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PO 유치 실패에 대한 단상

국제행사의 대부분은 지역이기주의와 정치인의 이해가 결탁한 자원낭비다

2023.11.30 | 조회 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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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대한민국 이야기

글로벌 경제와 자유주의 한국 사회의 변혁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결과가 발표나는 시점에 외국 뉴스 채널을 보다가 투표결과가 자막으로 뜨길래 페이스북에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중계를 했다.

“부산 EXPO 유치 실패, 사우디에 완패, 사우디 119 vs. 부산 29, 예산 낭비 면했다고 생각들 하시길” 이게 오랜만에 내가 올린 글의 전부다

그러자 마치 내가 부산 EXPO 유치를 반대하고, 유치에 올인한 윤 정부를 비난이나 한 것처럼 타박을 하는 댓글들이 꽤나 달린다. 늘 그렇듯이 인신 공격성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다. 아마도 마지막 글 “예산 낭비 면했다고 생각들 하시길”에서 넘겨짚은 추측을 바탕으로 그렇게 반응하는 것 같다. 포스팅은 무미 건조한 객관적 사실에다가 기대를 많이 해서 실망하신 분들은 결과를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스스로 위로하고 넘어가자는 뜻이었다. 내가 하지도 않은 말들을 추측해서 공격하는 것을 보면 역시 우리의 SNS는 거칠고 험한 동네다.

물론 나는 “졌지만 잘 싸웠다”라거나 “국위선양하시느라 수고들 많이 하셨다”는 긍정적 응원의 메세지를 달지 않았다. 나는 열심히들 했다는 것은 인정하더라도 잘했다는 말은 할 수 없다. 결과가 말해준다. 어린 아이들에게나 열심히 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구분이 없다. 결과가 완패인데 잘 싸웠다는 것이 말이 되나? 국위를 선양했다는 말도 나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금과 같은 K-Pop 문화가 넘쳐나는 시대에 관심있을 외국인들이 한국을 몰라서 이런 유치 운동으로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나? 넷플릭스에서 대박을 친 “오징어 게임”은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영화라서 지금 “오징어 게임: 도전”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사람들이 참가해서 475만달러의 상금을 걸고 게임을 하는 Reality Show가 진행중이다. 이만큼 한국은 문화적으로 알려져 있고, 갤럭시를 만들고, 자동차를 잘 만들고, 배를 잘 만드는 나라로 이미 경제적으로도 잘 알려진 나라다. EXPO하나 한다고 나라의 국격이나 품격에 무슨 변화가 있나?

열심히 한 사람들을 칭찬하는 말에 토를 달자는 뜻이 아니다. 나는 국위, 국격 이러한 단어를 쉽게 사용하는 우리의 습관을 지지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집단주의적 사고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네팔이 이런 행사 못 치룬다고 우리가 네팔을 깔보고 사는가? 국위나 국격이라는 것은 대부분 우리 스스로의 생각일 뿐이다. 우리가 그런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나라, 남의 일에 별 관심이 없다. EXPO는 특히 그렇다. 스포츠와 달리 일반인들이 관심을 가질 일이 아니다. 산업 전시회다. 일반인이 관심을 가질 행사가 아니다. 나라간 대결로 사우디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이 유치전 관심 이상은 없다. 그리고 기업인들은 이미 이런 행사 없어도 돈이 되는 나라와 안되는 나라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

내가 예산 낭비를 면하게 되었다고 쓴 것은 실제 이런 행사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면 된다. 여수가 여수 EXPO로 무슨 한국의 비즈니스 허브로 도약했나? 그 행사 구실로 만든 여수 공항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여수 공항을 만들 때 인근에 광주 공항이 있는데 추가로 만드는 것이 비판이 있었고 여수 공항이 건립되면 광주 공항은 폐쇄하겠다는 계획하게 투자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광주 공항도 버젓이 그대로 적자 지방 공항만 하나 늘린 상태로 있다. 광주에서 반대가 있기 때문에 표를 잃는 일을 할 정치인이 없기 때문이다. 대전 EXPO도 했었다. 지금 대전에 가서 EXPO곻원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보시라. 찾는 사람 없는 낡은 흉물에 가까운 그런 공원이다. 동계 올림픽 시설들은 어떠한가? 강원도를 먹여 살리고 있나?

대규모 국제 행사를 유치하는 일이 무조건 나쁜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때마다 들먹이는 천문학적 경제 유발효과는 국민들을 속이는 사기적 개념이다. 많이 정부가 돈을 퍼부어서 경제 유발 효과가 크다면 케인지안 정책으로 모든 나라는 다 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국제 행사에 기댈 것이 없이 정부가 많은 행사나 프로젝트를 벌여서 투자하면 된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다. 한 곳에 투자하면 다른 곳은 그만큼 투자가 줄어든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정부가 임의로 선택한 곳에 투자가 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근본 이유가 된다. 하물며 국제 행사를 빌미로 하는 투자는 여수 공항의 사례에서 보듯 경제성을 따지지 않는 투자가 허다하다.

대부분의 국제 행사 유치는 정치인들의 내세울 치적과 지역의 이기주의가 결합된 것이지 국가적으로 경제적 투자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국제 행사 유치가 다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을 바꾸고 한국인을 바꾼 국제행사는 “88 서울 올림픽”이다. 이는 개도국에서 한국이 중진국에 진입했음을 알라는 계기였다. 그보다도 한국인들의 행동을 바꾸었다. 어디를 가도 줄서기를 할 줄 모르던 한국인들이 줄을 서서 버스를 타고, 줄을 서서 지하철을 타게 변화시켰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이런 효과는 거의 없다. 월드컴 유치로 축구가 세계 4강에 드는 기적으로 기분은 좋았지만 한국인과 한국을 업그레이드 한 것은 없고, 평창 동계 올림픽은 김여정의 방한으로 남북한 정치가 지배한 행사였을 뿐이다. 이미 선진국에 진입한 우리 국민이 국제 행사 하나로 바뀔 영역은 남아 있지 않다.

이미 언론들이 짚고 있어서 다시 지적할 일이라서 재론이 필요 없겠지만 내가 놀란 것은 완패에 가까운 결과다. 이 유치를 위해 직접 해외 순방을 열심히 하며 민간 유치위원회와 정부의 연결 고리를 하고 있는 전직 장관께서 얼마 전에 승률이 이제 반반은 되었다고 하는 말을 나는 직접 들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중동이 위험하게 인식되어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판단도 전해주었다. 그런데 완패다. 무모한 도전이었고 적어도 상황 판단 능력이 없는 프로젝트였다. 강서구 보궐 선거가 연상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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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am Koo

    0
    12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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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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