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1. 02. 토요일.
어느덧 단풍의 끝자락.
너와 함께 잠깐이라도 가을을 느끼고 싶어 서울숲에 가자고 했어.
이른 시간 강변에서 너를 마주한 순간, 왜인지 모르게 너가 또 멋있어 보이더라.
나 왜 아직도 콩깍지가 안벗겨진걸까?ㅋㅋㅋㅋ
내가 늘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받고 싶은 것도 이야기하지 않아서 너는 조금 답답한 마음도 있을 거야.
나도 이런 내가 조금은 답답했어.
왜 그런걸까 천천히 고민도 해봤거든.
핑계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너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했어.
꼭 무언가를 해야할 필요성도 못 느꼈고, 장소도 중요하지 않았던 것 같아.
그래도 너가 나의 그런 점들이 고민이라면 내가 조금 더 노력할게.
그치만, 내가 완전히 바뀔거라고 생각하진 말아줬으면 해.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거든.
그러니까 나를 조금은 있는 그대로 사랑해줬으면 해.
2024. 11. 08. 금요일.
너의 휴가와 나의 연차로 이루어진 평일의 만남.
조금 더 늦게 만났어야 했나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너의 얼굴을 더 빨리 더 많이 보고 싶었는걸!
다행히도 그날따라 날씨가 좋아 산책하기에도 큰 무리가 없었던 하루.
사실 나의 감정기복이 널뛰기를 하는 바람에 너가 조금은 피곤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받아줘서 너무 고마워..ㅎㅎ
그대의 프롤로그는 최악이더라도
에필로그는 부디 행복한 문장으로 쓰여지기를.🍀
전시회에서 뽑은 나에게 주는 문구.
참 마음이 와닿더라고.
이제 조금씩 천천히 나의 길을 찾아, 나의 방향을 찾아 내 인생을 설계해보려고.
그 속에 너와의 시간이 공존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아.
그때까지 나와 함께 해주지 않을래?
2024. 11. 11. 월요일.
너의 휴가가 다음날까지라 저녁먹기로 한 날!
다행히 딱 맞춰서 도착한 덕분에 바로 저녁먹으러 갈 수 있었지.
너의 계획에 내가 방해될까 다른 음식을 먹어도 된다고 했지만, 괜찮다며 닭갈비를 먹으러 갔지.
근데 나 이제 양을 줄여야 될 것 같아..
돼지라고 얘기하면서도 잘 먹어서 이쁘다고 해주는 너가 참 고맙다 하하
다음에 만나면 무얼 하게 되려나? 크크,,
2024. 11. 30. 토요일.
어느덧 11월의 마지막 날.
성큼 다가온 겨울이란 계절 속에서
너와 한 계절을 또 같이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며 하루를 맞이해.
날씨는 쌀쌀했지만 맞잡은 너의 손이 따스해서 추운줄도 모르고 총총 걸어다녔어.
아, 오늘 입고 온 분홍색 니트 참 예쁘더라! 잘 어울려.
오랜만에 영화도 보니까 그 시간들이 참 소중하더라.
가는 길이 또 멀고 고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와줘서 너무 고마워.
다음엔 내가 갈게.
다음은 조금 더 따스하고 화창한 날씨가 함께 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