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말
안녕하세요, GM JAZZ의 에디터 Dj.Girin입니다.
퓨전재즈를 어렵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비밥(Bebop)이 태동한 뒤로 재즈가 너무 어려워졌기에 하드밥(Hard-Bop) 등 리듬적인 부분으로 대중성을 추구하는 움직임, 멜로디를 줄이고 화성적인 컬러를 들려주기위해 집중했던 쿨재즈(Cool-Jazz) 이후 대중성을 많이 일어버린 재즈는 다시 새로운 흐름인 락(Rock)과 접목이 되면서 퓨전재즈가 탄생했습니다.
재즈의 어떤 요소와 다른 장르의 어떤 요소가 결합되었는지를 알아가며 들으면 더욱 즐거운 퓨전재즈 감상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IN A SILENT WAY(1969)'는 퓨전재즈의 진정한 시작점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재즈의 틀을 벗어나 전자 악기와 록 요소를 재즈에 결합시켰습니다. 이제부터 매 호마다 하나씩 핵심 퓨전재즈 앨범을 소개하며 이 매력적인 장르의 세계로 함께 들어 가보겠습니다.
뒷 내용 부터는 평서문 형태로 각 앨범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MILES DAVIS - IN A SILENT WAY (1969)
마일스 데이비스의 'IN A SILENT WAY'는 일렉트릭 영역, 섬세함, 록 모티프를 탐구한 작품이다. 여자친구 베티 메이브리와 드러머 토니 윌리엄스 영향으로 지미 헨드릭스, 슬라이 스톤, 제임스 브라운 같은 당대 인기 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웨인 쇼터, 토니 윌리엄스, 허비 행콕의 2기 퀸텟에 데이브 홀랜드, 칙 코리아, 조 자위눌, 존 맥러플린을 더해 새로운 사운드 스타일을 구축했다.
녹음과 편집 방식이 독특했다. 마일스와 프로듀서 테오 마세로는 밴드의 자유로운 즉흥 연주를 녹음한 후 테이프 편집을 통해 재구성했다. 비틀즈의 'Sgt. Pepper'에서 영감받은 이 방식은 이후 모든 재즈-록 퓨전에 영향을 미쳤다. 'Shhh/Peaceful'과 'In A Silent Way/It's About That Time' 두 트랙은 여러 버전의 실험 끝에 탄생한 결과물로, 원래 녹음본과 최종 앨범 버전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게 됐다.
감상할 때는 일렉트릭 키보드와 기타가 만드는 몽환적인 질감, 고요함 속 긴장감, 음악의 형식적 자유로움에 주목하면 좋다. 표면적 정적 속 끊임없이 움직이는 에너지, 전통적 스윙을 버리고 미니멀한 펄스를 유지하는 리듬섹션, 모드 중심으로 자유롭게 전개되는 솔로들이 재즈와 록의 경계를 넘나든다. 'IN A SILENT WAY'는 마일스가 일렉트릭 사운드로 전환하는 첫 시도이자, 이후 'Bitches Brew'로 이어지는 실험적 퓨전재즈의 토대가 됐다.
MILES DAVIS - BITCHES BREW (1970)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는 야심찬 앨범이다. 'A Silent Way'의 연주자들(맥러플린, 쇼터, 코리아)과 함께 더블 트래킹(이미 녹음 된 것 위에 또 녹음 한 것) 같은 후반 작업 기법을 활용했다. 도전적인 걸작이다.
'Bitches Brew'는 마일스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앨범 중 하나로, 재즈 퓨전의 기초를 세웠다. 'A Silent Way' 발매 9개월 후 등장해 록과 재즈의 경계를 허물었다. 타이틀 트랙은 26분, 'Pharaoh's Dance'는 20분 길이다. 테오 마세로와 함께 편집 작업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했다. 에코 처리한 트럼펫, 일렉트릭 키보드와 기타, 새 타악기 소리, 록 리듬, 코드 체인지 제거, 리프와 뱀프로 구성된 트랙으로 구성됐다. 베티 데이비스 영향으로 지미 헨드릭스, 슬라이 스톤, 제임스 브라운 음악에 관심을 두게 됐다.
