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의 말
안녕하세요, DJ.Girin입니다.
Laufey를 처음 알게 된 건 'I wish you' 곡을 첼로와 함께 노래하는 영상을 본 순간이었어요. 클래식과 재즈가 만나는 그 자연스러운 조화가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근 우연히 Laufey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는데, 팬데믹 시대 TikTok을 통해 젊은 팬들과 만나게 된 이야기가 특히 흥미로워서 여러분께도 꼭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음악가로서의 성장 과정부터 Grammy 수상까지, 특별한 이야기들을 함께 만나보시죠!
음악의 핵심은 긴장과 해소
Laufey는 자신의 모든 곡에 거의 '잘못된' 것처럼 들리지만 한 음을 바꾸면 해결되는 코드가 있다고 설명한다. 해결되는 느낌을 "신선한 공기를 마시는 것 같고 세상에서 가장 좋은 느낌"이자 "카타르시스 같고 편안해지는" 경험에 비유하며, 사랑 또한 "긴장과 해소"처럼 느껴진다고 이야기한다.
긴장과 해소는 자신의 음악뿐만 아니라 고전 피아노곡이나 거슈윈 곡 등 자신이 좋아하는 모든 음악의 공통분모라고 생각한다. "리듬과 긴장-이완"이 음악의 핵심이라며, 특히 재즈의 독특한 화성 진행에서 그런 요소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Laufey에게 음악과 사랑은 동일한 감정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불안정한 상태에서 안정으로, 긴장에서 해소로 이어지는 과정이야말로 추구하는 예술의 본질인 것이다.
4세부터 시작된 클래식 교육
Laufey는 4세부터 첼로와 피아노를 배우며 엄격한 클래식 음악 교육을 받았고, 음악은 어릴 적 "일상적인 루틴"의 일부였다. 어머니는 바이올리니스트였으며, 할아버지는 베이징 중앙 음악원 현악부장이자 바이올리니스트, 할머니는 피아노 교수였다. 매년 여름 중국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음악을 연습하고 레슨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한다.
어릴 땐 음악이 숙제 같았지만, 또래 음악 친구들과의 교류와 챔버 음악 경험을 통해 점차 클래식 음악만의 매력을 자발적으로 사랑하게 되었다.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가 엘라 피츠제럴드와 재즈, 브라질 음악을 즐겨 들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재즈에도 노출되었다.
3대에 걸친 음악 가족의 유산은 Laufey에게 단순한 기술 전수를 넘어선 깊은 문화적 뿌리를 제공했다. 중국에서의 여름날들은 음악이 단순한 직업이 아닌 가족의 언어이자 사랑의 표현임을 깨닫게 해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슬란드 혼혈 소녀의 정체성 찾기
목소리가 또래에 비해 낮고 성숙해 늘 돋보였고, 어린 나이에 혼란과 이질감을 느끼게 했다. 아이슬란드에서 혼혈로 자라며 외로움과 소외감,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지냈던 어린 시절을 경험했다. 성장 시절 자신은 특별하다고 느끼며 친구들 사이에서 소외감을 경험했고, 특히 중국계라는 점이 다른 모습으로 인식되어 정체성에 혼란을 겪었다.
아이슬란드에서의 한계로 인해 아시아 문화와 연결되지 못했으나, 미국으로 이주한 후 자신과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교류하며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감정이 성장 후 "13살의 나에게 보내는 편지" 등 음악으로 표현되었으며, 어린 시절 경험이 지금의 정체성과 음악 세계 형성에 중요한 밑바탕이 되었다.
소외감과 정체성의 혼란은 Laufey에게 고통이었지만, 동시에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결국 자신만의 특별함을 발견하는 여정의 시작점이었던 것이다.
엄격한 클래식에서 자유로운 창작으로
'규칙'이 자신의 삶의 전부였다고 말할 정도로 엄격한 클래식 음악 세계에서 성장했다. 버클리 음대를 "사이키델릭한 타이 다이 셔츠 같은 음악 학교"로 묘사하며, 처음에는 길을 잃은 듯했다고 회상한다. 하지만 버클리가 음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틀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주어 아티스트로서의 성장에 필수적이었다고 강조한다.
보컬리스트가 아닌 첼리스트로 버클리에 입학했으며, 그곳에서 현대 첼로 기법을 배워 다양한 장르에서 악기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에서 버클리 음악대학에 진학하면서 엄격한 클래식 음악 세계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음악적 표현을 배우게 되었다.
클래식 음악의 엄격함에서 벗어난 버클리에서의 경험은 Laufey에게 음악이 규칙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수단임을 깨닫게 해주었다. 첼리스트로 입학했지만 보컬리스트로 성장한 것처럼, 예상치 못한 변화와 실험이야말로 음악의 가장 큰 매력이 되었다.
사랑 경험 없이 쓴 'Valentine'이 세상을 사로잡은 순간
팬데믹 기간 동안 개인 소셜 미디어 계정에 노래와 첼로 연주 영상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영감을 유지하고 연습하며 작곡을 게을리하지 않기 위한" 개인적인 목표 때문이었다. 'It Could Happen to You' 첼로 커버 영상이 인스타그램에서 입소문을 타 일주일 만에 1만 명의 팔로워를 얻게 되었다.
'Valentine'의 한 구절을 농담처럼 쓰기 시작했고, 곡이 TikTok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바이럴 순간이 되었다. 당시 발렌타인을 겪어본 적도, 진정으로 사랑에 빠진 적도 없었지만 가상의 사랑을 주제로 곡을 썼다고 밝힌다. 'Valentine'이 원래 농담으로 쓴 곡이었으며, 크리스마스에 쓴 일종의 유머러스한 가사와 재즈 스탠더드 같은 분위기를 갖춘 곡이라고 설명했다.
