생겼습니다. 찰스턴에서 가장 가까운 남쪽 항구는 15마일 정도 떨어진 밴든Bandon이라는 곳입니다. 

북미 서부해안의 지명에는 약간의 호러가 가미된 곳이 좀 있는데, 과거의 사건 사고에서 이름이 유래된 경우가 많습니다. 실망봉Cape Disappointment(대륙을 통과하는 항로를 찾던 탐험가들의 실망), 파멸의 섬Destruction Island(인근에서 발생한 수많은 조난 사고와 해양 재해로 붙은 이름), 악천후의 곶Cape Foulweather(강풍, 안개, 거친 파도의 악천후를 만난 뒤 영국 탐험가 제임스 쿡이 명명) 등이 몇몇 예입니다. 삭막한 지명들에 서늘했던 기억 때문인지 밴든이란 이름에서 자꾸 어밴든abandon이 보입니다. 이 지명이 어밴든 쉽abandon ship(가라앉는 배를 포기하고 떠나는 것)에서 유래한 것은 아니기를. 

 

밴든 

Cape Arago 앞의 독특한 열도
Cape Arago 앞의 독특한 열도

마리나 안에서 갑자기 출몰해 순식간에 시야를 덮었다가 바람 따라 물 흐르듯 하기도 하던 안개, 오늘은 웬일로 없습니다. 순조로운 출항에 이어 순조로운 바람. 별로 어렵지 않게, 예상보다 빨리 밴든에 도착하게 생겼습니다. 오전 10:30, 마리나 입구에 다 오니 그제서야 바람이 제법 불기 시작합니다. 뭔가 뿌듯합니다. 

"아, 타이밍 절묘했다."

날씨도 화창한 데에다 마리나는 작고 아늑해 보입니다. 이렇게 이른 시간에 도착한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보통 간신히 해 지기 전 도착해서 저녁 먹고 자는 게 일이었는데, 오늘은 대낮에 동네 탐험을 할 수도 있게 생겼습니다. 그러나 이른 시간 출항한 탓에 연료 주유는 하지 못하고 왔습니다. 

핸드폰의 전자 차트에 나온 주유 선착장에 배를 대고 내렸으나, 멀리서 주유기처럼 보였던 것은 펌프아웃pump out(홀딩탱크의 인분을 비우는 장치, 주유기처럼 호스가 있음). 텅 빈 선착장 끝에서 끝까지 걸으며 탐색했지만 주유기를 찾지 못하고 배로 돌아오는데 머리 위에서 소리가 들립니다.

"기름 넣게요?"

한 층 위 높이에 있는 낚시투어 가게에서 주유소를 겸하고 있었습니다. 주유기도 위에 있어, 라푼첼이 머리카락 내리듯 호스를 내려주면 선착장의 배가 주유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라푼첼
라푼첼

다만 하늘에서 내려와야 하는 주유기 호스 길이가 모자라 배를 180도 돌리고 뒤쪽으로 옮겨야 했습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시동 안 켜고 줄로 옮긴다고 낑낑대느라 상당한 시간과 체력을 소모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기름이 튀지 않게 하려면 천천히 주유를 해야 한다며 선주는 벌써 한참을 끈기 있게 연료 주입구 앞에 쪼그려 앉아 있습니다. 강렬한 태양을 머리 뒤로 하고 윗 층 난간에 턱을 괸 라푼첼, 아니 가게 주인 아줌마의 실루엣이 보입니다. 

"아직 10갤런도 안 나간 거는 알고 있죠?"

아줌마의 말에 아랑곳 않은 채 기나긴 주유가 끝나고도 흐트러짐 없이 신중한 선주는 이번엔 선착장 자리 교체를 타진해 보기 위해 마리나 오피스로 출동합니다. 우리가 배 옮기고 주유하는 사이 마리나 안에 부는 바람이 강해져서 예약할 때 지정받은 자리는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았거든요. 바람은 시간이 갈수록 점차 강해져, 선주가 배로 돌아올 때 즈음엔 마리나 안 바닷물 표면이 거칠어지고 검은 돌풍 자국이 돌아다녔습니다. 

새로 받은 자리는 바람을 거슬러 전진하다 배를 오른쪽으로 조금만 움직이면 되는 쉬운 자리였음에도, 속도를 늦추고 조타대를 좀 돌리려는 즉시 배가 90도 돌아가 버린 뒤 바람에 밀려 자비 없이 떠내려갔습니다. 급히 배를 360도 돌려 원 위치로 돌아가 보려 시도했지만 좁은 공간에 풀킬 요트, 어리버리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 배는 마리나 끝, 바람과 직각 방향의 선착장에 자석처럼 붙어 버렸습니다. 조용하던 마리나 안, 급박한 엔진 가속 소리와 바람에 밀리며 고군분투하는 세일링 요트는 관중을 모으기에 충분했습니다. 우리 배가 붙은 선착장 바로 옆은 밴든 다운타운의 중심가와 연결된 길입니다.

"나도 그런 적 있어요! 여기 바람이 보통 바람이 아니지!"

