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다시 한번 생각하는 중용을 지키는 삶

안녕하세요. 하나입니다.

벌써 추석이네요. 모두 행복한 한가위 보내고 계신가요? 비록 먼 마다가스카르 땅이지만, 저희도 추석 분위기를 물씬 즐기고 있습니다.

#53 🤲다시 한번 생각하는 중용을 지키는 삶

| 무엇을 따르면 살 것인가?

얼마 전, 철학책을 읽으면서 문득 내가 마다가스카르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되었다. 사실 꽤 자주 하는 고민이고 뉴스레터에도 적은적이 있다. 이곳에서의 삶은 내가 가진 신념을 끊임없이 시험한다. 특히 관공서에서 관련된 일을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은, 부정부패가 얼마나 일상화되어 있는지 알 수 있다.

처음 마다가스카르에 왔을 때, 관공서에서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뒷돈을 요구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돈을 줘야만 일이 진행되는지, 그 자체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브로커가 있어야지만 일을 진행 할 수 있다는 개념조차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 현실을 깨닫게 되고 적응하기도 했다. 일을 진행시키려면 때로는 '빠른 방법', 즉 돈을 통해 해결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어느 순간부터는 오히려 내가 “혹시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면 알려달라”고 묻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여기서 문제는, 이 뒷돈을 주지 않으면 아예 일이 해결되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정해진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는 이곳에서, 내가 어느 정도 타협해야 하는지, 어느 선까지 지켜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는다. 뒷돈을 안내면 일이 아예 진행이 안되고, 그렇다고 무작정 수용하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번에 읽은 책에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용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상기시켜줬다. 세속적인 유혹 속에서도 신앙과 윤리를 지키는 것이 인간으로서 중요한 과제라고 말한다. 나 역시도 이곳에서 수용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중용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하는 방식은 분명 피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그 경계에서의 균형이 필요하다.

마다가스카르에서 살아가며 건강한 삶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단순하지 않은 일 일것 같다 . 사업을 진행하면서 매순간 일을 처리할 때마다 타협의 순간들이 찾아오고, 그때마다 내 신념과 현실 사이에서 갈등한다. 중요한 것은,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보다 주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 중간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야말로 내가 이곳에서 배워가는 가장 중요한 교훈이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 순간 내 자신을 돌아 봤을때, 부끄럽지 않고 기쁘게 마다에 있었던 모든 순간들을 돌아 볼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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