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7. 20. 토요일
아무런 계획도 없이 만나게 된 날.
전날까지도 서로 바빠서 아니 그건 핑계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겨우 몇시에 만날지 하나만 정하고 만난 날이었어.
내내 장마여서 그런지 날씨는 꾸무리했고, 덥고 습했어.
그래도 이 날은 다행히 햇빛이 조금 나더라. 무슨일이야!!
점심을 먹으러 간 곳에는 사람이 너무 많았고,
그나마 예매해둔 영화시작시간까지도 너무 촉박해서 사소한 의견충돌이 일어나기도 했고.
너한테 짜증을 내고 난 후에
영화를 환불하러 간 너를 보며 너딴에는 생각해서 한 일일텐데 너무 예민했나 싶은 생각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어.
그런데도 오자마자 미안하다고 먼저 사과해줘서 참 고마워.
앞으로는 영등포 안오겠다고 하던 너.
꽤나 진심이더군.
그래, 앞으로는 그렇게 하자.
날씨 운도 잘 안따르고, 멀리까지 움직이면 괜히 힘들까 싶어 이동을 안했었는데 너는 나와 또 다른 생각을 했었구나.
그리고.. 그와 별개로 얼렁뚱땅 나오느라 카드도 두고 나온 나란 사람..
진짜 가지가지하지? (내가 생각해도 그래 하하....)
뭐 아무튼, 그래서 나는 그냥 그저 그런 날이었어.
미안한 순간도 많았던 날이었고, 짜증나는 순간도 많았던 날이었으니까.
비가 억수로 퍼붓다가 그치기를 반복하는 것처럼 내 마음도 변덕투성이었어.
다음에는 만나기 전에 생각이라는걸 좀 해볼게.
언제 또 만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다음번 그 날은 화창한 날씨가, 화창한 미소가 반겨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