난간에 기대 이 난리법석을 구경하던 행인 중 하나가 큰 소리로 우리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새마을 운동 모자 같은 걸 쓴 키 큰 사람도 다가오더니,

"원래는 여기 배 대면 안 되지만 내가 마리나 오피스에 얘기를 해 줄께요. 상황이 괜찮아지면 그때 옮겨요."

라고 친절하게 말해줍니다. 다시 보니 이 선착장은 마리나 입구와도 가깝고 다른 배도 없습니다. 돌풍 덕에 오히려 더 좋은 위치를 얻은 것 같기도 합니다. 우리는 어리버리 세일러이므로 우리에게 '상황이 괜찮은 때'는 우리만 알 수 있는 법- 마리나 새 자리에 매우 만족해하며 여기 머물기로 합니다. 

배 묶고 나니 이미 반나절이 지나고 말았지만, 엔진이 식기 전 엔진오일 교체도 해야 합니다.  열어 보니 엔진벨트가 또 얇아진 느낌입니다. 아무래도 앞뒤로 두 개 걸린 벨트 중 앞 벨트만 닳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국 태민씨의 전화 컨설팅 후, 앞벨트 뒷벨트 바꿔 끼고 쇠막대기를 지렛대 삼아 풀리를 세게 조였습니다. 이제 엔진벨트가 딴딴해졌으니 더 이상 닳아 얇아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도착 당시엔 '밴든에 일찍 도착했는데 뭐 하고 놀까' 행복한 고민이 있었는데 벌써 날이 지나고 있었습니다. 오늘은 저녁이라도 멋진 곳에서 제대로 먹자며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시내를 탐험하러 나섰습니다.

다운타운이 마리나 바로 옆이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중심 거리에 서니 딱 옛 서부영화 세트 안에 들어온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늘 안개 속이었던 찰스턴과 달리 날씨도 너무나 좋습니다. 밴든이 작지만 사랑스러운 마을이라는 리뷰가 많았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리엔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고 가게마다 입구에 ‘어서오세요’ 대신 ‘No Public Toilet(화장실 이용 불가)’ 안내판이 걸려있는 점은 좀 별로이기도 합니다. 덜 사랑스럽고 날씨 음산해도, 현지인들의 삶의 현장 안에 있는듯한 느낌을 주던 찰스턴이 우리 스타일에는 더 잘 맞는 것 같긴 합니다.

 

무섭습니다

새벽, 화장실에 가는데 어지러웠습니다. 어제 술 소화를 못 시킨 것 같습니다. 뒤뚱뒤뚱 화장실에 다녀온 뒤 역동적으로 역풍항해를 하는 꿈을 꾸다, 화창한 아침 햇살에 눈을 떴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쏠리는 느낌이 좀 있습니다. 이 정도로 많이 마시진 않았는데- 생각하며 밖에 나와 보니 배가 명확하게 기울어 있었습니다. 옆으로 기울었을 뿐 아니라 앞으로도 고꾸라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숙취 때문에 어지러웠던 게 아니라, 정박해 놓은 배가 3D로 기울어 있었던 것입니다. 

어제 바람에 밀려 내려와 어쩔 수 없이 배를 묶은 이 선착장은 마리나에서 육지에 제일 가까운 곳. 만조가 지나자 수심이 낮아져 배가 해저에 앉은 채 기울었나 봅니다. 그래서 여기 배를 대면 안 된다고 했나 보군요. 뒤늦게 깨달음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OMG
OMG

물이 좀 올라오면 배를 깊은 곳으로 옮기고 싶었지만 곧 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파자마 자락을 휘날리며 배 앞뒤로 왔다 갔다 해 보지만 빠져나갈 아이디어는 떠오르지 않습니다. 별 수 없이 물도 올라오고 바람도 좀 만만한 순간이 겹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요. 

바람은 어제와 방향이 같습니다. 즉, 우리 호라이즌스 호는 기운 채로 그 강풍을 정 옆면으로 받아 무섭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호라이즌스가 풀 킬 요트임에 감사합니다. 마리나 안에서 배 돌리기는 어려웠지만 덕분에 이렇게 배 무게를 딛고 서 있어도 걱정이 덜 됩니다. 하지만 해저 위에 얌전히 앉아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강풍에 흔들리기까지 해도 되는 것인지는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기운 데에다 발작적인 돌풍에 밀려 흔들리는 배 안에 있으려니 너무나 심란합니다. 배와 선착장 사이에서 터질 것 같은 펜더fender들을 다시 한번 어루만져 준 후 배를 나섭니다. 달리기라도 하고 오면 마음이 좀 나아질 것 같습니다. 밴든의 뷰 포인트라는 곳으로 뛰기 시작합니다.

어제 지나온 바 채널을 거슬러 올라가 바다 쪽으로 나가니 무서운 파도가 치고 있었습니다. 저 바다 위에 호라이즌스 호를 그려 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해안에 퍼져 있는 기괴한 모양의 바위섬들은 장관이었지만, 선주와 나는 절경이 아니라 파도에 압도되어 말을 잃어버렸습니다. 그 바람을 목격하고 배에 돌아온 이후로는 육지에서 부는 바람조차 영혼을 갉아먹는 듯한 느낌입니다. 알고 보니 밴든의 명물 중 하나가 드라마틱한 파도라고 합니다. 마리나에 세일링 요트가 몇 척 없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 세일링 요트들은 이 바람에 대체 무슨 재미로 세일링을 하겠다고 여기 머무는 것일까 궁금합니다. 뷰 포인트는 괜히 갔다가 겁을 단단히 집어먹은 것 같습니다. 

