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권오연 디자이너

권오연 디자이너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다양한 디자인 스펙트럼을 가진 5년 차 그래픽 디자이너 권오연입니다.

현재 연구 및 교육 기반의 회사에서 기획 및 제안서를 만들고 있고, 그래픽(UI/3D/2D)디자인 제작 업무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개인 브랜드 케이크 메이크 제이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그래픽 디자이너로써 올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트렌드가 있으신가요?

최근에 Spatial UI가 엄청난 주목을 받고 있어요. 저는 2018년부터 VR/AR 디자인을 시작했는데, 그 때부터 Spatial UI를 몇 번 시도해봤어요. 하지만 상용화 문제로 깊게 다루지는 못했죠. 그런데 작년 말에 애플이 비전 프로를 출시하면서 Spatial UI가 상용화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더 관심이 더 커졌죠.

현재 재직 중인 회사에서 개발하는 제품이 있는데요. 이번 애플의 Spatial UI 디자인 가이드를 참고해서 기존의 UI를 업그레이드 하는데 시도해 보려고 합니다. 일반적인 UI(APP/Web)와는 달리 Spatial UI는 아직 규격화되지 않아서 도전적이고 다양한 디자인을 시도할 수 있을것 같아요.

 👉 Spatial UI : 사용자가 가상 혹은 증강 현실 환경에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사용자 인터페이스

Q. 주로 공기업을 상대로 업무를 하고 계신데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주로 사업팀과 소통하고 있는데, 그들은 연구를 주로 하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은 주제나 요구사항이 많은 편이에요. 그래서 저는 요구사항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의도에 맞게 디자인을 하는것에 가장 중점을 둡니다. 기획 의도를 최대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해당 분야와 기술에 대해 미리 조사하는 것이 중요해요. 때로는 의도를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을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한 가지 문제에 대한 질문을 여러 방향으로 준비하고 결과물에 대한 시안을 제작하여 시각화하여 소통하고 있습니다.

Q. 평소 디자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 노력하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입사 후에는 다양한 디자인 업무가 주어져서 Adobe Premiere Pro, Adobe After Effect, Figma를 독학했고, 3Ds Max(모델링-애니메이션) 과외를 수강했어요.

회사에서 역량을 키우기 시작하면서 개인 삶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디자인 프로그램을 배우면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고 회사 업무뿐만 아니라 개인 프로젝트와 외부 활동도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어요.

이후 공모전을 출품하고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는데요. 대전 마케팅 공사가 주최한 디자인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하게 되었고 그 결과 프롬의 포트폴리오 데이에서 멘토로도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프롬 7주년 행사에서 [경험 공유] 연사로 참여하게 되어 스피치 스터디에 참여하면서 저의 메시지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디자이너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포트폴리오 한 가지를 소개해 주세요.

개인 브랜드인 '케이크 메이크 제이크'를 오픈한 것이 저에게 큰 성장의 기회였어요. 처음으로 제가 원하는 디자인을 어떻게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판매할지 고민하게 되었죠. 특히 회사에서의 업무 분업과는 달리, 입점, 상품 제안, 기획, 홍보, 제품 제작, 납품 등 모든 과정을 혼자 처리하면서 디자인이 컴퓨터 작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많이 깨달았습니다.

Q. 혼자 모든 프로세스를 진행한 경험이 실무에서도 도움이 되셨나요?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 판매까지의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전체적인 프로세스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특히 마케팅 및 세일즈의 역할을 직접 해보면서 다른 관점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예전에는 광고물을 제작할 때 일반적인 레이아웃 법칙에서 벗어나는 너무 큰 글자나 눈에 띄는 원색을 기획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는데, 직접 판매를 하면서 예쁘게 보이는 것보다 눈에 띄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이 경험을 토대로 실무에서도 '디자인적으로 완성도가 있어 보이는가? 레이아웃이 잘 정돈되었는가?'보다는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가? 보여야 할 메시지가 제대로 드러났는가?'를 더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전에는 회사의 예산으로 제작을 하다 보니 비용 관리보다는 퀄리티를 더 많이 고려했는데, 사비로 제품을 제작하면서 불필요한 옵션은 배제하게 되었고, 한정된 예산으로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어떻게 줄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된것 같습니다.

Q. 올해 디자이너로써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저는 다양한 환경에서의 경험을 통해 더 다양한 시각을 가지고 싶고, 그 경험을 함께 나누며 성장하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요. 그래서 올해에는 프롬에서 포트폴리오 데이 멘토 활동도 계속해서 진행하면서 제 경험과 정보를 나누고 도움을 주는 활동을 더 해보고 싶습니다.

Q. 일상에서도 디자인 영감을 받으시는지 궁금해요.

일상 속의 모든 요소에서 영감을 받아요. 특히 일반적인 브랜드나 그래픽 디자인의 경우에는 **백화점에서 디스플레이되는 방식(오브제, 패키지, 조명 등)**에서 영감을 얻구요. 문제 해결을 해야 하는 요구사항에 대한 영감은 비슷한 원리를 가진 사물들에서 해결 방안의 키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특이한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미디어 월을 설치해야 하는 경우에는 백화점의 쇼윈도나 대형 스크린 설치를 보면서 영감을 받습니다.

Q. 일상에서 얻은 영감을 실무에 어떻게 적용하셨어요?

작년에 AR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요구사항들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바닥을 인식하는 지오메트리 기반의 AR을 구현해야 하는데, 4m 이상의 높이에서 바닥의 지면에 맞춰 AR을 띄워야 하거나, 투명 디스플레이를 120cm 높이의 난간에 설치하는 등의 요구사항이었어요. 그런데 그때 창문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난간의 유리 부분을 투명 디스플레이로 교체하는 것이었죠. 그 아이디어를 토대로 설치까지 완수할 수 있었습니다.

Q. 최근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중에서 함께 나누고 싶은 부분이 있으실까요?

가장 최근에 인상 깊게 읽었던 책은 "오디세이아"였어요. 주인공인 오디세우스가 10년이라는 세월 동안 성숙해지는 과정을 보면서 저의 과거, 현재, 미래가 그려졌습니다.

작품 초반의 미성숙한 오디세우스는 입사 초기의 미성숙했던 저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 조금은 낯이 뜨거워지기도 했고, 후반의 성숙해진 오디세우스가 상황과 주변 사람들을 살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아직은 현명하지 못한 저를 돌아보며 30대에는 더 성숙하고 다른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다짐을 했어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하루하루를 너무 바쁘게 살아가다 보니 제 삶을 반추하지도 못하고, 아무 생각 없이 앞으로만 나아갔는데, 오디세우스의 여정을 같이 겪듯 완독을 한 후에는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삶에 방향을 잃은 것 같다면 한 번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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