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야만의 법들은 언제 끝나나?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 재판과 한국의 표현과 학문의 자유

2023.11.01 | 조회 9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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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세종대 명예 교수인 박유하 교수가 저서 "제국의 위안부"를 통해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혜를 훼손했다며 형사고발당한 지 9년 4개월 만에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았다. 

나는 이 책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이 "명예훼손"이라는 법의 남용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한다. 

출판을 비롯한 표현의 자유는 옳고 바른 이야기만 하라는 법이 아니다.  반대다. 다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발표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법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툭하면 명예훼손이라며 자신의 주장과 다른 의견들을 사법적으로 처벌하려는 나쁜 관행이 존속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의 문학가 마광수 교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가 형법의 음란물에 해당한다면 강의 도중에 들이닥친 경찰에 의해 체포된 후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되고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자유로운 성의 향락을 묘사했다는 죄로 현직 교수를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수갑을 채워서 끌고 갔고, 이 사건의 여파로 마 교수는 결국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박유하 교수의 연구의 성과를 책으로 출판한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재판으로 자신의 학문적 연구 성과를 솔직하게 사회에 알렸다는 죄로 그는 강산도 변하다는 10년 가까이 법정에서 시달려야 했다.  당연히 연구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다른 증거를 대며 학문적 논쟁을 벌여야 민주 사회라고 할 수 있다. 

또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갖고 명예훼손이라면 치매에 시달리는 고령의 노인을 주거지에서 수백 킬로 떨어진 광주의 재판정에 세웠다. 표현의 자유가 허울 뿐이고 이 나라는 자신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으면 어떤 고초를 겪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다. 명예훼손의 유무를 떠나 그 재판을 광주에서 한다는 사실 자체가 법치가 성하지 않다는 반증이다. 선진 사회라면 피고인에게 불리한 재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는 법정에 세우지 않는다. 

이 사건들의 특징은 출판물이 특정 개인을 지적한 바가 없거나 (마광수와 박유하 교수의 사건), 그리고 객관적 사실을 증명하기 어려운 사실 (전두환 회고록)들을 재판에 세웠다는 것이다.  그런 배경에는 사회 다수의 도덕관을 사회 전체에 국가 공권력을 통해 강요할 수 있다는 문화적 독재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매우 폭 좁게 해석하는 경향이다. 

명예훼손의 처벌의 조건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미국의 경우 
명예훼손의 명예훼손이 대중의 관심이 되었으며, 피고자가 명백한 부주의 (negligence)에 발생했고, 고발인 (원고)에게 피해가 발생한 경우의 조건이 만족될 때 처벌할 수 있다. 이 명예훼손과 실제 피해의 입증 책임도 원고(고발인)에게 있어서 함부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것의 남용을 억제하고 있다. 특히 사회적 공인에 대한 비판에는 명예훼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것은 사회적 공인들은 자신을 변호할 미디어의 접근성을 충분히 갖고 있고, 공인들 (특히 정치인)은 대중의 비판의 대상이 되어야 하고 대중의 주목을 누리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박유하 교수의 긴 고초를 보면서 학문과 표현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에 대한 인식이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더 한심한 것은 이 법적 공방에도 불구하고 근대사를 연구하는 학자들 사이에 위안부의 실체에 대한 학문적 논쟁이 없었다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이 우리 사회를 곤경에 처하게 만드는 사안들에 대해 늘 침묵하고 있다. 그것이 위안부가 되었던, 징용공 문제가 되었던 한국의 역사학자들은 이러한 논란이 초래하는 사회적 비용을 방임하면서 자신들은 아무런 논쟁 탐여없이 숨어 지내고 있다.   

마땅하게 토론의 주역이 되어야 할 지식인들은 없고 재판관이 역사를 쓰는 나라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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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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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치보이

    0
    about 1 year 전

    https규제를 포함해서, 한국인들은 표현의 자유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와 의회는 조금이라도 교과서에서 벗어난 서술뿐만 아니라, 페미니즘 서사에 맞지 않는 모든 묘사에 대해서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불법으로 규정하면서 전방위적인 인터넷 규제를 옹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ㄴ 답글
  • 카리스마

    0
    about 1 year 전

    자유대한민국에서 사회주의로 변하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네요.

    ㄴ 답글
  • 배고프다

    0
    about 1 year 전

    제가 아는 무지성 댓글에 가장 힘들어 하시던 분이 교수님이셨던것 같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느낀것이 페북을 접속하는 8할 이상이 교수님 글을 보러 갔다는 사실을 요근래 알게 되었습니다. 한번씩은 댓글에 대한 무시가 교수님 건강에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습니다. 이런저런 글로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것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교수님께 말없이 많은것을 배우고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저는 많이 들더라구요. 항상 교수님 많이 배웁니다. 감사합니다.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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