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02. 01. 토요일.
기나긴 설날의 연휴가 끝나고 또 다시 맞이한 주말,
너의 휴가는 아직이라 또 한번 만나게 되었지.
사실 만나기 전부터 어딘지 모르게 삐걱댔던 날이었어.
느닷없이 나 보내고 친구 만날거라는 통보.
그치, 너딴에는 저녁먹고 일곱시쯤 헤어지고 만날거라 했지만 내 입장은 그게 아니었어.
그냥 데이트 날인데 그렇게 이미 약속은 잡아놓고 얘기한 것부터가 마음에 안들었던 거였고, 내가 그 전부터 너랑 술먹고 싶다고 했었고 마시자고 했는데 그렇게 말하는거 자체가 나랑 있기 싫은건가? 싶은 느낌이 들어서 나도 먹고 싶지가 않았어.
내가 서운했었다 말하니, 왜 그때 얘기안하고 이제와서 말하냐는 너였어.
그래, 나는 너랑 대화하다보면 어느새 너의 주장에 스며들어 더이상 말을 할 수가 없더라.
그냥 별것도 아닌거에 집착하는 여자가 되어버리고,
사소한 거에 서운해하는 쪼잔한 여자가 되어버려.
그래서 나는 또다시 생각해.
이 관계가 맞는건가? 이대로 가는게 맞는건가?
좋을 땐 좋다가도,
아닐 땐 자꾸 나에게서 문제점을 찾으려 하고, 그런 것들이 나를 갉아먹고 있어.
이건 아닌데.
이러면 안되는 거잖아.
매번 있었던 사소한 갈등들이 반복되고, 나는 또 똑같은 생각에 사로잡힐 때마다 잘 모르겠어.
나 메일리에 ‘우리’라는 말을 안쓴지 꽤 됐어.
처음에는 의식적으로 안쓰기 시작했어.
그럼에도 늘 머릿속에선 맴돌다가 결국 이번에 정점을 찍어버린 걸까.
너와 나의 이야기가 계속 우리로 함께할 수 있을지.
유한한 시간 속에서 너와 함께 보낸 시간이 참 길었어.
그 시간은 무한하길 나는 또 소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