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흑상치지님, Jihongok님과 혜우님이 커피를 선물해주시면서 뉴스레터를 응원해 주셔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힘이 됩니다. ^^
어제 흔들리는 중국 경제에 대한 우리의 준비에 대한 글에서 제가 설명이 자세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흑치상지님이 질문을 주셨습니다. "우리나라 외환위기 극복은 보수정권(노태우 우) 업적이란는 언급에 대해 설명을 요청하셨습니다.
이 기회에 우리나라에서 IMF 외환위기는 아마 경제 개발을 시작한 이후 가장 큰 전환점이자 충격이었다는 사실에 비해 우리는 이 사건에 대해 너무 쉽게 잊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저는 자주합니다.
첫번째는 이 충격은 지나 놓고 보면 전화위복의 계기도 되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경제 개발 이후 정부의 주도하에 저임금 노동력과 정부의 특혜 금융, 그리고 부동산 투자를 통한 부의 축적 등을 위주로 한국 경제는 성장해 왔고 62년의 박정희 정부의 경제 개발 이후 1997년 외환위기까지 분단국가라는 지정학적 위험에도 불구하고 한국경제는 35년간 무서운 속도로 경제 성장을 해 왔습니다. 기업들은 지속 성장하는 경제라는 의심 없는 전망 속에서 재무 레버리지 (Financial Leverage)를 적극 활용해서 팽창을 추구해 왔습니다. 대출을 받아 대출이자 보다 훨씬 높은 이익을 낼 수 있다면 부채를 활용해서 사업을 확장하는 것은 기업이나 개인이나 당연하고 현명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외환위기는 이 모든 30년 이상 지속되어온 한국 경제에 대한 모든 가정을 허물었습니다. 이후 많은 기업들은 도산하고 가계들도 파산했지만 그를 기화로 쉬운 경영에서, 삼성의 신경영이 상징하는 기업의 본질인 혁신을 통해 기술 개발을 하고, 재무 위험을 관리하고, 투자자들을 의식한 선진 경영 체체가 도입되었고, 그 이후 싸구려 제품, 값싼 노동력을 활용한 수출에서 첨단 제품을 수출하는 기술 강국으로의 질적 전환을 하고, 경영에 재무관리와 위험관리, R&D 중심과, 주주 존중의 패러다임 변화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의 전문가들의 평가는 철저하게 부정적이고 자학적인 것이었습니다. 내부의 누적된 모순과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대가를 혹독하게 치룬다는 것이었고, 이는 경제 주권의 상실을 물론이고, 이제 장기간의 혹독한 불황은 피할 수 없는 내리막 길이 아니면 L자형 경제 불황의 장기화를 예상하는 것이 주된 예상이었습니다. 한마디로 한국이 남미형 경제이고 그 궤적을 따라 갈 것이라는 비관론이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러면서 비난은 대기업 재벌의 독과점과 부패한 정부의 정경 유착 등에 집중되었습니다. 신뢰관계가 낮은 노사관계 등 사회 어느 한구석 선진국처럼 돌아가는 곳이 없다는 듯 내부의 모순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 외환위기의 진단은 사실 매우 중요한 정치적 의미와 영향을 지금도 미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금의 40대는 우리 체제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이고 민주당의 확고한 지지 우위를 점하는 세대입니다. 그 원인에 재해 서울대 사회학과의 이재열 교수는 이 세대가 성인으로 전환하는 10-20대에 IMF 외환위기를 껵은 세대로 자신이 청소년기에 경험한 기억이 평생의 가치관에 주요한 줄기가 된다는 사회학적 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고등학교 대학교 때 가정이 파산하고,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의 기회는 급속히 좁아졌고, 매일 한국의 기존 질서는 썩었고 잘못된 체제가 이런 고난의 시절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살았던 세대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80대 이상에게 6.25, 50-70대가 산업화 성공의 경험이 가치관에 중요한 기둥이 되었듯이 40대의 가치관은 외환위기였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의 한국경제의 역사는 온통 자학적이고 부정적인 진단이 과연 올바른 진단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불러 일으킵니다. 우리 경제가 V자로 회복하고 단기간에 IMF 빚을 상환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외환위기가 우리의 누적된 구조적 문제라는 진단이 과장되고 무책임하고 심층 분석도 없는 게으른 진단이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까지도 한국 경제사적 분수령이었던 사건에 대한 올바른 진단없이 40대들이 한국을 헬조선이라고 부르고 반 체제적인 태도를 갖고 있게 방치하고 있는 것은 한국의 지식 사회, 특히 보수권 지식인들의 태만의 죄가 크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더 설득력 있는 설명은 아마도 YS의 세계화 구호에 따라 금융 시장을 개방하고 핫머니에 대한 관리 능력도 없이 외환관리에 실패한 것 주요한 원인이 아닌가 의심을 저는 갖고 있습니다. 정부 관리도, 기업의 경영자들도 글로벌 금융 시장의 편입이 어떤 위험을 갖고 있는지 지식과 경험이 없었다는 것이 사태를 불러온 주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외환위기 극복의 공적이 보수 정권 (노태우 정권)의 공적이라고 한 이유는 외환위기 이후 중진국 함정에 빠져 허우적댈 것이라는 한국이 거뜬하게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또 하나의 큰 변수가 바로 중국의 경제 개발의 기회를 우리가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지혜와 행운이 있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이는 노태우 정권이 반공의 가치로 연대해온 대만과의 오랜 혈맹과 같은 관계에 미련을 버리고 중국, 러시아와 국교 정상화를 통해 주요 교역 대상국으로 삼은 북방외교의 덕분이기 때문입니다. 이전의 글에서 밝혔듯이 지난 20여년간 무역 흑자의 80% 이상이 중국에서 발생했고 중국은 1위 교역국이자 투자 대상국 이어왔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전까지 만 해도 러시아에서 한국의 조선, 스마트폰, 자동차의 성과도 매우 눈부시었습니다. 중국의 경제 부상과 북방외교의 결단이 없었다면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의 회복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웠을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의미로 이전의 글에서 외환위기 극복이 대중국 교역을 결단한 보수 정권의 치적이라고 말씀드린 것입니다.
좋은 질문을 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요일 즐겁게 보내시고 새 주를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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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보이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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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치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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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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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회
잘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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