커버 아트와 긴 일렉트릭 잼은 당시 시대를 반영하면서도, 재즈 전통과의 연결은 시대를 넘어선다. 잼 세션 같지만 편집은 기술의 산물임을 보여준다. 마일스가 과거 스타일과 거리를 두었지만, 이후 더 추상적 음악과도 다르다. 복잡하지만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Bitches Brew'는 충격적인 한 장면 같다. 60년대 초부터 70년대 초까지 마일스 음악 변화는 놀랍다.
FRANK ZAPPA - HOT RATS (1969)
프랭크 자파는 자신만의 재즈 퓨전 아이디어를 만들고 이를 뒤집었다. 사운드보다 강약조절에 집중했다. 1969년 10월 발매된 'HOT RATS'는 자파의 두 번째 솔로 앨범이자 마더스 오브 인벤션 해체 후 첫 작품이다. 6곡 중 5곡이 기악곡이며, 'Willie the Pimp'만 캡틴 비프하트의 보컬이 있다. 본인은 "귀를 위한 영화"라고 앨범을 표현했다.
재즈 영향을 받은 작곡과 긴 솔로가 특징이다. 멀티 연주자 이안 언더우드와 기타리스트 로웰 조지가 참여했고, 15세 베이시스트 슈기 오티스, 전기 바이올리니스트 돈 슈거케인 해리스, 장뤼 퐁티 등이 협연했다.
당시 최신 녹음 기술인 16트랙 레코더로 녹음된 첫 자파 앨범이다. 기존 4~8트랙보다 많은 16개 개별 트랙에 각 악기를 따로 녹음할 수 있어 소수 연주자로도 풍부한 음향을 만들 수 있었다. 스튜디오 연주를 싫어했던 자파에게 유용한 기술이었다. 빌보드 200 안에 들며 상업적으로도 성공했다.
JOE ZAWINUL - ZAWINUL (1971)
오스트리아 출신 재즈 연주자 조 자위눌의 음악은 다양한 요소가 섞여 있다. 프로그레시브 록, 퓨전, 펑크가 한데 어우러진다. 사실상 웨더 리포트의 첫 앨범이라 볼 수 있다. 마일스 데이비스의 'In a Silent Way'와도 연결점이 많은데, 실제로 In a Silent Way'를 ZAWINUL 앨범에 수록했고 마일스도 이 앨범을 칭찬했다.
조 자위눌과 허비 행콕이라는 두 키보드 연주자가 앨범의 풍성한 소리를 만들었다. 에코와 여러 음향 효과로 우주 같은 분위기를 냈다. 색소폰 연주자 얼 터빈턴과 웨인 쇼터도 참여해 재즈록의 매력을 더했다.
'Double Image'와 'Doctor Honoris Causa'는 유명해진 곡들이지만, 'His Last Journey'와 'Arrival in New York' 같은 분위기 좋은 곡들도 들어볼 만하다. 테이프 속도를 조절하는 기술로 몽환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JEAN-LUC PONTY - COSMIC MESSENGER (1978)
'COSMIC MESSENGER'는 일렉트릭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프랑스 출신 장-뤼 퐁티의 대표작이다. 바이올린에 아날로그 딜레이 효과를 넣고 ARP(아르페지터 - 자동 연주 기능) 신디사이저를 활용해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었다. 유럽 감성의 재즈록이지만 누구나 들을 수 있는 접근성도 갖췄다.
'Egocentric Molecules'는 기타, 베이스, 바이올린 솔로가 번갈아 등장하는 빠른 템포의 곡이다. 베이시스트 랄프 암스트롱의 연주가 특히 돋보인다. 'The Art of Happiness'에서는 펑크 요소를 더했고, 여러 곡에서 복잡한 리듬도 시도했다.
'Enigmatic Ocean'의 후속작으로 평가 되고 있으며, 이전 앨범들의 모음곡 형식은 없지만 뛰어난 연주자들과 함께 만든 완성도 높은 작품이다. 느린 곡들은 몽환적인 분위기로 사로잡고, 빠른 곡들은 에너지가 넘친다. 퐁티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일관된 스타일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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