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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보이는 것 뒤에 숨은 것

2026.03.09 | 조회 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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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다른 방식으로 보기 - 존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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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것 뒤에 숨은 것

다른 방식으로 보기. 제목만 보고 자기계발서인 줄 알았다. 관점을 바꾸는 법 같은 거겠거니 하며 샀는데 유럽 유화와 누드화 이야기였다. 중간쯤 읽다가 덮었다. 그러다 최근에 책장을 정리하다 이 뭔가 있어 보이는 제목에 이끌려 다시 꺼내 들었다. 그리고 이번에는 끝까지 읽었다. 10년 만이다. 분명 같은 책인데 다른 책이었다.

이제 AI가 콘텐츠를 만든다. 누구나 볼 만한 것을 딸깍하면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이상하다. 만드는 건 쉬워졌는데 뭘 만들어야 할지는 더 모르겠다. 도구는 넘치는데 방향을 잡기 쉽지 않다.

존 버거(작가)는 말한다. 우리가 보는 방식은 순수하지 않다. 교육이, 관습이, 자본이 시선을 만든다. 우리는 스스로 본다고 믿지만 누군가가 보게 만든 대로 보고 있다. 10년 전에는 이게 미술 이야기로만 읽혔다. 지금은 다르다.

50년 전 이야기인데 지금이 더 심하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영상을 보고, AI가 정리한 뉴스를 읽고, 자동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영상을 소비한다. 내가 고른 것 같지만 알고리즘이 골라준 것이다. 존 버거가 말한 보게 만든 대로 보는 것이 기술로 완성된 셈이다. 그의 시대에는 미술관과 광고가 시선을 설계했다. 지금은 피드가 한다. 더 조용하고, 더 정밀하고, 더 자각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내용은 유럽 유화가 소유의 도구였다는 점이다. 풍경, 음식, 직물, 사람. 전부 가진 것을 과시하기 위해 그려졌다. 현재의 광고도 같은 구조다. 지금의 당신은 부족하다. 이걸 사면 나아진다. 그런데 지금은 광고만 이 말을 하지 않는다. 피드 자체가 한다. 남들의 결과물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도구가 같아졌으니 비교는 더 빨라졌다. 예전에는 전문가와 비교당했다. 지금은 옆자리 동료와 비교당한다.

보는 쪽이 권력을 가진다. 버거는 이걸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의 관계로 말했다. 지금은 보는 자와 만드는 자의 관계로 읽어야 한다. 만드는 건 AI가 대신한다. 그러면 사람에게 남는 건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것이다. 무엇을 만들지는 무엇을 보느냐에서 나온다. 같은 세상을 보고도 어떤 사람은 문제를 발견하고 어떤 사람은 그냥 지나친다. 이 차이가 예전보다 훨씬 커졌다.

만드는 능력은 점점 평준화될 것이다. 보는 능력은 그렇지 않다. 10년 전에는 이 책이 안 읽혔다. 지금은 읽힌다. 그것도 보는 것이 달라졌다는 뜻일 것이다. 50년 전 버거가 던진 질문이 지금 가장 실용적인 질문이 됐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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