사랑을 경험해보지 못한 채로 쓴 러브송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음악의 신비로운 힘을 보여준다. Laufey의 진솔한 상상력과 음악적 재능이 만나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감정을 창조해낸 것이다.
Grammy 수상의 의미
Grammy에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이미 큰 성과라고 생각했으며, 수상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수상을 계기로 온라인에서 시작한 음악 활동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인지 깨달았으며, 지금의 성공은 기획한 작은 꿈의 실현이라고 했다. 초창기 목표가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의 즐거움과 사랑을 많은 이들과 나누는 것이었으며, 현대적 성공의 예시가 거의 없어 처음부터 크게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힌다.
더 큰 무대였던 전통적인 오케스트라와 비교해, 자신의 음악이 어린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성취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보이며, 팬데믹 시대 집에서 시작한 작은 활동이 큰 결실을 맺게 된 것에 감사함을 표현했다.
Grammy 수상은 Laufey에게 단순한 영예를 넘어선 의미를 가진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음악 활동이 전통적인 음악계의 최고 영예로 인정받은 것은 새로운 시대 음악가들에게 희망과 가능성을 제시하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오래된' 것이 아닌 '타임리스'를 추구하는 철학
자신의 음악이 "오래된" 것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Timeless)" 것처럼 들리기를 원한다고 말한다. '오래된' 것은 과거에 갇힌 느낌을 주지만, '시대를 초월한' 것은 과거부터 미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생각이다. 현대 여성으로서 현재의 삶을 사랑하며 과거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되, "옛날 것을 복제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한다.
작곡 스타일은 콜 포터나 조지 거슈윈과 같은 옛 거장들에게서 영감을 받지만, 가사는 일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현대적인 어휘를 사용함으로써 진정성을 유지한다. 전통적인 오래된 음악과 현대 이야기를 조합하지만, 구시대적 재해석을 피하고 영감을 받는 것에 주력한다고 말하며, 과거 음악의 클리셰를 피하며 일상적 언어와 감성을 통해 음악의 진정성을 유지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Laufey의 음악 철학은 단순한 복고가 아닌 진정한 계승이다. 시대를 초월한다는 것은 어느 시대에 들어도 자연스럽고 진실하게 느껴지는 음악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추구하는 예술의 본질이다.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은 음악의 메시지
자신의 음악이 하나의 장르로 규정되기 어렵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이 "젊은 사람들이 재즈를 들을 수 있는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힌다.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좋아하는 과거와 현재의 재즈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며, 많은 사람들이 음악이나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쳇 베이커나 마일스 데이비스를 듣기 시작했다는 피드백을 받는다.
클래식 음악이 특정 집단을 소외시키는 경향이 있음을 인지하고, 젠지 세대에게 음악이 "그들 자신의 것이며 이해할 필요 없이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주고 싶다고 말한다. 자신의 콘서트에 오는 젊은 관객들이 심포니 홀에 처음 와서 베토벤 교향곡 같은 새로운 음악을 발견할 수도 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Laufey는 단순히 재즈를 젊은 세대에 전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자체의 즐거움을 나누고 싶어한다. 모든 세대가 자연스럽게 음악을 즐기고 공감할 수 있는 세상, 그것이 바로 꿈꾸는 음악적 이상향이다.
20분 만에 탄생한 'From the Start'의 매력
"From the Start"를 20분 만에 농담처럼 쓴 Bossa Nova 스타일의 곡이며, 타인과의 사랑에 대한 슬픈 마음을 유쾌하게 표현한다고 설명한다. 곡을 1960~70년대 스타일의 레코딩 방식을 참고하여, 모든 악기를 실제 연주자로 녹음하는 방식으로 제작해 감정을 더 진솔하게 전달한다고 말한다.
음악의 시대성을 넘어선 "타임리스"한 사운드를 지향하며, 오히려 과거를 현대와 연결하는 방식을 추구한다고 밝힌다. 자신만의 음악적 스타일이 재현이 아닌 영감의 원천임을 강조하며, 고전적 요소를 현재적 감성에 맞게 활용한다고 한다. 다양한 스타일을 넘나들며, 하나로 묶는 공통된 감정적 요소는 긴장과 해소라고 말하며 보사노바에서도 요소를 추구했다.
때로는 가장 자연스럽고 즉흥적인 순간에 가장 완벽한 작품이 탄생한다. 20분 만에 쓰인 'From the Start'는 계산되지 않은 순수함이야말로 음악의 가장 큰 힘임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다.
리버브 없는 목소리로 만드는 매력
자신의 음악에서 리버브 사용을 꺼리는 이유를, 자신의 목소리 특유의 직접적이고 친밀한 사운드를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Second Goddess" 곡에서만 리버브를 사용했으며, 공간감을 의도한 것이라고 부연한다. 리버브 없는 맑고 담백한 목소리를 통해, 노래의 직접성과 진실성을 표현한다고 믿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건조한 사운드와 톤을 유지하며, 사람들이 헤드폰으로 들었을 때 공간에 함께 있는 느낌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재즈 노래처럼 큰 홀에서 울리는 느낌을 원할 땐 리버브를 사용하는 것도 고려한다고 덧붙였다.
리버브 없는 사운드는 Laufey만의 독특한 선택이다. 화려한 효과보다는 날것 그대로의 목소리로 청자와 직접 소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기술적 선택을 넘어선 자신만의 음악적 철학이자 청중과의 특별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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