강풍이 잦아드는 저녁엔 물이 낮아져 탈출 타이밍을 잡는 데 계속 실패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배 안에 머무는 심란한 시간을 줄이기 위해 다운타운의 야외 식당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시내를 산책했습니다.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아 동네 헬스장에서 일일권을 끊고 운동을 하기도 했습니다. 해안가 건물이 막아주지 못하는 곳은 동네 안에도 바람이 심합니다. 혹시나 우리가 예외적으로 바람이 많이 불 때 밴든을 방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의심이 들었습니다. 캘리포니아 출신이라는 헬스장 카운터 직원에게 바람에 대해 물으니, 

"내 생각에도 이건 미친 바람인 것 같아요. 바닷가에 사는데도 불안해서 애 데리고 바다에 못 나가."

마리나에 돌아올 때마다 바람에 떠밀려 괴로워 보이는 호라이즌스 호의 모습에 마음이 아프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출항

원래는 밴든에서 이틀 쉬고 20여 마일 남쪽의 케이프 블랑코를 일단 넘은 뒤엔, 긴 낮의 길이를 활용해 50마일 정도 더 항해해 브루킹스Brookings까지 가는 것이 계획이었습니다. 그러나 뷰 포인트에 다녀온 이후 더더욱 바람 적은 날 항해해야겠다는 마음이 확실해집니다. 이제 날짜별로 오전/오후 바람의 세기와 파도높이뿐 아니라 돌풍 예보까지 수첩에 기록을 하고 예보의 추세 변화도 지켜봤습니다. 아무래도 출항하려던 날 다음날이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케이프 블랑코까지 강풍에 시달리더라도 일찍 배를 쉴 수 있도록, 욕심을 접고 중간 기항지를 하나 추가합니다.  

오르포드 항Port Orford은 이름은 '항구'이지만 선착장은 없어 닻을 내려야 하는 곳으로, 케이프 블랑코 바로 밑에 있습니다. 마을이 형성되어 있고 주유할 수 있는 곳도 있는 데에다 아무래도 이름에 '항구'가 있는 만큼 배들이 꽤 들르는 장소일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외진 만보다는 나은 쉼터를 제공하니까 이름이 항구가 되지 않았을까요? 최소한 지난번 닻 내린 스머글러 코브보다는 나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오늘 저녁 만조에는 드디어 배를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겨 놓을 수 있었습니다. 심란한 마음을 달래며 데크 물청소까지 마쳤습니다. 물론, 빨래도 해 놨습니다. 이제, 몇 시에 바를 건널지만 결정하면 출항 준비는 끝이 납니다. 

이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초록색 모자를 찾아야 합니다. 바로, 하버 마스터harbor master 션. 배가 바람에 밀려 내려왔을 때 친절하게 우리의 편의를 봐주었던 사람입니다. 중심가 상점들의 센스 없는 "화장실 이용 불가" 안내판과는 별개로, 여기 밴든 사람들은 하나같이 밝고 친절합니다. 머무는 동안 '밴든에 온 걸 환영해' 라는 말을 몇 번이나 들었는데 첫 번째로 그 말을 해 준 사람이 션이었습니다. 

션은, 이 정보는 매일 손님을 태우고 바를 건너 바다로 나가는 낚시투어 주인에게 물어야 정확하다며 함께 가게까지 동행해 주었습니다. 출타 중인 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 준 정보에 의하면, 내일은 오전 09:30 정도에 나가는 게 좋다고 합니다. 하지만 내일 밀물은 이미 08:40에 시작하는 데에다 밀물 전에는 물이 움직이지 않는 간조도 있을 터인데 09:30에나 뒤에 출항하는 것은 지나치게 여유로운 일정인 것처럼 보입니다.

아침,
약간의 안개가 있는 대신 바람이 약합니다. 마음이 급했던 우리는 좀 일찍 계류줄을 풀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 입구까지 나가는 동안 바람이 점점 세집니다. 역시 조금이라도 일찍 나온 게 신의 한 수였고 미국인은 너무 느긋한 경향이 있다고 생각하던 찰나, 선주가 멀리서 뭔가를 봤습니다.

"저게.. 뭘까...?"

바 입구에 하얀색 줄이 가로놓인 것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파도라고 하기엔 딱 한 줄인 것도 이상하고 그 뒤쪽의 바다는 심지어 잔잔해 보입니다. 한 템포 늦게 두 세일러의 움직임이 급정지합니다. 어디선가 읽은 문구가 머리를 스칩니다.

'일단 바를 건너기 시작했다면 절대로 배를 돌리지 마라' 

막연히 두려워만 했지 한 번도 마주친 적은 없던 상황. 아무래도 저 흰 띠는 강물과 바닷물이 충돌하며 만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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